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14,2019

학생들이 주도·운영하는 과학 교류의 장

일본 SSH Students Fair 참관기

[편집자 註] 세계의 과학 선진국은 창의적 과학인재육성을 위해 다양한 현장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올해도 노벨과학상을 수상한 ‘일본’, 우리에게는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에서 주최한 세계 각국 과학도들의 교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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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웠던 지난 8월, 2018 과학교육 종합 성과발표회 우수팀 자격으로 SSH Students Fair에 참가하게 된 여수고등학교(신수현, 이찬영 학생), 청주고등학교(김민상, 이건우 학생)팀과 함께 일본 고베로 향했다.

SSH(Super Science Highschool)는 미래의 과학기술인재 육성을 위하여 과학교육에 중점을 두는 일본의 고등학교이다. 이 학교는 독자적인 커리큘럼으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고, 대학이나 연구기관과 제휴하거나 지역 특색을 살린 연구 과제를 수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SSH는 매년 일본 교육문화스포츠과학기술부(MEXT) 주최, 일본 과학기술협회(JST) 주관으로 학생 연구 발표회인 SSH Students Fair(SSF)를 개최하고 있다. 이 발표회에서는 일본 SSH의 학생 이외에도 해외 각국의 학생들을 초청하여 연구 과제에 대한 발표 기회를 제공하며 국제적인 학술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행사장 앞에서 기념 촬영 중인 한국 대표단

행사장 앞에서 기념 촬영 중인 한국 대표단
ⓒ 김현정 / 한국과학창의재단

공항에 도착하자 한국 담당 일본인 가이드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학생들은 일본의 8월 더위에도 발표회 참가가 기대되는지 연신 밝은 모습이었다. 숙소에 짐을 맡긴 후 무인 전차를 타고 행사장으로 향하였고, 행사장에 도착하자마자 학교별로 준비된 발표 부스에 제작해온 포스터를 붙이고 성과물을 전시했다. 다음날 있을 구두발표를 위해 발표 자료를 확인하며 정신없이 부스 준비를 하다 보니 어느새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될 시간이었다.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행사에 대한 간단한 안내사항을 전달받은 후 해외 각국의 참가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는 환영 리셉션이 시작됐다. 올해에는 일본 학생들 외에도 한국, 중국, 독일, 미국, 인도, 싱가포르 등 총 10개국 23개교에서 과학 인재들이 참가했다.

국가에 상관없이 자리를 섞어 앉게 되어 처음에는 조금 어색한 기운이 감돌았다. 하지만 모두 또래인 학생들이어서인지 자기소개를 하며 금방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일본 학생들은 종이접기를 가져와 다른 나라 학생들에게 알려주기도 하였으며, 독일의 학생들은 독일의 유명한 젤리를 나누어주는 등 훈훈한 풍경이 연출되었다.

그렇게 서로 어색함을 풀고 나서 일본 대표 학생의 환영 인사로 환영 리셉션이 시작되었다. 여수고등학교의 이찬영 학생은 해외 참가 학생 대표로 인사말을 하며 행사 참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학술 교류 기회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전했다. 이후 모두 함께 식사를 하며 더욱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고 그렇게 첫째 날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여수고등학교 이찬영 학생이 해외 참가팀 대표로 인사말을 전하였다.

여수고등학교 이찬영 학생이 해외 참가팀 대표로 인사말을 전하였다.
ⓒ 김현정 / 한국과학창의재단

다음날,  사쿠라이 히로무 교토약과대학 명예교수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SSF가 시작되었다.

짧은 개막식 이후, 드디어 열심히 준비한 발표를 선보이기 위한 부스 운영 시간이 되었다. 해외 참가국의 부스는 높은 관심의 대상이었는데, 우리나라 부스는 학생들의 열정적인 발표 덕분인지 특히 인기가 많았다.

여수고등학교의 연구 주제는 ‘수세미오이 추출물의 녹농균에 대한 향균 효과 탐구’였으며, 청주고등학교의 연구 주제는 ‘항공드론을 이용한 백로와 조류의 생태 연구 방법에 관한 고찰’이었다.

어려운 주제를 완벽하게 영어로 설명하고, 질의응답 또한 수월하게 진행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인상 깊어 발표 준비를 어떻게 했는지 물어보았더니, 대본을 짜는 데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해서 머리가 아팠다는 솔직한 대답이 돌아왔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모두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었는데, 바쁜 시간 속에서도 완벽하게 준비를 한 모습을 통해 연구 과제에 대한 학생들의 진지한 태도와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관람객에게 연구 과제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한국 대표단의 모습

관람객에게 연구 과제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한국 대표단의 모습
ⓒ 김현정 / 한국과학창의재단

끊임없이 부스를 찾는 관람객들 사이에서 숨 돌릴 틈도 없이 연구에 대해 설명하던 중 구두 발표 시간이 되어 별도로 준비된 발표 장소로 향하였다. 구두발표는 학교별 15분간 PPT 자료를 활용해 발표를 진행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두 학교 모두 준비한 대로 구두 발표를 마무리하였다. 그렇게 둘째 날은 하루 종일 연구과제에 대한 발표를 하는 하루가 되었는데, 일정이 마무리되어 갈 때쯤 학생들은 이제는 대본 없이도 설명이 술술 나온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하였다.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구두 발표와 질의응답을 진행하였다.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구두 발표와 질의응답을 진행하였다.
ⓒ 김현정 / 한국과학창의재단

셋째 날은 일본 우수팀의 연구과제 발표를 들은 후 전날과 마찬가지로 발표 부스를 잠깐 운영한 후 폐막식이 진행되는 일정이었다.

관람객들은 인상 깊은 발표 부스에 감상평을 적은 Good-Job 스티커를 붙여주었는데, 우리나라 학생들의 부스는 더 이상 스티커를 붙일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폐막식에서는 일본 SSH 학생 연구팀 중 심사위원 평가를 통해 선정된 팀에게 교육문화스포츠기술부 장관상, 일본과학기술협회 이사장상 등을 시상하였다.

폐막식이 끝난 후 학교 간판을 들고 기념 촬영

폐막식이 끝난 후 학교 간판을 들고 기념 촬영
ⓒ 김현정 / 한국과학창의재단

이 행사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행사의 처음부터 끝까지 학생이 주인공인 행사라는 점이었다. 학생 3명이 전체 사회를 보고 각 부스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등 학생들이 모든 것을 이끌어갔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인솔하는 역할일 뿐 특별한 개입을 하지 않았다.

또 다른 인상 깊은 부분은 학생 발표 부스 이외에도 대학교, 과학 관련 각종 대회, 과학교육 관련 기관이나 기업 등 다양한 부스가 참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일본의 대학교, 기관, 기업 등이 과학교육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연구 과제에 대한 한층 더 깊이 있는 과학적 탐구가 가능했고, 짧은 일정이었지만 SSH 및 다양한 국가의 우수한 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국제적인 견문을 확대할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하였다.

아울러 과학을 주제로 다른 나라의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에서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열정과 흥미를 느낄 수 있었고, 우리나라 과학 창의인재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 김현정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수학교육개발실 연구원다른 기사 보기
  • 저작권자 2019.10.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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