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5,2019

과학에 상상력이 가미된 ‘SF교양서’

2019 우수과학도서 / 파토 원종우의 태양계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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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의 설득력이라면, 외계인은 존재해줘야만 하는 거다’

책을 읽기에 앞서 더욱 궁금증을 일으키는 추천사가 이 책을 한 줄로 대변한다. 조작되지 않은 실제 사진과 이론, 그리고 그것들의 논리적 조합을 사용해 가상의 태양계 역사를 꾸며내는 모습에는 나도 모르게 ‘설마 이게…’라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파토 원종우의 태양계 연대기  ⓒ동아시아

파토 원종우의 태양계 연대기 ⓒ동아시아

현대의 건축기술로도 불가능한 기자의 대피라미드는 어떻게 건설됐을까? UFO 현상의 진실은 무엇일까? 고대 암벽화에 나타난 우주인 혹은 외계인 모양의 그림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

이런 궁금증이 ‘파토 원종우의 태양계 연대기’의 출발이다. 고고학 유물, 고대사 관련 도서, 고대 문학작품, 성서와 현대 천문학 연구 성과까지 섭렵한 저자 원종우(필명 ‘파토’)는 가설을 세웠다. BC 1만 500년 이전의 초고대에 지금 인류의 문명보다 훨씬 발전한 초고도 문명이 있었다는 것. 문명만이 아니라 태양계의 지구, 화성, 그리고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행성(‘행성 Z’라고 명명) 등이 거대한 우주 제국을 이루고 있었다는 것이다.

화성과 목성사이에는 정말 행성이 존재했던 것일까?

화성과 목성 사이에는 정말 행성이 존재했던 것일까? ⓒ 게티이미지

과거를 역추적하여 태양계 제국의 존재를 가설과 과학적 팩트들을 동원하여 합리적으로 추론한 이 책은 저자의 상상력이 가득한 판타지이다. 상상력이 과학과 역사와 결합했기에 저자는 이 책의 장르를 ‘다큐멘터테인먼트’(다큐멘터리+엔터테인먼트)라고 명명했다. 과학적 팩트에 재미있는 상상력을 가미해 새로운 ‘SF 교양서’가 되었다. 다른 말로는 ‘구라 논픽션’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다큐멘터테인먼트’라는 이 책의 장르가 가진 의미는, 가장 쉬운 예를 들자면 프로레슬링 같은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프로레슬링은 각본이 짜여 있고 승패가 결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오락적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이를 위해 선수들은 엄청난 양의 운동으로 몸을 만들고 큰 부상을 감수하면서 링에서 위험천만한 액션을 선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프로레슬링은 비록 엔터테인먼트이지만 그저 쇼로 폄하할 것은 아니다. 그 속에서 벌어지는 선수들의 몸놀림이나 액션은 CG나 와이어에 의한 특수효과가 아닌 실제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파토 원종우의 태양계 연대기’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진과 자료, 과학 이론 중 합성이나 조작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그로 인해서 끌어져 나오는 내용은 일종의 엔터테인먼트이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들기 위한 논리의 비약과 위험한 추론, 극단적인 상상 등이 도처에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점을 감안하고 흥미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파토’라는 필명으로 더 잘 알려진 저자 원종우는 과학 관련 일에 매진하며 팟캐스트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있네’ 시리즈를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이 팟캐스트는 2019년 현재 총 8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청취자의 반응이 대단하다. 저자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과학 코너를 맡고, 다양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하면서 많은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철학도, 록 뮤지션, 대중음악 운동가, 칼럼니스트, 정치사회 논객, 음모론 전문가, 다큐멘터리 작가, 과학 커뮤니케이터 등 수많은 분야에서 폭넓은 활동을 한 저자는 그만큼 역사와 과학, 문화 모두를 아우르는 방대한 지식을 자랑한다. 따라서 그가 만들어낸 새로운 장르인 ‘다큐멘터테인먼트’를 충실히 보여주는 책 ‘파토 원종우의 태양계 연대기’의 내용들은 허무맹랑하기보다는 솔깃하게 들린다.

추천사에도 나와 있지만 새로운 과학은 상상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 우주적 상상력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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