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3,2019

중성자별 충돌의 신비를 풀다

킬로노바서 생성된 금이 인근 은하로 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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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폭발 중의 하나인 중성자별 충돌을 최초로 확인한 것은 2017년이다. 하지만 그보다 일 년 앞서 발견한 또 다른 ‘감마선 폭발(Gamma-ray burst, GRB)’도 중성자별 충돌 때문에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다량의 금과 백금, 우라늄 등의 중금속이 생성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지난 8월 27일 ‘왕립 천문학회 월간 공지(MNRAS)’에 게재되었다.

2017년, 허블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NGC 4993 은하의 킬로노바. © NASA/ESA

2017년, 허블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NGC 4993 은하의 킬로노바. © NASA/ESA

GW170817, 최초로 확인된 중성자별 충돌

2017년 8월 17일, 천문학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대발견이 이루어졌다. 태양계로부터 약 1억 4000만 광년 떨어진 NGC 4993 은하에서 두 개의 중성자별이 충돌하는 모습을 관측한 것으로, 전자기파와 중력파를 동시에 검출한 최초의 천문학적 발견이었다. ‘GW170817’이라고 명명된 이 발견은 사이언스지가 선정한 ‘2017 올해의 혁신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중성자별끼리 충돌하면 ‘킬로노바(Kilonova)’라고 부르는 엄청난 폭발이 순간적으로 일어난다. 이런 규모의 폭발은 너무 강력해서 시공간을 흔들어 연못의 잔물결처럼 퍼지는 중력파를 방출하고, 동시에 수백 개의 행성에 해당하는 금과 백금이 생성되어 인근 은하로 퍼진다고 여겨졌다.

GW170817의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과학자들은 킬로노바가 중력파와 함께 다량의 중금속을 생성한다는 유력한 증거를 얻었다. 또한, 그때까지 있었던 킬로노바에 관한 가설들을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다.

최초 발견은 아닐 가능성 높아

GW170817을 처음 발견한 것은 ‘레이저 중력파 간섭계관측소’인 미국의 라이고(LIGO)와 유럽의 비르고(VIRGO)였다. 두 관측소는 동시에 새로운 중력파를 감지했고, 그로부터 2주일가량 전 세계의 여러 관측소에서 감마선부터 가시광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호를 포착할 수 있었다. 모든 관측 결과를 분석한 끝에 GW170817은 중성자별 충돌이 분명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전에도 중성자별 충돌로 여겨지는 발견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확실하게 입증하진 못해서 정확한 모델을 만들 수가 없었다. 일례로 2015년에 발견한 ‘GRB 150101B’는 초신성이나 킬로노바, 블랙홀 등에서 발생하는 감마선 폭발의 일종으로, 중성자별 충돌이 아닐까 의심됐다. GW170817 발견 이후에는 두 모델의 유사성이 확인되어 그러한 가설을 한층 더 뒷받침하고 있다.

2016년, 약 20억 광년 떨어진 나선 은하의 외곽에서 발견된 GRB 160821B는 두 개의 중성자별 충돌에서 발생한 킬로노바로 확인됐다. © NASA/ESA/STSCI

2016년, 약 20억 광년 떨어진 나선 은하의 외곽에서 발견된 GRB 160821B는 두 개의 중성자별 충돌에서 발생한 킬로노바로 확인됐다. © NASA/ESA/STSCI

2016년 감마선 폭발이 킬로노바로 확인돼

과학자들은 GW170817 관측에서 정립한 킬로노바 모델을 활용해서 과거의 유사 사례를 재확인하고 있다. 새로운 연구를 위해 국제 연구팀은 2016년 8월 21일에 관측된 감마선 폭발인 ‘GRB 160821B’의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GW170817 폭발과 거의 같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킬로노바는 우주에서 비교적 흔하게 일어나는 사건이라는 방증이 된다.

연구에 참여한 메릴랜드 대학의 엘레오노라 트로자(Eleonora Troja) 박사는 “두 사건은 거의 완벽하게 일치한다. 양쪽에서 관측된 적외선 데이터는 유사한 휘도와 정확히 동일한 시간 척도를 가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킬로노바 초기 단계의 미스터리를 풀어

GW170817은 최초 중력파가 검출된 지 12시간이 지나서야 관측 자료가 수집되었다. 킬로노바가 발생한 초기에 누락된 부분이 있는 것이다. 반면에 GRB 160821B의 경우에는 우연하게도 충돌이 시작된 순간부터 관측할 수 있었고, 폭발 뒤에 남은 별의 잔해를 발견했다. 이는 2017년 LIGO 데이터에서 볼 수 없었던 부분이다.

트로자 박사는 “2016년 GRB 160821B 관측에서 수집된 자료에는 GW170817의 관측만큼 자세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지는 않다. 하지만 GW170817 사건 기록에서 빠진 폭발 직후 몇 시간 범위의 정보가 있어서 킬로노바 초기 단계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준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연구자인 메릴랜드 대학의 제프리 라이언(Geoffrey Ryan) 박사는 “두 개의 중성자별이 충돌하면서 블랙홀로 붕괴하고 남은 잔해는 매우 강력한 자력을 띈 중성자별이 되었을 것이다. 이론에 따르면 새로운 중성자별이 킬로노바에서 발생하는 중금속의 생성을 늦추거나 중단시켰어야 하기 때문에 매우 흥미롭다”라면서 2016년 관측에서는 충돌 순간에 많은 양의 중금속이 생성되었음을 뜻하는 적외선 신호를 발견했다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새로 생성된 초자력 중성자별의 영향으로부터 어떻게든 많은 중금속이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우주에서 가장 거대한 물체들의 충돌로 황금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것을 알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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