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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준래 객원기자
2011-08-10

과학적 산림관리로 산사태 예방한다 천재지변에 대비한 방재림 확산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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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부지역에 쏟아진 물폭탄으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서울의 우면산 산사태로 16명이 희생되었고 경기도 포천에 있는 펜션이 산사태로 무너지며 70대 부부 등 3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이들 산사태의 공통점으로 잣나무가 주목을 받고 있다. 포천의 경우 흙모래와 뒤섞여 내려온 아름드리 잣나무들이 펜션을 덮쳐 안에 있던 투숙객들이 건물 잔해에 깔려 숨졌다. 전원주택 8채가 매몰되고 2명이 숨진 우면산 인근의 산사태 현장에도 잣나무가 무더기로 쓰러져 있었다..

공교롭게도 사고가 난 서울 서초구 우면산 지역에는 상당한 수의 잣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포천 펜션 뒤편의 남청산 자락도 1970년대 녹화사업 때 심은 잣나무가 전체 나무의 9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재지변을 대비한 방재림의 확산 필요

▲ 방재림은 재해예방을 목적으로 조성한 숲을 말한다 ⓒ산림청
수해나 지진 등의 천재지변 앞에서 인간은 나약하기 그지없지만 지혜를 모으면 그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데 그 지혜의 하나로 전문가들은 '방재림'을 제시한다. 방재림(防災林)이란 재해 예방을 목적으로 해안이나 강변, 주택가 인근의 야산 등에 특정 나무를 선택하여 어느 정도 폭을 가지고 띠 형태로 조성한 숲을 말한다.

다양하지만 나름대로 특정의 목적을 가진 나무들이 일정하게 군락을 이루게 되는 방재림은 수해 발생시 뿌리는 서로 간의 결집력으로 땅을 안정시켜 산사태를 방지하고 줄기와 가지는 거센 물살의 속도를 완화하며 잎은 바람을 붙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 

천재지변의 하나인 쓰나미를 무력화시키는 해안 방재림의 원리도 매우 간단하다. 수십 미터에 달하는 쓰나미가 방재림을 통과할 때 1차적으로 거센 충격을 막아주면서 2차적으로 들어온 바닷물이 다시 바다를 향해 일시적으로 빨려 나가는 힘을 약화시켜 피해를 줄여주는 것이다.

산림청에서는 오래 전부터 재해예방 사업의 하나로 토사 유실이 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방재림 조성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러한 방재림 조성은 신라시대부터 내려오는 방법으로 홍수, 거센 파도와 바람 등으로 말미암은 피해를 예방하여 안전한 생활을 하기 위한 우리 조상의 지혜가 담긴 방법이다.

같은 종류가 아닌 수종간 균형 필요해

방재림의 기능을 고려해 나무의 특징을 살펴본다면 잣나무의 경우 소나무와 참나무 등 다른 나무에 비해 뿌리의 깊이가 상대적으로 얕다. 이 때문에 산사태에 취약한 잣나무가 많아 피해가 더 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 잣나무는 소나무보다 뿌리의 힘이 약하다
잣나무는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로 뿌리가 깊은 수종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소나무와 비교했을 때 집중호우에 버티는 힘이 크게 떨어진다. 소나무의 경우 줄기 부분에는 군살이 적고 밑둥과 뿌리가 튼튼한 반면에 잣나무는 우람하고 튼튼한 줄기 부분에 비해 하체인 밑둥과 뿌리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땅 위에 있는 나무 몸통(Top)의 무게를 뿌리(Root) 부분의 무게로 나눈 값을 TR 비율이라 하는데 잣나무가 소나무보다 30∼50% 높다. 이 말은 전체 나무에서 뿌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소나무가 잣나무보다 1.3배에서 1.5배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잣나무는 줄기를 지탱하는 뿌리의 힘이 소나무에 비해 약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소나무 아래에는 다양한 관목과 잡풀이 많이 자라지만 잣나무는 잎이 햇빛을 가리는 경우가 많아 나무 밑에 다른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한다. 때문에 소나무의 경우 비가 오면 나무 밑에 있는 잡목이 빗물의 속도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데 잣나무는 밑에 잡목이 적어 물에 쉽게 휩쓸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 산림 전문가들은 뿌리가 깊이 내려가는 소나무나 참나무만 심는다고 반드시 산사태 예방 효과가 커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소나무와 잣나무 등 뿌리를 깊게 박는 나무들은 일명 ‘말뚝 효과’가 있는 반면 뿌리가 얕은 잣나무 등의 경우 사방으로 넓게 퍼지는 ‘그물망 효과’가 있기 때문에 여러 종의 나무를 적절히 섞어 심어야 토양을 밑에서 붙잡고 옆에서 지탱해주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후손들의 안전을 위해 준비해야 할 방재림

하지만, 현재 이들 방재림은 자연재해를 근본적으로 막아주기보다는 국립공원 구역 내에서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거나, 병해충과 개발의 명목 아래 본연의 재해예방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생겨나고 있다.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과거에는 산림녹화를 위해 나무를 심기만 했는데 이제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수종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보고에서는 과거와 다른 방재림 사업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는데 과거에는 녹화사업을 하면서 경제적인 효과로 인해 유실수인 잣나무를 심었지만 요즘은 잣을 따는 사람이 많지 않아 거의 쓸모없는 나무가 돼버린 점 등이 논의되었다.

▲ 과거의 산림녹화와는 다른 과학적 산림관리가 필요하다 ⓒ산림청

이번 수해를 계기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재림 사업은 한시도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로 앞으로는 더욱 강력한 수해나 해일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효과적인 방재림 사업을 위해 정부는 물론 전문가 집단들이 국민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앞으로는 안정적인 방재림 조성을 통해 폭우나 해일의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다는 반가운 뉴스가 전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김준래 객원기자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1-08-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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