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17,2019

프로펠러와 스크루의 기원은?

과학기술 넘나들기(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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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과 같은 여름철의 무더위를 식혀주는 선풍기를 비롯해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종류의 프로펠러를 접할 수 있다. 주로 항공기나 선박 또는 각종 기계장치 등에 추력을 부여하는 중요한 장치가 바로 프로펠러(Propeller)이다. 오늘날 너무 흔하게 쓰이다 보니 문명의 이기로서 언제부터 어떠한 용도로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하였는지, 그 원리는 무엇인지 간과하기 쉬울 수도 있다.

선풍기나 비행기의 프로펠러뿐 아니라, 수중에서 배를 움직이는 동력을 제공하는 스크루 역시 프로펠러의 일종이다. 옛날의 범선이나 노를 젓는 배가 아닌 이상, 오늘날 크고 작은 대부분의 선박에 장착되는 추력 장치는 스크루 프로펠러(Screw propeller)라고도 불린다.

프로펠러를 사람이나 가축의 힘으로 돌리는 것은 적잘하지 않으므로 프로펠러는 근대적인 동력 기관, 즉 증기기관의 등장과 함께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비행기보다는 동력 기선인 증기선이 먼저 발명되어 실용화되었으므로, 프로펠러 역시 선박의 스크루로서 먼저 사용되기에 이르렀다.

외륜선 방식인 풀턴의 증기선 클러먼트호 ⓒ 위키미디어

외륜선 방식인 풀턴의 증기선 클러먼트호 ⓒ 위키미디어

그러나 증기선에서 처음부터 스크루 방식이 채용되었던 것은 아니다. 1807년에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풀턴(Robert Fulton, 1765~1815)의 클러먼트(Clermont)호를 비롯해서, 초기의 증기선은 대부분 외륜선(外輪船)이었다. 즉 배의 양쪽 또는 뒤편에 장착된 커다란 물레방아 같은 바퀴를 증기기관의 힘으로 돌려서 추력을 얻는 방식이었다.

풀턴보다 앞서서 증기선을 발명했던 선구자 중의 하나인 피치(John Fitch, 1743~1798)가 세계 최초로 스크루 프로펠러 증기선 개발에 성공했다고도 하나, 피치의 증기선 사업은 성공하지 못하고 그의 비극적인 자살과 함께 막을 내렸기에 스크루 증기선의 실용화는 외륜선 방식보다 늦어지게 되었다.

외륜선 방식의 증기선은 강이나 해안의 가까운 거리를 운행하는 데에는 나름 이점이 있었지만, 먼바다를 항해하는 데에는 그다지 적절하지 않았다. 즉 커다란 바퀴를 배의 바깥에 부착하였기 때문에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있었고, 배의 속도를 높이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스크루 증기선이 본격화된 이후로 외륜선은 차츰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영국의 조선기술자 브루넬(Isambard Kingdom Brunel, 1806~1859)이 건조한 스크루 방식의 철제 증기선 그레이트브리튼(Great Britain)호가 1845년에 최초로 대서양을 횡단하는 데에 성공하였다.

대서양을 최초로 횡단한 스크루 방식의 증기선 그레이트 브리튼호 ⓒ Hugh Llewelyn

대서양을 최초로 횡단한 스크루 방식의 증기선 그레이트 브리튼호 ⓒ Hugh Llewelyn

선박에 추진력을 제공하는 스크루는 바로 고대 그리스의 과학자 아르키메데스(Archimedes, B. C. 287~212 추정)의 수차(水車)로부터 기원한 것이다. 나선형으로 감긴 원형 관의 형태로 오늘날까지도 물을 퍼내는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이 놀라운 도구는 아르키메데스의 스크루 펌프(Screw pump)라고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아르키메데스가 처음 발명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아르키메데스가 젊은 시절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공부할 당시에 고안했다는 설이 있기는 하지만,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바빌론 등지에서 물을 퍼올리는 데에 사용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아무튼 아르키메데스의 스크루 일부를 잘라서 만든 것이 바로 초기의 선박용 스크루라고 볼 수 있다.

오늘날까지도 사용되는 아르키메데스의 스크루 펌프 ⓒ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오늘날까지도 사용되는 아르키메데스의 스크루 펌프 ⓒ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비행기 역시 오늘날까지도 프로펠러가 많이 쓰이는 문명의 이기 중 하나이다. 물론 훨씬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제트엔진이 발명된 이후부터는, 대형 여객기나 전투기 등에 프로펠러 엔진을 장착한 비행기가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소형 여객기나 레저용 경비행기, 또는 군용 수송기 등에 여전히 프로펠러 비행기가 많이 있으며, 헬리콥터의 로터(Rotor) 또한 당연히 프로펠러의 일종이다.

비행기보다 먼저 선보인 공중 교통기관인 비행선 역시 프로펠러를 달고 있었다. 열 또는 수소 기체의 힘으로 공중에 뜨는 기구(氣球)는 18세기에 발명되었는데, 앙리 지파르(Henri Giffard, 1825~1882)는 기구에 증기기관을 장착하는 비행선을 만들어 선보였다. 지파르의 비행선은 증기기관으로 프로펠러를 천천히 돌려서 움직이지만, 전진하지 않더라도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고 떠 있을 수 있다는 데에서 비행기와 다르다.

비행기용 프로펠러를 처음 고안한 사람은 알퐁스 페노(Alphonse Pénaud, 1850~1880)라는 프랑스의 공학자이다. 그는 1871년에 고무줄로 프로펠러를 돌려서 발생하는 추진력으로 비행하는 작은 모형 비행기인 프라노포(Planophore)를 개발하여 시험비행에도 성공하였다. 그는 비록 사람이 타고 날 수 있는 프로펠러 비행기의 실용화에는 성공하지 못하고 죽었지만, 라이트 형제의 세계 최초 비행기인 플라이어호 역시 가솔린엔진의 프로펠러에 의해 작동하는 비행기였다.

여전히 사용되는 프로펠러 방식 비행기 ⓒ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여전히 사용되는 프로펠러 방식 비행기 ⓒ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비행기의 프로펠러는 충분한 추력을 얻기 위해서, 프로펠러의 날개 즉 블레이드(Blade)의 단면이 유선형으로 되어 있다. 비행기의 양쪽 날개 역시 단면이 유선형으로 되어 있어서, 베르누이 효과에 의해 양력을 얻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베르누이의 정리(Bernoulli’s theorem)에 따라서 공기의 속도가 빨라지면 압력이 낮아지고 속도가 느려지면 압력이 높아지므로, 유선형 단면에 의해 양쪽 공기의 흐름 속도를 달리해서 압력이 낮아지는 쪽으로 힘을 받는다. 헬리콥터의 로터 역시 유선형의 단면으로서 회전에 의해 충분한 양력을 얻어서 공중에 뜰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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