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17,2019

걷기와 뛰기 보조용 ‘입는 로봇’ 개발

환자 재활 훈련, 군인·소방관 특수작업에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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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와 달리기를 모두 보조할 수 있는 ‘입는 로봇’이 세계 처음으로 개발됐다.

미국 하버드대 소속 뷔즈 연구소(Wyss Institute for Biologically Inspired Engineering) 연구팀은 일상생활에서 입는 옷과 같은 의복형의 소프트 웨어러블(wearable) 로봇 개념을 새롭게 도입해 옷감을 이용한 편안한 ‘입는 로봇’을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에는 특히 한인 과학자인 중앙대 기계공학과 이기욱 교수와  하버드대 공학·응용과학부(SEAS) 대학원 김진수 연구원이 나란히 논문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이기욱 교수는 연구를 이끈 하버드대 코너 월쉬(Conor Walsh) 교수실의 박사후 연구원으로 재직할 당시 이 연구작업을 주도적으로 수행했다.

1.걸을 때 보행자의 무게 중심은 올라갔다 되돌아오는 시계 추처럼 움직인다. 무게 중심은 무릎이 상대적으로 곧바로 선 중간 스탠스에서 가장 높이 위치해 있다.  Credit: Wyss Institute at Harvard University

걸을 때 보행자의 무게 중심은 올라갔다 되돌아오는 시계 추처럼 움직인다. 무게 중심은 무릎이 상대적으로 곧바로 선 중간 스탠스에서 가장 높이 위치해 있다. ⓒ Wyss Institute at Harvard University

엑소수트, 무게 6kg 부담 덜어

이번에 개발된 입는 로봇은 경량의 특수복(exosuit)으로, 허리와 허벅지에 착용하는 섬유 부품과 등 뒤 아래에 부착하는 구동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이 시스템은 걷기와 뛰기 사이의 전환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하며, 걷기와 달리기를 할 때 착용자의 에너지 사용량을 각각 9.3%와 4.0% 가량 절감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무게로 따지면 약 6kg 정도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효과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16일자에 ‘보행 및 주행 시 에너지 사용량 절감이 가능한 엑소수트’(Reducing the metabolic rate of walking and running with a versatile, portable exosuit)”란 제목으로 발표됐다. (관련 동영상)

2.달릴 때의 무게 중심은 스프링 질량계처럼 움직인다. 엉덩이와 무릎, 발목이 모두 풀어진 중간 스탠스에서 가장 낮다.  Credit: Wyss Institute at Harvard University

달릴 때의 무게 중심은 스프링 질량계처럼 움직인다. 엉덩이와 무릎, 발목이 모두 풀어진 중간 스탠스에서 무게 중심이 가장 낮다. ⓒ Wyss Institute at Harvard University

휴대용 경량의 획기적인 웨어러블 로봇

사람은 한가롭게 걷거나 혹은 전력으로 질주할 때 걸음걸이 속도를 폭넓게 조절할 수 있다. 우리는 통상 주어진 속도에서 가장 적은 양의 에너지를 소모할 수 있는 걸음걸이를 선택한다.

예를 들면 저속 보행 시 대사율은 저속 조깅 때보다 낮다. 반대로 고속에서는 뛸 때의 대사율이 빨리 걸을 때보다 낮다.

지금까지 이런 인간의 걸음걸이를 모방해 재활 등 여러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고안된 휴대용 로봇들은 대부분 걷기만 가능했다. 걷기와 뛰기의 생체역학이 근본적으로 달라 이를 동시에 구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존에 개발되어온 로봇은 단단하고 무거워 착용자의 자연스러운 동작을 방해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3.기기에 장착된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반전된 시계추와 스프링 질량 행동 사이의 변화를 감지해 보조력을 조절한다.  Credit: Wyss Institute at Harvard University

기기에 장착된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반전된 시계추와 스프링 질량 행동 사이의 변화를 감지해 보조력을 조절한다. ⓒ Wyss Institute at Harvard University

걷기와 달리기 모두에 적용할 있는 알고리즘 개발

이기욱 교수는 “2017년 하버드대 연구팀과 함께 걷기와 달리기를 할 때 로봇이 착용자에게 인가해 줘야 하는 보조력의 형태는 서로 달라야 한다는 사실을 규명해 ‘사이언스 로보틱스’지에 발표한 바 있다”고 말하고, “웨어러블 로봇은 착용자가 지금 걷고 있는지 달리고 있는지를 파악해 이에 맞는 보조력 형태를 인가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사람이 걷고 달릴 때 몸의 무게중심 움직임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했다. 그리고 복부에 부착된 관성측정센서(IMU)를 활용해 걷기와 달리기를 실시간으로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도입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착용자의 동작을 스스로 분석해 이에 맞는 보조력을 인가해주는 로봇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4.걸음을 걸을 때마다 케이블 구동력이 엉덩이 근육의 생물학적 기능과 조화를 이뤄 작동한다.  Credit: Wyss Institute at Harvard University

걸음을 걸을 때마다 케이블 구동력이 엉덩이 근육의 생물학적 기능과 조화를 이뤄 작동한다. ⓒ Wyss Institute at Harvard University

연구를 이끈 월쉬 교수는 “이번 연구는 휴대용 입는 로봇이 단순한 한 가지 이상의 활동을 보조함으로써 우리 생활 여러 부문에서 이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환자 재활과 군인, 소방관 작업보조에 활용 가능

이 장치의 무게는 모두 5㎏으로 무게의 90% 이상이 몸의 무게 중심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논문 공동 제1저자인 월쉬 교수팀의 김진수 연구원은 “이 무게 중심 접근법은 유연한 의복 인터페이스와 결합해 에너지 부담과 착용자의 운동 제한을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실험 조사 결과 엑소수트는 서로 다른 주행 속도 범위에서는 물론 평지와 경사진 길의 보행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를 감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Credit: Wyss Institute at Harvard University

실험 조사 결과 엑소수트는 서로 다른 주행 속도 범위에서는 물론 평지와 경사진 길의 보행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를 감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Wyss Institute at Harvard University

김 연구원은 “이는 걷기에도 중요하지만 사지가 앞뒤로 더 빨리 움직이는 달리기에는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후속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있는 연구팀은 기기의 무게 절감과 보조력의 개별화 및 사용 편의성 향상 등을 포함해 이 기술의 모든 측면을 최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웨어러블 로봇은 노약자의 일상생활 보조, 환자의 재활훈련 보조, 군인 및 소방관과 같은 특수 임무직의 효율적인 작업을 위한 보조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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