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14,2019

기후변화 잡는 ‘일석이조’ 기술

이산화탄소 사용해 차세대 신소재 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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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온실가스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의 방출을 획기적으로 감소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차세대 신소재로 떠오르는 탄소나노튜브를 제조하는 데 이산화탄소를 사용하는 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의 스튜어트 리히트(Stuart Licht) 박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현재 들어가는 비용보다 더 저렴하게 탄소나노튜브를 제조할 수 있다. 또한 이 방법은 연료나 증류수를 생산할 때처럼 이산화탄소를 다시 방출하는 기존 방법과는 달리 영구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알루미늄 생산 공정과 매우 흡사한 이 기술은 연도가스(고체 연료를 연소할 때 생성되는 기체)나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로부터 용융 전기분해 방식으로 탄소나노튜브 또는 공 모양의 탄소구조체인 나노-어니언 등과 같은 다양한 탄소 재료들을 높은 수율로 생산할 수 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의 스튜어트 리히트 박사팀은 이산화탄소를 사용해 차세대 신소재인 탄소나노튜브를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 Stuart Licht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의 스튜어트 리히트 박사팀은 이산화탄소를 사용해 차세대 신소재인 탄소나노튜브를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 Stuart Licht

즉, 용융 탄산리튬 전해질, 니크롬 양극, 모넬(니켈-구리 합금) 음극으로 구성된 시스템에다 이산화탄소를 반응제로 사용해서 탄소나노튜브를 합성하는 것이다. 이 공정에서는 탄소나노튜브 1톤을 생산할 때마다 이산화탄소 4톤을 흡수할 수 있다.

탄소나노튜브는 재질이 매우 강해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를 지닌다. 예를 들면 2000톤의 콘크리트 블록에 탄소나노튜브 1톤을 첨가하면 약 3000톤의 콘크리트 블록과 동일한 강도를 지니게 된다. 이렇게 1000톤의 시멘트를 절약하면 800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

탄소나노튜브는 다른 구조 재료에도 탄소 발자국 측면에서 유사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똑같이 1톤의 탄소나노튜브를 사용할 경우 알루미늄 생산에서는 4400톤, 티타늄은 2750톤, 마그네슘은 1800톤, 철강은 300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

하늘에서 내려온 다이아몬드

이 공정에서 사용되는 유일한 공급 원료는 이산화탄소인데, 이는 대기 중이나 산업 시설에서 쉽게 얻을 수 있다. 때문에 이 공정의 비용은 전기 가격에 의해 좌우된다. 리히트 박사팀은 탄소나노튜브의 1톤당 생산 비용을 660달러로 계산하고 있는데, 태양 에너지를 사용할 경우 그 비용을 더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가스 발전 시설에서 탄소나노튜브를 생산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가스를 태운 부산물로 전기 에너지와 탄소나노튜브를 생산하고, 이산화탄소는 전혀 배출하는 않는 방식인 셈이다. 이 경우 전력 생산 효율은 약간 떨어지지만 대신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고 부가적으로 탄소나노튜브가 생산되므로 전체적인 생산상 측면에서는 더 효율적이라는 게 연구진의 주장이다.

C2CNT로 알려진 이 공정을 개발한 조지워싱턴대학의 리히트 박사팀은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 대회인 ‘탄소 엑스프라이즈(Carbon XPRIZE)’의 결승 진출팀이기도 하다. C2CNT 복합 공정은 화석 연료 발전소에서 나오는 모든 온실가스 배출을 상쇄시킬 수 있다.

스튜어트 리히트 박사는 C2CNT 공정으로 생산한 탄소나노튜브를 ‘하늘에서 온 다이아몬드’라고 표현한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다이아몬드처럼 값어치 있는 물질로 변화시킨다는 의미다.

탄소나노튜브는 다이아몬드는 아니지만 매우 단단하고 가벼워서 터빈 블레이드나 항공기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수 있다. 만약 C2CNT 같은 공정이 실용화되어 저렴한 가격으로 탄소나노튜브의 생산이 가능해지면 더 강력한 배터리와 더 튼튼한 건물, 더 가벼운 자동차 및 비행기 등을 만들 수 있다.

탄소나노튜브는 놀라운 물리적 특성을 지니고 있어, 기존의 금속 케이블을 대체할 경우 매우 효율적인 전력 케이블이 될 수 있다. 기존의 금속 케이블은 과열과 고장이 잦으며, 그로 인해 전 세계 송배전 전력의 약 8%를 낭비하고 있다.

탄소나노튜브로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조

한편, 미국의 MIT 연구진은 최근에 탄소나노튜브 트랜지스터로 새로운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만드는 데 성공함으로써, 기존의 실리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대체할 수 있는 더 빠르고 친환경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탄소나노튜브 트랜지스터는 실리콘 트랜지스터에 비해 약 10배의 에너지 효율과 매우 빠른 속도를 지녀 차세대 컴퓨터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아 왔다. 하지만 그동안 탄소나노튜브 트랜지스터에 내재된 결함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다.

0과 1을 구현하는 트랜지스터는 전도성을 켜고 끌 수 있는 반도체 특성이 필요한데, 탄소나노튜브의 일부는 금속성을 지니고 있어 트랜지스터의 전환을 느리게 하거나 중단시키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기존의 실리콘 칩 파운드리 공정을 사용해 이런 결함을 억제하고 기능을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새롭게 개발된 마이크로프로세서는 기존의 실리콘 칩 제조공정을 사용해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탄소나노튜브 트랜지스터를 실제로 상용화하는 데 매우 유용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향후 5년 내에 탄소나노튜브 칩이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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