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1,2019

지역 현장 문제 해결사로 나선 ‘리빙랩’

점 조직 운영 방식 탈피하여 네트워크화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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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 조성되어 있는 ‘리빙랩(Living Lab)’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이는 행사인 ‘한국 리빙랩 네트워크 포럼’이 지난 19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최되었다.

리빙랩이란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주민과 전문가, 그리고 활동가들이 함께 참여하여 끊임없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민·산·학·연 간 협력의 장이자, 사회적 혁신 모델을 말한다.

지역별로 운영 중인 리빙랩을 네트워크화 시켜 범 국가적 난제들의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행사가 개최되었다 ⓒ 김준래/ScienceTimes

지역별로 운영 중인 리빙랩을 네트워크화 시켜 범 국가적 난제들의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행사가 개최되었다 ⓒ 김준래/ScienceTimes

‘지역 리빙랩 네트워크를 어떻게 활성화하고 연계해 나갈 것인가’라는 주제로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현재까지 진행되었던 지역별 리빙랩들의 추진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구축될 리빙랩들의 네트워킹을 통해 새로운 문제 해결 방식을 모색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점 조직 형태의 리빙랩을 네트워크화 시켜야 성공

국내에서는 다소 낯선 개념이었던 리빙랩은 지난 2013년에 접어들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을 보였다. 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전신인 미래창조과학부가 공모한 ‘사회문제 해결형 기술개발사업’을 STEPI가 수행하면서 리빙랩 개념을 본격적으로 소개한 것.

사업 추진 전만 하더라도 국가 R&D 사업은 기술만 개발한 채 중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STEPI는 과학기술이 실질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방안으로 리빙랩을 활용했고, 그 결과 이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포함한 여러 정부 부처가 사업 추진 시 리빙랩 방식을 반영하고 있다.

물론 해결해야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리빙랩은 서울의 서울시혁신센터를 시작으로 대전, 대구, 부산, 전남, 제주, 전북 등 주요 지역마다 거점센터들이 건립되어 있는데, 지역별 리빙랩이 거둔 성과들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리빙랩 도입의 주역으로 알려져 있는 성지은 STEPI 연구위원은 “리빙랩 개념이 국내에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다 보니 지역마다 동시다발적으로 리빙랩이 만들어지면서 점 조직으로 리빙랩 활동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다양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부산 리빙랩 운영 현황 ⓒ 부산 리빙랩

다양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부산 리빙랩 운영 현황 ⓒ 부산 리빙랩

성 위원은 “비슷한 시기에 규모나 수준도 유사한 상황에서 특성 없이 예산만 투입하여 리빙랩 사업을 진행하다가는 지역별 경쟁 체제로 갈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하며 “지역마다 고유한 리빙랩을 구축하는 것이 선결 과제이며, 이후 지역별 리빙랩을 연계시켜 범국가적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규모로 성장시키는 것이 국내 리빙랩의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성 위원의 생각은 최근 그리스에서 개최됐던 리빙랩 행사인 ‘Open Livinglab Days 2019’ 포럼을 다녀오고 나서 더욱 확고해졌다고 말했다. 지방에서 진행됐던 작은 실험이 전 세계를 움직이는 모습을 포럼 현장에서 목격하면서, 지역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리빙랩을 추진한다면, 그 지역이 전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는 점을 확신했다는 것이다.

성 위원은 전북의 경우를 예로 들며 “전북의 강점인 농업 분야는 아직까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성 위원은 “전 세계에 통할 수 있는 보편성과 확장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해 방향성을 정하고 단계적으로 진행한다면, 국내외에서 성과를 창출하는 것도 멀지 않았다”라고 전망했다.

첨단 기술사업부터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서비스까지 다양

지역별 추진 사례가 발표된 오후 행사에서는 참여자들이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 과정을 통해 선정한 다양한 리빙랩 사업들이 소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전북 리빙랩과 부산 리빙랩에서는 지역 농업과 수산업이 디지털 기술과 접목된 사업 소개에 발표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반면에 광주 리빙랩과 대구 리빙랩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사업인 ‘다문화 가정을 위한 친정엄마 서비스’와 ‘독거노인을 위한 상수도 원격 검침 서비스’를 선보였다.

전북 리빙랩이 추진 중인 농생명SW융합클러스터사업은 열악한 전북의 SW산업을 부흥시켜 국내 최대의 곡창지대이자 농생명산업의 선도지역인 전북에 새로운 신성장동력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시도하는 리빙랩 사업이다.

이를 위해 해당 클러스터사업은 전자부품연구원(KETI)이 주관하고 있다. 농업과 ICT 기술의 융복합을 통한 신시장 창출이 사업의 기본 목표다. 온도와 습도, 그리고 토양성분 등 생육환경을 측정하는 센서를 활용하는 스마트팜을 비롯하여 무인 농기계와 자동화된 축사관리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있다.

농업에 특화되어 있는 전북의 산업 구조는 디지털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 전북 리빙랩

농업에 특화되어 있는 전북의 산업 구조는 디지털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 전북 리빙랩

이어서 부산 리빙랩이 발표한 수산 리빙랩은 일종의 스마트 양식장 운영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수산 리빙랩 운영 기관인 부경대는 지역 수산 분야의 한계와 문제점을 발굴하고 IoT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을 더하여 첨단 양식장 관리 시스템과 설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 양식 및 양어장에 리빙랩 실증 공간도 마련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반면에 광주 리빙랩이 소개한 ‘다문화 가정을 위한 친정엄마 서비스’는 출산 다문화 가정에 친정엄마를 대신해 줄 출신국 산모도우미를 파견하는 서비스다.

광주 리빙랩 현황을 소개한 김영화 실장은 “산모도우미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다문화 가정 여성에게는 친정 국가의 산모도우미를 통해 신생아 건강관리 및 육아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산후 우울증 극복과 가족 간 문화 차이 극복 등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대구 리빙랩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들을 위해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다. 대구 리빙랩의 김희대 센터장은 “달성군에 거주하는 3700여 독거노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라고 언급하며 “국내 최초로 국제 표준의 IoT 전용망을 활용한 완전 무인 상수도 검침 서비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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