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3,2019

화성과 달의 토양서 농작물 재배 성공

NASA가 개발한 인조 토양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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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달, 화성에서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을 풀기 위해선 달과 화성의 흙을 직접 가져와서 실험해야 한다. 그러나 아폴로 우주선들은 382kg의 월석과 약간의 달 토양(레골리스), 구소련의 무인 탐사선들이 300g의 월면 샘플을 지구로 가져왔을 뿐이라서 매우 희귀하다. 화성에서는 여태껏 단 한 톨의 샘플도 가져오지 못했다.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Wageningen University & Research) 연구진은 2014년부터 달, 화성의 레골리스 성분과 거의 똑같이 재현한 인조 토양을 사용해서 식물 재배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러한 인조 토양에서 10종의 작물을 재배한 연구 결과가 최근 ‘오픈 애그리컬처(Open Agriculture)’ 저널에 발표되었다.

© NASA's Ames Research Center

화성과 달의 토양에서 식물을 재배하고 있는 상상도. © NASA’s Ames Research Center

NASA가 개발한 인조 토양을 사용

논문의 수석 저자인 비거 바메린크(Wieger Wamelink) 박사는 인류가 달과 화성에 정착하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외계 식민지 개척을 추진 중인 여러 국가와 민간 회사가 당면한 주요 문제 중 하나는 식품 안전과 가용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지구에서 식량을 가져올 수는 있지만, 영구적으로 머무르려면 현지에서 직접 농작물을 생산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지구 밖에서 작물을 키우는데 적합한 농업 방식으로 먼저 수경 재배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수경재배는 비용이 많이 들고, 관리 시스템이 복잡해지기 마련이다. 농작물을 쉽게 대량 생산하려면 땅에 직접 재배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실험에 사용된 인조 토양은 미항공우주국(NASA)이 진짜와 비슷하게 만든 ‘화성 토양(Mars regolith simulant JSC 1A)’과 ‘달 토양(JSC 1A Moon simulant)’이다. 화성 토양은 바이킹 탐사선과 패스파인더 로버가 탐사한 자료를 활용해서 하와이 화산 지대의 흙을 주원료로 만들어졌다. 달 토양은 애리조나 사막에서 채취한 모래를 사용한다. 하지만 레골리스 자체에는 유기물이나 수분, 미생물이 거의 없어서 식물이 자라지 못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레골리스에 적절한 유기물 등을 혼합하여 작물을 재배할 수 있었다.

10종의 실험 작물이 지구, 달, 화성 토양에 심어졌다. © Wieger Wamelink et al.

10종의 실험 작물이 지구, 달, 화성 토양에 심어졌다. © Wieger Wamelink et al.

10종의 작물 중에서 9종이 재배에 성공

실험에 사용한 작물은 모두 10종이다. 인조 토양에 큰다닥냉이, 루콜라, 토마토, 무, 호밀, 퀴노아, 시금치, 골파, 완두콩, 릭(서양 대파) 씨앗을 심었고, 지구의 진짜 흙에도 똑같이 심어서 대조군으로 삼았다. 실험 작물들은 실제로 우주에서 먹을 수 있도록 맛과 영양을 고려해서 선택했다.

그중에서 루콜라, 무, 골파 및 릭은 매운맛이 나는 향신료 식물이다. 우주 공간에서는 사람의 미각이 무뎌지기 쉬워서 자극성 식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연구진은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우주비행사들이 종종 음식 맛에 대해 불평하면서 맵거나 짠 음식을 찾기 때문에 이러한 선택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토양별 작물 생산량 비교. © Wieger Wamelink et al.

토양별 작물 생산량 비교. © Wieger Wamelink et al.

달과 화성 인조 토양으로 실험한 결과, 시금치는 양쪽 모두에서 자라지 않았다. 또한, 무는 달 토양에서 발아율이 현격히 낮았다. 레골리스에 함유된 철이나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이 일부 작물의 성장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는 지구와 화성 토양에서 대부분 작물이 비슷하게 자랐지만, 달 토양에서의 생산량은 크게 감소했다.

수확한 종자의 무게 비교. (좌측부터) 큰다닥냉이, 무, 호밀 © Wieger Wamelink et al.

수확한 종자의 무게 비교. (좌측부터) 큰다닥냉이, 무, 호밀 © Wieger Wamelink et al.

연구진은 큰다닥냉이, 무, 호밀에서 씨앗을 수확할 수 있었는데, 종자 생산은 연속적인 작물 재배의 열쇠가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실험에서는 큰다닥냉이의 종자가 지구 대조군보다 현격히 작았고, 무와 호밀은 큰 차이가 없었다. 종자의 크기와 무게는 작물의 발아율 및 성장과 관련이 있다.

이처럼 인조 토양을 이용한 모의 재배 실험을 통해 달, 화성의 땅에서 농작물을 수확하려면 여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지속적인 농업 생태계 구축이 목표

이 연구의 최종 목표는 달이나 화성에서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실험에서는 지구 작물을 완벽히 재배하는 데 몇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래에 현지에서 조달 가능한 퇴비 등의 자원도 고려해야 한다. 실험에 사용된 유기물 배합은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의 인분과 소변 성분을 위주로 했다. 식물 성장에 필수적인 박테리아에 의한 질소 고정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연구진은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최적의 유기물 함량과 알맞은 재배 조건을 알아내려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온도, 물 사용량 등에 대해서도 더 많은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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