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5,2019

뇌과학이 교육 풍토를 바꾼다

IBRO 2019 개막, 드하네 교수 등 석학 강연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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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대구에서 개막한 제10차 ‘세계뇌신경과학총회(IBRO 2019)’를 통해 그동안 축적된 연구결과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88개국에서 온 노벨상 수상자 등 3500여 명의 과학자들은 초청 강연, 심포지엄 등을 통해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데, 특히 수학자 출신의 신경과학자 스테니스라스 드하네(Stanislas Dehaene) 교수가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우리는 어떻게 학습하는가? 신경과학으로부터 얻는 교육 효율화에 대한 조언(How we learn: Building bridges between neuroscience and education)’이란 제하의 강연을 통해 “새로 밝혀지는 뇌 기능을 통해 교육을 더 효율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콜레주 드 프랑스의 인지심리학자인 스테니스라스 드하네 교수가 개막식 전 초청강연을 통해 읽기 교육이 뇌 기능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연구 결과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 이강봉/ScienceTimes

콜레주 드 프랑스의 인지심리학자인 스테니스라스 드하네 교수가 개막식 전 초청 강연을 통해 읽기 교육이 뇌 기능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연구 결과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 이강봉/ScienceTimes

프랑스, 교육 커리큘럼에 뇌과학 적용 

IBRO의 전 회장이기도 한 그는 수학과 심리학을 공부한 뒤 인지신경과학을 연구해온 세계적인 석학이다.

콜레주 드 프랑스(College de France)의 실험인지심리학 교수 등으로 활동하면서 뇌의식에 대한 저서들을 다수 발표해오면서 뇌과학을 실생활에 적용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드하네 교수는 초청 강연을 통해 그동안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통해 수집한 결과들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어떻게 교육하는지에 따라 뇌 기능이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설명했다.

그가 관심을 기울인 것은 읽기(reading) 교육이다.

읽기 교육을 시작한 초등학생의 뇌를 1년간 2개월에 한 번씩 스캐닝 하면서 문맹 상태에 있는 성인의 뇌와 어떤 차이를 보이고 있는지 비교해나갔다.

30여개국 고교생이 참여한 뇌과학 올림피아드 ‘국제 브리인 비(IBB)’에서 수상한 학생들이 기쁨을 표명하고 있다. ⓒ 이강봉/ScienceTimes

30여 개국 고교생이 참여한 뇌과학 올림피아드 ‘국제 브레인 비(IBB)’에서 수상한 학생들이 기쁨을 표명하고 있다. ⓒ 이강봉/ScienceTimes

그리고 읽기에 의해 뇌 안의 복측 시각피질과 언어영역이 강화되고 있으며, 두정엽(parietal lobe)과 관련된 영역들은 교육과정을 통해 시각 및 청각적 개념을 다루는 영역을 더 발전시키고, 기능 간의 협력을 증진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교수가 특히 주목한 것은 ‘시각적 단어 모양의 영역(visual word form area, VWFA)’이다. 이 영역은 언어상의 단어를 알아보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로 아동이 읽기 교육을 하면서 기능적으로 발달하고 있었다.

자폐증 등 난치병 치료방식 협의 

드하네 교수는 “최근 뇌과학 연구를 통해 사람의 인지적 발달과정에서 교육 방식이 뇌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교육 당국이 뇌과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드하네 교수는 “프랑스에서는 뇌과학에 준해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읽기 교육 매뉴얼을 만들고, 뇌과학에 바탕을 둔 언어교육을 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만들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학생들의 언어교육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막식에서 자폐증, 다운증후군 등 뇌신경질환을 가진 학생들로 구성된 ‘에반젤리합창단’이 공연을 하고 있다. 공연 후에는 기립 박수가 이어졌다. ⓒ 이강봉/ScienceTimes

개막식에서 자폐증, 다운증후군 등 뇌신경질환을 가진 학생들로 구성된 ‘에반젤리합창단’이 공연을 하고 있다. 공연 후에는 기립 박수가 이어졌다. ⓒ 이강봉/ScienceTimes

이번 ‘IBRO 2019’에서는 치료가 어려운 난치병 관련 연구 결과가 다수 발표되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자폐증이다. 사회적 소통에서 이상 장애가 나타나는 이 발달장애는 최근 유병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치료법이 전무한 상태다.

일본 도후쿠 대학의 노리코 오수미(Noriko Osumi) 교수는 고령의 정자에서 DNA 메틸화가 감소하면서 자폐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예방 타깃으로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미국 베일러 대학의 마우로 코스타-마티올리(Mauro Costa-Mttioli) 교수는 장내 신경총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자폐증을 유발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대 이용석 교수는 뇌의 흥분성 신경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자폐증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를, 건국대 신찬영 교수는 “이런 흥분성 신경기능을 조절함으로써 자폐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새로운 치료 후보물질 개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뇌광학이 광범위한 분야를 포괄하는 만큼 연구자들 사이에 정보 소통이 요구되고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의 얀 브얄리(Jan G. Bjaalie) 교수는 유럽의 사례를 들어 뇌과학자들 사이에 정보를 효율적으로 공유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 이강봉/ScienceTimes

여성 뇌연구자를 대상으로 열린 런천 세미나. 이 모임에서는 연구실에서 성적인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성평등을 위한 방안을 요청했다. ⓒ 이강봉/ScienceTimes

25일까지 열리는 ‘IBRO 2019’는 지난 4년 동안 이루어진 새로운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10개 주제로 40개 세션에 걸쳐 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그중에는 감정적 행동을 조절하는 신경기전 규명, 뇌건강과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 성상세포의 역할, 뇌 기능의 이해와 조절을 위한 탐색 및 조절기술, 보상과 통증 원리 등 일반인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주제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뇌과학 올림피아드 ‘IBB’ 등 개최 

뇌과학 관련 부대행사들도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30여 개국 고교생이 참여하는 뇌과학 올림피아드 ‘국제 브리인 비(IBB)’, 150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되는 포스터 세션, 여성 뇌연구자들만의 런천 세미나, 젊은 연구자 양성 프로그램(YITP), 대중강연회인 브레인쇼(Brain Show) 등의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다.

뇌과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생물학자, 생리학자 외에 IT, 나노과학 등에 이르기까지 과학계 거의 전 분야를 모두 포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만큼 뇌과학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구자들 사이에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의 얀 브얄리(Jan G. Bjaalie) 교수는 유럽의 사례를 들어 뇌과학자들 사이에 정보를 효율적으로 공유하는 방식을 조언했다.

21일 열린 ‘IBR 2019’ 개막식 장면. 전 세계 35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올림픽과 같은 축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 이강봉/ScienceTimes

21일 열린 ‘IBRO 2019’ 개막식 장면. 전 세계 35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올림픽과 같은 축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 이강봉/ScienceTimes

IBRO가 처음 열린 것은 1982년이다. 1987년 2회 대회가 열렸는데 이후에는 4년에 한 번씩 개최하고 있다. 한국은 스페인, 중국과의 경쟁을 통해 10회 총회를 유치했다.

아시아에서 IBRO가 개최된 것은 1995년 일본 교토 총회 이후 두 번째다. 이번 행사는 한국뇌신경과학회와 한국뇌연구원이 주최하고 국제뇌과학기구, 아시아·오세아니아 뇌신경과학회연맹이 공동 주관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한편 22일부터는 한국의 신희섭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및사회성연구단장을 시작으로 미국 브로드연구소의 정신의학자이자 신경생물학자인 스티븐 하이먼 박사, 에르빈 네어 막스프랑크 생물물리화학연구소 명예교수, 쥬디 일리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신경윤리학 교수, 에릭 네슬러 미국 마운트사이나이의대 교수, 조셉 타카하시 미국 텍사스사우스웨스턴의대 교수, 제롤드 천 미국 샌포드번햄의학연구소 교수 등의 강연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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