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0,2019

일반 세포에서 줄기세포를 만든다?

김빛내리 교수, 마이크로RNA 생성 조절 新단백질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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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김빛내리 교수팀이 암 발생 억제와 줄기세포 분화에 중요한 마이크로RNA의 생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단백질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는 김 교수팀이 지난해 let-7 마이크로RNA의 양이 줄기세포와 암세포에서 어떻게 조절되는지에 대한 연구결과를 Cell 자매지인 Molecular Cell(32권 2호)에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일반 세포에서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이 조절을 담당하는 단백질인 TUT4를 발견했고, 이 TUT4가 마이크로RNA와 어떻게 결합하고, 어떤 방식으로 마이크로RNA를 조절하는지를 분석해 let-7의 조절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확립했다. 또한 TUT4 단백질이 줄기세포의 기능에 필수적인 요소임을 증명해, 그 생물학적 중요성을 규명했다.

김빛내리 교수의 주도 하에 허인하 박사과정생, 주철민 박사, 김영국 박사과정생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교과부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박찬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 창의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마이크로RNA (microRNA 혹은 miRNA)

마이크로RNA는 21~23 뉴클레오티드 정도의 작은 단일가닥 RNA이다. DNA에서 RNA로 전사된 이후 단백질로 번역되지 않아서 RNA 상태로 세포에 존재한다. 전사 후 여러 단계의 프로세싱 과정을 거쳐서 완성되며 상보적인 메신저RNA (mRNA)에 결합하여 메신저RNA의 발현을 억제한다. 여러 종류의 마이크로RNA는 세포 내에서 다양한 메신저RNA들의 발현을 조절함으로써 세포 분화, 성장, 증식 등 대부분의 생명 현상에 관여한다. 

let-7 마이크로 RNA

초창기에 발견된 마이크로RNA 중 하나로 예쁜꼬마선충에서부터 인간까지 굉장히 높게 보존되어 있다. 줄기세포의 분화에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또 최근에 let-7 마이크로RNA가 여러 암 형성 유전자들의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암의 형성을 막는다는 보고가 있었다.

TUT4 단백질

RNA에 결합하는 구조와 RNA의 말단에 뉴클레오티드를 붙일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단백질이다. 아직 그 기능이 거의 연구되어 있지 않다.

Lin28 단백질

세포 분화에 중요하다고 알려진 단백질로 RNA와 결합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 분자적 기능이 잘 밝혀져 있지는 않았지만 작년에 let-7 마이크로RNA의 생성을 저해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또 일반 세포를 줄기세포로 만드는 역분화 줄기세포를 유도할 수 있다고 보고되어 있다.

일반 세포에서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는 이론적 토대 마련

마이크로RNA는 세포 내에서 다양한 유전자를 조절함으로써 세포의 분화, 성장 및 사멸 등 모든 생명 현상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마이크로RNA 생성과정을 정교하게 제어하는 것은 세포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며, 이 과정에 문제가 생겨 마이크로RNA의 양이 변화한다면, 암과 같은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그동안 마이크로RNA가 세포 내에서 어떻게 생성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됐지만, 마이크로RNA의 양이 어떤 식으로 조절되고, 마이크로RNA가 어떻게 제거되는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김빛내리 교수팀은 지난해 줄기세포와 간암세포를 이용해 세포 분화와 암 억제에 중요한 let-7 마이크로RNA의 생성과정이 새로운 메커니즘을 통해 조절되고, 이 과정에서 줄기세포 기능에 중요한 Lin28이라는 단백질이 let-7이 생성되기 바로 전 단계의 물질(전구체, pre-마이크로RNA)에 결합해 조절에 관여한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

이번 연구에서 김 교수팀은 TUT4라는 단백질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는데, 이 단백질이 Lin28단백질과 결합한 let-7의 전구체를 인지해, 그 전구체 말단에 뉴클레오티드를 붙여서 긴 꼬리를 달아줌으로써 전구체의 원래 모양을 변형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전구체에 이러한 변형이 일어나면 마이크로RNA 생성이 중단되고, 전구체가 분해돼 세포 내의 let-7 마이크로RNA의 양이 현저하게 감소된다. 이렇게 마이크로RNA의 전구체를 변형해 생성과정을 조절하고, 분해를 유도하는 메커니즘은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롭게 밝혀진 새로운 조절 메커니즘이다.

각종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 Lin28과 TUT4 단백질 이용

또한 김 교수팀은 마이크로RNA 전구체에 먼저 결합해 TUT4 단백질이 작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Lin28 단백질이 어떻게 마이크로RNA 전구체를 인지하는지에 대해 생화학적 방법으로 규명했다.

이를 통해 let-7 마이크로RNA 이외에 Lin28 단백질과 TUT4 단백질에 의해 조절 받는 다른 마이크로RNA 전구체들을 찾아냈다. 이는 이 작용 메커니즘이 let-7 마이크로RNA에 특이한 현상이 아니라, 마이크로RNA의 생성 과정을 보편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연구팀은 Lin28 단백질과 TUT4 단백질이 줄기세포 분화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let-7 마이크로RNA를 조절함으로써 줄기세포를 유지한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위의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줄기세포를 이용한 각종 연구나 치료제 개발에 Lin28과 TUT4 단백질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빛내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배아 수정란을 통해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것이 아닌, 일반 세포에서 줄기세포를 만드는 역분화 줄기세포의 배양과 이용을 효율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것이다. 또한 let-7 마이크로RNA를 저해하는 Lin28과 TUT4단백질을 직접 조작하거나 그들의 기능을 막는 물질들을 발굴해 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사진설명: 핵에서 마이크로RNA 유전자가 전사되어 생기는 전사체를 마이크로RNA 초기전사체 (pri-마이크로RNA)라고 부른다. 마이크로RNA 초기전사체는 특징적인 헤어핀 구조를 가지고 있고 이를 드로셔 효소가 인지하여 헤어핀 구조를 절단한다. 이렇게 잘린 헤어핀 구조를 마이크로RNA 전구체 (pre-마이크로RNA)라고 부르고, 드로셔에 의해 잘려진 마이크로RNA 전구체는 세포질로 이동하여 다이서 효소에 의해 한 번 더 잘려지고 작은 이중가닥 RNA가 된다. 이 중 한 가닥(마이크로RNA)이 RNA유도침묵복합체와 결합하여 상보적인 메신저RNA의 발현을 억제하게 된다.

그런데 세포질에서 특정 마이크로RNA 전구체가 Lin28 단백질과 결합하게 되면, 이를 TUT4 단백질이 인지하여 붙어서 마이크로RNA 전구체 말단에 뉴클레오티드 꼬리를 붙여서 전구체를 변형시킨다. 변형된 마이크로RNA 전구체는 마이크로RNA로 만들어지지 못하고 분해된다. 따라서 세포 내에 이 마이크로RNA의 양이 감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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