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1,2019

안드로메다는 무자비한 포식자?

고대 왜소 은하들을 흡수한 흔적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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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약 25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은하는 우리 은하계와 마찬가지로 비교적 큰 은하에 속한다. 천문학자들은 안드로메다가 과거에 여러 개의 왜소 은하를 합병한 흔적을 찾아냈다. 이 발견은 대형 은하가 주변의 작은 은하들을 집어삼키며 성장한다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된다.

호주국립대학교(ANU) 두갈 맥키(Dougal Mackey) 박사와 시드니대학(University of Sydney) 제레인트 루이스(Geraint Lewis) 교수를 주축으로 하는 국제 천문학 연구팀은 안드로메다은하의 ‘헤일로(halo)’에서 궤도를 도는 77개 소형 성단의 움직임을 추적한 결과, 서로 일치하지 않는 궤적과 속도를 가진 별들을 발견했다. 안드로메다가 수십억 년 간격으로 최소한 두 개 이상의 은하를 흡수하면서 남은 잔존물이 충돌 궤도면을 따라 여전히 돌고 있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지난 2일 ‘네이처’ 지에 발표되었다.

아름다운 모습의 안드로메다는 사실 작은 은하들을 무자비하게 흡수하며 성장한 포식자다. © NASA / JPL-Caltech

아름다운 모습의 안드로메다는 사실 작은 은하들을 무자비하게 흡수하며 성장한 포식자다. © NASA / JPL-Caltech

구상성단에서 사라진 고대 은하의 흔적을 찾아

안드로메다의 지름은 약 22만 광년으로 우리 은하계의 두 배 크기다. 무려 1조 개가 넘는 별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며, 주변에 M32, M110과 같은 위성 은하들을 거느리고 있다. 은하계와 안드로메다은하는 약 45억 년 뒤에 충돌할 운명이다. 지금은 둘 다 대형 나선은하(Spiral galaxy)지만, 합병된 이후에는 거대한 타원은하(Elliptical galaxy)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맥키 박사는 안드로메다은하가 처음 형성되기 시작한 약 100억 년 전에 흡수한 작은 은하의 흔적을 발견했다면서 “은하계는 수십억 년 뒤에 안드로메다와 부딪히게 된다. 우리가 어떤 종류의 괴물을 상대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은 은하계의 궁극적인 운명을 예측하는 데 유용하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안드로메다는 은하계보다 훨씬 크고 복잡한 헤일로를 지니고 있다. 이는 많은 은하를 집어삼킨 흔적일 것이라고 하며, 아마도 그중 하나는 은하계만큼 커다란 은하였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포식의 흔적은 안드로메다의 헤일로에 있는 ‘구상성단(globular cluster)’이라고 부르는 조밀한 별 무리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안드로메다가 지난 수십억 년 동안 여러 개의 왜소 은하를 흡수하고 남은 잔해로 추정되는 별들. © Dougal Mackey, ANU

안드로메다가 지난 수십억 년 동안 여러 개의 왜소 은하를 흡수하고 남은 잔해로 추정되는 별들. © Dougal Mackey, ANU

위성 은하들이 같은 궤도면을 도는 이유?

이번 발견은 몇 가지 새로운 의문점을 제시한다. 연구팀은 구상성단에 남아있는 고대 왜소 은하의 희미한 잔해를 추적했고, 안드로메다가 작은 은하들을 끌어들여 포식하는 과정을 재현할 수 있었다. 그런데 먹이가 된 은하들이 완전히 다른 방향에서 접근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공동 연구자인 루이스 교수는 “이것은 매우 신기한 현상이다. 우주 전체를 그물처럼 연결하고 있는 필라멘트 구조물인 ‘우주 망(cosmic web)’을 통해서 먹잇감이 될 은하가 공급된다는 것을 시사한다”라면서 “더 놀라운 점은 흡수된 고대 은하들의 접근 방향이 안드로메다를 돌고 있는 위성 은하들의 기괴한 정렬인 ‘위성 평면(plane of satellites)’과 같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알려진 안드로메다의 위성 은하는 모두 14개다. 그중에서 9개의 위성 은하가 안드로메다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평면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 2006년에 발견됐다. 이것을 ‘위성 평면’이라 부르며, 서로 다른 위성 은하들이 같은 궤도면을 도는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만약 고대에 합병된 은하들이 집단(cluster)을 이루고 있었다면 일부는 흡수되고, 살아남은 일부는 위성 은하가 되어 비슷한 궤도를 도는 것일지도 모른다.

안드로메다는 약 100억 년 전에 수직으로 접근한 은하 집단(보라색)을 집어삼켰고, 수십억 년 전에는 수평으로 약간 기울어져 접근한 은하들(노란색)을 합병했다. © University of Sydney

안드로메다는 약 100억 년 전에 수직으로 접근한 은하 집단(보라색)을 집어삼켰고, 수십억 년 전에는 수평으로 약간 기울어져 접근한 은하들(노란색)을 합병했다. © University of Sydney

루이스 교수는 현재 남아있는 위성 은하들과 고대에 잡아먹힌 은하들의 궤도가 일치하는 것은 ‘우주 망’ 때문일 수도 있지만, 아직은 추측일 뿐이라며 “이 발견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풀기 위해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맥키 박사는 “천문학 연구의 주요 동기 중 하나는 우주에서 우리의 위치를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 은하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진화했는지 알아내려면 비슷한 다른 은하를 연구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이런 방식으로 다른 은하를 연구하는 것은 은하계를 직접 관찰하는 것보다 더 쉬울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은하계 안에 살고 있어서 특정 유형의 관측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안드로메다를 통해서 은하계가 수십억 년에 걸쳐 성장하고 진화한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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