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3,2019

최초의 시간여행 SF는 ‘마하바라타’

고대 서사시 속에 상대성원리 포함돼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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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시간 여행은 공상과학소설(SF)이나 영화의 단골 소재다.

시간을 여행하고 싶은 인류의 꿈이 H. G. 웰즈의 소설 ‘타임머신’, 영화 ‘백 투더 퓨처’와 같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런데 인류는 이처럼 불가능한 꿈을 언제부터 지니고 있었을까?

미국 조지아텍에서 SF를 연구해오던 리바 야스젝(Lisa Yaszek) 교수는 3일 ‘라이브 사이언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고대 인도에서 이미 2400년 전에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시간 여행에 대한 기록을 남겨놓았다고 전했다.

산스크리트어로 기록된 서사시 ‘마하바라타’의 표지. 인도의 2대 서사시 중의 하나로 상대성원리가 들어 있는 시간여행 이야기가 들어 있어 과학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Wikipedia

산스크리트어로 기록된 서사시 ‘마하바라타’의 표지. 인도의 2대 서사시 중의 하나로 시간 여행 이야기가 들어 있어 과학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Wikipedia

 2400년 전 인도 서사시에서 시간 여행 기록  

산스크리트어로 기록된 ‘마하바라타(Mahābhārata)’는 친척이었던 카우라바 집안과 판다바 집안 사이에 벌어진 권력 쟁탈전을 통해 많은 전설과 교훈적인 내용을 전해주고 있다.

다양한 기록 가운데 카쿠드미(Kajudmi) 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그의 아름답고 뛰어난 딸 레바티(Revati)의 신랑으로 어떤 남자를 선택해야 할지 물어보기 위해 힌두교 최고의 신 브라마(Brahma)를 찾아간다.

딸과 함께 브라마를 만났을 때 그 신은 노래를 듣고 있었다. 두 사람은 브라마가 노래를 다 들을 때까지 20분을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브라마 신이 두 사람을 만났을 때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준다. 신들이 살고 있는 하늘(heaven)의 시간과 인간이 살고 있는 땅(earth)의 시간이 매우 다르다는 것. 신의 세계에서 20분의 시간은 인간 세상에서 1억 1600만 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브라마 신의 설명은 오랜 시간이 지나 두 사람을 알고 있었던 사람들은 물론 딸 레바티를 연모했던 남자들도 모두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야기를 들은 두 사람은 절망에 빠지게 된다.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은 신의 세계에 정착한다. 그리고 상황이 역전된다. 갈 곳이 없어진 딸 레바티는 또 다른 신인 발라라마(Balarama)와 결혼해 행복하게 산다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다.

야스젝 교수는 이 이야기 속에 과학이 들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교수가 말하는 과학이란 상대성원리에 의한 ‘시간 지연(time dilation)’을 말한다.

‘시간 팽창’이라고도 번역되는 이 시간의 원리는 두 사건 사이의 시간 간격이 관찰자의 운동 그리고 받는 중력에 따라 다르게 측정되는 현상을 말한다. 관찰자의 운동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특수상대론적 현상이고, 중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일반상대론적 현상이다.

SF에서 보면 우주여행을 하고 온 사람이 지구에 있던 사람보다 나이를 덜먹는 일이 벌어지는데 물론 광속에 가까운 속도를 내기 힘들기 때문에 실현이 어려운 일이지만 빛의 세계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검증을 마친 상태다.

21세기 SF에서 시간 여행은 중요한 소재    

야스젝 교수는 서사시 ‘마하바라타’ 이후에도 유사한 시간 여행 이야기들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원전 1세기부터 중동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기적을 행하는 유대인(Jewish miracle worker)’이 있다. 이 사람이 다년생 상록수인 카로브 나무(carob tree) 아래서 잠을 잤는데 깨어났을 때는 70년이 지난 후였다.

기원후 8세기 일본에서는 우라시마 타로(Urashima Tarō)란 이름의 어부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는 해저 왕궁을 방문하게 돼 그곳에서 한 공주와 사랑에 빠지는데 그가 현실을 깨닫고 다시 물 위로 올라왔을 때는 이미 100년이 지난 후였다.

1700~1800년대에는 잠을 통해 시간 여행을 하는 이야기들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시대였다. 미국의 소설가 워싱턴 어빙이 1819년 발표한 ‘립 반 윙클(Rip Van Winkle)’이 대표적인 사례다.

립 반 윙클이 숲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낯선 사람들과 술을 나눠 마시고 잠이 들었는데, 잠을 깬 후  집에 돌아왔더니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했고 아내는 이미 죽었으며 자식들은 어른이 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공상과학 소설은 1895년 H. G. 웰즈의 ‘타임머신’이다. 소설에서는 시간의 영역을 늘리고 줄일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 등장한다.

야스젝 교수는 “꿈이나 충격이 아니라 실제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최초의 기기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전에 볼 수 있는 파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는 만큼 이후의 시간 여행 SF물은 웰즈의 이야기를 따라가고 있다.

지금도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BBC의 TV 드라마 ‘닥터 후(Doctor Who)’ 역시 웰즈 스타일의 시간여행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스젝 교수는 “최근 시간 여행은 소설은 물론 희극 영화 ‘엑설런트 어드벤쳐 (Bill and Ted’s Excellent Adventure Trailer)’, 닌텐도의 게임 ‘젤다의 전설 무쥬라의 가면’ 에 이르기까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소재가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양한 곳에서 시간 여행을 소재를 활용하고 있는데 대해 야스젝 교수는 “현실에서 벗어나 보다 더 유연성 있고 독특한 세계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21세기를 맞아 각종 SF성 창작물에 시간 여행이 더 중요한 소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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