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14,2019

우주 생성의 비밀을 파헤치다

미‧스 과학자 3명 노벨물리학상 공동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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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포브스’ 지는 외계행성(Extrasolar Planets) 분야에서 노벨물리학상 수상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 바 있다.

특히 지난 30여 년에 걸쳐 많은 천문학자들이 첨단 기술을 활용, 3000여 개에 달하는 별들과 수많은 행성들을 이전보다 훨씬 세밀하게 관측해왔다는 것.

그 결과 2017년 미국 ‘라이고(LIGO)’ 팀의 과학자들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후 2년간 더 놀라운 발견들이 이어졌으며,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선정위원회에서 이 업적들을 무시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왼쪽부터) 미국 프린스톤 대학의 제임스 피블스 교수와, 스위스 제네바대 미셸 마요르. 디디에 쿠엘로 교수. 우주 생성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이론을 정립하고, 행성 관측을 수행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Wikipedia

2019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왼쪽부터)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제임스 피블스 교수, 스위스 제네바대 미셸 마요르 교수와 디디에 쿠엘로 교수. 우주 생성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이론을 정립하고, 행성 관측을 수행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Wikipedia

이론과 관측, 다른 분야 천문학자들 공동 수상 

그리고 이 예측이 들어맞았다.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그동안 다른 분야에서 우주를 관측하며 우주 생성의 기원과 지금까지의 역사를 밝혀온 천체물리학자와 천문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8일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프린스턴대의 제임스 피블스(James Peebles, 84) 교수, 스위스 제네바대의 미셸 마요르(Michel Mayor, 77) 교수와 디디에 쿠엘로(Didier Queloz, 53) 교수에게 노벨물리학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 물리학상의 절반은 물리우주론의 이론적 발견의 공적을 세운 피블스 교수에, 나머지 절반은 태양과 같은 항성을 공전하는 외계 행성을 발견한 마요르, 쿠엘로 교수 두 명에게 돌아갔다.”고 말했다.

위원회 멤버인 울프 다니엘스(Ulf Danielsson) 박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피블스 교수는 그의 연구를 통해 우리들이 어떻게 생성됐으며, 지금 우주 어느 곳에 살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마요르, 쿠엘로 교수는 태양계 바깥에 있는 또 다른 지구와 유사한 행성들을 발견함으로써 ‘지구가 외롭지 않다’는 답변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노벨위원회는 업적을 절반으로 나누어 상금 900만 크로나(약 10억 9000만 원) 중 절반은 피블스 교수에게, 나머지 절반은 마요르와 쿠엘로 교수에게 수여한다고 밝혔다.

“피블스 교수 통해 우주를 이해할 수 있었다”

피블스 교수는 캐나다 계 미국인으로 현재 프린스턴 대학에서 재직 중이다.

아인슈타인 과학명예교수란 직함을 가지고 천체물리학자, 천문학자, 이론우주론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특히 우주의 진화 과정을 연구하는 이론 우주론에 있어서는 학계를 이끄는 리더로 인정받아왔다.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그동안 천문학계는 블랙홀의 잔광인 우주배경복사(cosmic background radiation, CMB)를 연구해왔다.

CMB를 통해 우주의 나이(age), 우주의 형태(form)와 우주를 채우고 있는 물질(contents) 등을 결론지을 수 있었는데 “제임스 피블스 교수의 물리적 우주론에 대한 이론적 발견이 없었다면 그것이 불가능했다.”라고 설명했다.

9일 ‘가디언’ 지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30여 년간 피블스 교수의 이론은 광범위하게 적용됐다.

천문학계는 피블스 교수 이론의 도움을 얻어 우주 생성 초기 원시 핵합성(primordial nucleosynthesis), 암흑물질(dark matter), 은하계 형성(structure formation) 등 우주 역사에 대한 중요한 부분을 설명할 수 있었다.

마요르 교수 등 사상 최초 태양계외행성 발견 

스위스 제네바대의 마요르 교수는 천체물리학자, 쿠엘로 교수는 같은 대학의 천문학자다.

두 사람은 연구 분야를 공유해오던 중 지난 1995년 사상 최초로 태양계 바깥에 있는 행성인 태양계외행성(exoplanet)을 찾아냈다.

제네바대의 마요르 교수와 쿠엘로 교수가 도플러 분광학을 사용해 1995년 인류 최초로 찾아낸 페가수스(Pegasus) 별자리. 이 위치에서 태양계 바깥에 있는 행성 ‘페가수스 51 b(51 Pegasi b)’를 최초로 발견했다.

제네바대의 마요르 교수와 쿠엘로 교수가 도플러 분광학을 사용해 1995년 인류 최초로 찾아낸 페가수스(Pegasus) 별자리. 이 위치에서 태양계 바깥에 있는 행성 ‘페가수스 51 b(51 Pegasi b)’를 최초로 발견했다. ⓒnobelprize.org

이들은 지구로부터 50광년 떨어진 페가수스(Pegasus) 별자리에서 태양계외행성인 ‘페가수스 51 b(51 Pegasi b)’를 발견했다. 이 행성은 지구보다 약 150배 큰 기체 덩어리였는데 표면에서는 섭씨 1000도로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노벨위원회는 두 사람이 새로운 행성을 발견하기 위해 ‘도플러 분광학(Doppler spectroscopy)’이란 놀라운 기술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 분광법은 도플러 효과에 의한 시선속도를 이용한 관측기술이다. 시선속도를 가진 물체에서 나오는 빛이 도플러 효과를 일으키는 것을 활용한 기술로 이를 통해 멀리 있는 별빛을 스펙트럼화해 시선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이 발견을 계기로 천문학계는 이후 4000여 개의 태양계외행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중에는 상상을 넘어설 만큼 크고 작은 행성들과 지구와 닮은 행성들도 포함돼 있다.

학계는 두 사람의 태양계외행성 발견으로 인해 인류가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보고 있다.

노벨물리학상 발표 이후 학계 반응 

이번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발표는 매우 다른 분야에서 우주의 비밀을 밝히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큰 성과를 거둔 셈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의 이형목 원장은 “피블스 교수가 우주 안에 있는 별들의 분포와 양상을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으로 우주를 이해했다면, 마요르와 쿠엘로 교수는 실제 관측을 통해 그 이론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 지는 9일 관련 기사를 통해 “이번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발표를 통해 우주 연구가 매우 시적(poetic)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논평했다.

한편에서는 논란도 일고 있다.

‘스페이스’ 지는 이런 상황에서 2016년 작고한 천문학자 베라 루빈(Vera Rubin) 박사를 회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녀는 은하 내 별들의 회전 속도를 측정해 암흑물질의 증거를 제시한 바 있는 인물이다.

그동안 노벨위원회는 이론물리학이란 이유로 그녀의 놀라운 연구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번 피블스 교수의 노벨상 수상으로 상황이 역전됐다는 것.

여성 물리학자들을 중심으로 한 일부 천문학계에서는 과거 우주 역사를 새로 쓸 이론물리학 업적이 간과된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노벨위원회가 이론물리학은 물론 여성을 간과하고 있는데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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