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14,2019

범죄수사용, 모발 분석 기법 개발

단백질 정밀 분석해 범인 색출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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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를 밝혀내는 과학수사에 있어 머리카락은 매우 중요한 소재다.

오랜 기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데다 분석을 통해 범인만 지니고 있는 여러 가지 특성들을 손쉽게 밝혀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발에 있는 성분을 분석하면 그 안에 묻은 중금속, 화공약품, 오염물질은 물론 마약 등 약물 섭취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과거 범인이 어디서 살고 있으며, 어떤 직업을 갖고 어떤 일을 하고 있었는지 추정이 가능하다.

머리카락의 구조도. 최근 과학자들이 머리카락 안의 단백질 성분을 정밀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세계 각국 범죄수사 당국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 NIST

머리카락의 구조도. 최근 과학자들이 머리카락 안의 단백질 성분을 정밀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세계 각국 범죄수사 당국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 NIST

모발 5cm만 있어도 단백질 분석 가능 

특히 모발 속의 미토콘드리아 DNA는 범인을 확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범죄자가 누구인지를 확인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법의학자들은 머리카락을 통해 범인이 누구인지를 밝혀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리고 최근 성공을 거두고 있다.

7일 ‘phys.org’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원(NIST)이 머리카락의 손상 없이 단백질을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단백질을 비교 분석하는 방식은 최근 의료계에서 선보이고 있는 방식이다.

질량분석기 등으로 세포를 구성하고 있는 단백질을 분석해 분자 수준의 화학적 성질을 밝혀낸 후 암과 대사성 질환, 심장병 같은 난치병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법의학계에서도 그동안 이 기술을 도입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해왔다. 머리카락을 구성하고 있는 단백질이 너무 견고해 이를 파괴하지 않고서는 분석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머리카락은 케라틴(keratins)이라 불리는 단백질 섬유로 구성돼 있다. 이 물질은 케이블 선처럼 꼬여 있는데 단백질 성분을 화학적으로 분석해내기 위해서는 치밀하게 얽혀 있는 이 섬유를 풀어야 했다.

그러나 단백질 섬유를 풀어낼 경우 그 안에 들어 있는 케라틴 성분이 손상됐다. 이에 따라 성분을 손상하는 일 없이 꼬여 있는 섬유를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왔다.

NIST의 화학자이면서 연구책임자인 청 창(Zheng Zhang) 박사는 “5cm 길이의 머리카락 안에서 많은 양의 케라틴을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논문은 ‘법과학 저널(Journal of Forensic Sciences)’ 최근호에 게재됐다. 제목은 ‘Sensitive Method for the Confident Identification of Genetically Variant Peptides in Human Hair Keratin’이다.

수사는 물론 법정 증거 채택 가능해   

머리카락은 범죄수사에 있어 중요한 증거자료가 되고 있다.

그러나 머리카락을 구성하는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 DNA는 생물지리학적인 기원(biogeographic origins)에 따라 같은 계통의 모계 자녀들에게 같은 미토콘드리아 DNA를 물려주고 있어 개인 식별에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해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단백질 분석 방법이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의 펩티드 결합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펩티드란 2개 이상, 소수의 아미노산이 결합돼 있는 것을 총칭하는 말이다. 보통 소수의 아미노산이 연결된 형태를 펩티드, 다수의 아미노산이 연결돼 있으면 단백질이라고 한다.

논문은 펩티드를 분석할 경우 그동안 사용해왔던 시지각 척도(GVP)보다 훨씬 더 민감한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단백질 데이터를 축적할 경우 이전에 불가능했던 분자 수준의 무게, 화학적 성분 차이 등을 분석해 머리카락 하나만으로 범죄자가 누구인지 식별해낼 수 있어 수사는 물론 법정 증거로 채택할 수 있는 등 종합적인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가 중요한 것은 이전보다 훨씬 적은 시료를 가지고서도 정확한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창 박사는 “이전까지 정밀한 데이터를 추출하기 위해 최소한 1005cm의 머리카락이 필요했다지만, 지금은 5cm의 머리카락만 있어도 정밀 분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범죄수사에 단백질 분석 기법이 도입된 것은 2016년이다.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 연구소(Lawrence Livermore National Laboratory)에서 이 기술을 개발했지만 케라틴 손상을 막기 위해 다양한 화학처리가 필요했고 그러다 보니 많은 양의 머리카락이 필요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NIST에서 특수 세제를 사용해 고온에서 머리카락을 씻어내는 방식으로 단번에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고, 이를 통해 케라틴 성분 손상 없이 단백질을 추출해 분석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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