September 21,2019

암기왕이 되려면 많이 잊어라

기억 그대로 다 남겨지면 기억혼란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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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지니에게 암기왕이 되고 싶다고 말하면 지니는 우리에게 지워지지 않는 기억대신 다른 것을 줄지도 모른다. ⓒScienceTimes


일상생활에서 아는 사람의 이름이 갑자기 생각나지 않거나, 열쇠나 핸드폰을 어디다 두었는지 기억나지 않아 당황했던 경험은 한번씩은 있을 것이다. 때로는 TV에 ‘공부의 신’들이 나와 그들만의 터득한 특별한 ‘암기법’ 같은 것을 말할 때면 머리 좋은 사람은 역시 다르다며 감탄한 적도 있을 것이다.

어느 날 램프의 요정 지니가 내 앞에 나타나 카메라처럼 지워지지 않는 기억력을 선물한다면 귀찮은 건망증과도 안녕하고 암기왕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사실 지니에게 암기왕이 되고 싶다고 말하면 지니는 우리에게 지워지지 않는 기억대신 다른 것을 줄지도 모른다. 암기왕의 비밀은 바로 망각이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정보는 가능한 잊어버려야

최근 시카고에 있는 일리노이 대학의 스톰 교수는 ‘어떤 조건하에서 망각은 기억이 작동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스톰 교수는 “기억과 연상(聯想, association)은 빠른 속도로 축적되기 때문에 이것들이 그대로 지워지지 않고 남겨진다면 우리의 생활은 이전 기억들로 들끓을 수도 있다. 이전 기억들이 기억의 나머지 저장고까지 지배하여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거나 검색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스톰 교수는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앞에서와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는 원하는 정보를 기억에서 불러오기 위해서 불필요한 기억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심리학자들은 이 경쟁의 해답을 얻기 위해 “우리의 마음이 원하는 기억을 위해 어떻게 정보를 선택하는가”에 대한 방법을 찾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잊기 잘 하면 문제해결력 높아져

그중에서도 스톰 교수는 두드러진 실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 실험에서 실험 참가자들은 서로 관련이 있는 어떤 종류의 단어목록을 받았다. 예를 들어, 새에 관한 목록을 받은 사람들은 실험의 다음 단계에서 그 새들의 절반을 기억하라는 임무를 받았다.

실험 결과 쓸데없는 정보를 잊어버리는 데 뛰어난 사람들은 다른 정보들 때문에 방해받는 상황에서도 문제해결력과 어떤 것을 기억하는 능력에 탁월했다. 스톰 교수는 “이것이야말로 망각이 문제해결력과 기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스톰 교수는 “우리는 기억을 업데이트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우리는 현재 우리와 관련된 것들을 생각하고 기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억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먼저 잊기를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 암기왕의 비결은 망각에 있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심리과학협회(APS)가 발행하는 학술지 ‘심리 과학의 최신 방향(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에 게재되었으며 과학뉴스사이트 사이언스데일리가 18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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