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0,2019

모든 혜성이 같은 곳에서 태어났을까?

14개 혜성 화학적 구성 성분 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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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의 모든 혜성은 한 장소에서 탄생하는 것일까? 아직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천문학자들은 10여 개 혜성이 같은 장소에서 태어났음을 발견하고, 모든 태양계 혜성이 같은 장소에서 왔을지 모른다고 발표했다.

버지니아 대학(University of Virginia)천문학자인 크리스천 아이스트럽(Christian Eistrup) 박사는 ‘원시행성 원반’의 화학적 구성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아이스트럽 박사는 이 모델을 가지고, 잘 알려진 14개 혜성에 적용했다. 놀랍게도 14개 모두 같은 패턴을 보였다. 출생지가 같았던 것이다.

이번 연구는 천문학 & 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 저널에 발표됐다.

태양계를 여행하는 혜성은 얼음, 먼지, 그리고 작은 바위 같은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 혜성은 어디에나 있고, 때로는 아주 멋진 궤도를 도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는 혜성이 지구를 강타하기도 했다.

아이스트럽 박사는 “혜성이 과연 하나의 집단인지, 아니면 다른 서브셋이 만들어질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고 말했다.

2007년 호주에서 찍은 혜성C/2006 P1  ⓒ 위키피디아

2007년 호주에서 찍은 혜성C/2006 P1 ⓒ 위키피디아

아이스트럽 박사는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Leiden University) 천문 연구팀에서 가스와 먼지로 구성된 ‘원시행성 원반’의 화학적 구성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원시행성 원반을 이해하면 별과 행성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으며 혜성과 혜성의 기원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

원시행성 원반의 화학적 분포도 분석

아이스트럽은 원시행성 원반에서 메탄, 이산화탄소 및 다른 분자의 분포가 어떻게 혜성의 화학 물질 구성에 영향을 미치는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실험했다.

가장 잘 일치하는 조건이 250℃도 안팎인 절대 온도 21~28 켈빈의 추운 곳으로,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분자들은 얼어붙는다. 이는 태양~지구 거리의 12배에서 30배에 이르는 지점에 형성된 띠와 일치한다.

연구팀은 그 화학 모델을 이미 공개된 혜성에 관한 데이터와 비교했다. 놀랍게도 14개의 혜성들 모두가 같은 패턴을 보였다. 그러나 14개의 혜성은 너무 적은 샘플이다. 아이스트럽 박사는 더 많은 혜성에 대한 자료를 찾고 있다.

혜성이 같은 곳에서 왔음에도 태양계를 여행하는 혜성은 서로 다른 궤도를 그린다. 혜성 중 일부 궤도는 거대한 행성인 목성에 의해 교란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태양계의 기원과 진화를 연구하는 천문학자들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혜성과 지구상의 생물학적 생명체는 서로 깊은 관계가 있다. 혜성의 탄생을 이해하는 것은 잠재적으로 지구에서의 생명의 탄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태양계 탄생에 대한 가장 유력한 가설은 태양계는 거대한 분자 구름의 한 부분의 중력 붕괴 후 46억 년 전에 형성됐다는 것이다.  붕괴하는 질량의 대부분은 태양을 형성하기 위해 모인 반면, 나머지 물질들은 새로 형성된 태양 주변을 돌면서 ‘원시행성 원반’이라는 구조를 만들었다.

원시행성 원반에서 나온 물질 중 일부는 합쳐져 행성을 형성한 반면, 나머지는 오늘날까지도 우리 태양계에 수많은 혜성으로 존재한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혜성은 젊은 태양계의 화학적 구성을 간직한 채 태양계를 여행하며 살아가고 있다.

전설적인 미국의 천문학자 프레드 로렌스 위플(Fred Lawrence Whipple)은 혜성을 ‘더러운 눈덩이’로 묘사했다. 이런 별명은 혜성 속에 있는 먼지와 바위, 얼음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일부 혜성들은 얼음보다 더 많은 먼지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시원한 흙덩어리’라고도 불릴 수 있다.

생명의 기원에 중요한 단서 제공

흥미롭게도 혜성은 또한 유기 화합물을 운반할 수 있다. 2009년에 NASA의 스타더스트(Stardust) 우주선에 의해 수집된 혜성 와일드 2(Wild 2) 샘플에서, 연구원들은 단백질 형성에 가장 간단하지만 결정적인 아미노산인 글리신을 발견했다. 생명체의 주요 빌딩 블록으로 간주되는 성분들도 ESA의 로제타(Rosetta) 우주선에 의해 혜성에서 발견되었다.

오늘날 우리 지구에는 생명체 형성에 관한 두 가지 주요 이론이 있다. 첫 번째 자연발생설(abiogenesis)은 지구에서 여러 가지 화학 반응을 통해 무생물로부터 생물학적 생명이 발생하여 지방, 당, 아미노산, 핵산(DNA)과 같은 핵심 유기 화학물질이 나타났다는 가설이다.

ESA가 발사한 로제타 우주망원경이 발견한 혜성 67P Churyumov–Gerasimenko i ⓒ 위키피디아

ESA가 발사한 로제타 우주망원경이 발견한 혜성 67P Churyumov–Gerasimenko i ⓒ 위키피디아

이 이론은 어떻게 이 최초의 유기 화학 물질들이 서로 상호작용하기 시작했는지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판스페리아(pansperia) 이론은 소행성이나 혜성을 통해 지구에 생명체가 전파됐다고 생각한다. 이 이론은 소행성이나 혜성이 미세한 생명체나 생명의 출발점이 되는 ‘빌딩 블록’(building block)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생명체가 지구에 퍼지기 시작했다고 판스페리아 이론은 주장한다.

지구는 수없이 혜성 및 소행성과 충돌했기 때문에 혜성이나 소행성이 ‘우주 택시’의 훌륭한 후보자가 될 수 있다. 물론 이 유기 화합물은 어디에서 왔는지 아직은 미스터리이다.

아이스트럽 박사는 “우리는 아직도 지구상의 생명체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모르지만, 혜성에서의 화학 작용은 유기 분자의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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