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1,2019

염색체 이상 암세포, 과도한 단백질 농축이 아킬레스건

미 존스 홉킨스대 연구진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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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염색체는 23쌍 46개가 정상이다.

염색체가 정상보다 많거나 적어 정확한 배수(倍數)를 이루지 못하는 것을, 정 배수체(euploid)의 반대 개념으로 이수성(異數性·aneuploid) 염색체라고 한다. 이수성 염색체가 있으면 사람은, 태아 단계에서 생명을 잃거나 출생 후 유전적 장애를 일으킨다. 여러 유형의 암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런데 염색체가 정상보다 많은 암세포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일종의 ‘아킬레스건’을 미국 존스 홉킨스대 과학자들이 5년의 연구 끝에 발견했다. 세포 내 단백질 농도가 과도히 높아져 세포가 팽창하는 ‘단백질 과잉’이 잠정적 약점으로 지목됐다.

존스 홉킨스대 의대의 리 룽 세포생물학·종양학 석좌교수 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저널 ‘네이처(Nature)’ 최근호에 발표했다.

22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된 연구개요를 보면, 세포의 염색체가 정상보다 많으면 그만큼 유전자 수가 늘어나고 단백질 생성량도 비정상적으로 증가한다. 이런 초과 단백질로 인해 세포의 성장 능력이 정상 수준을 넘어서면 때때로 암 종양으로 발달한다고 한다.

또한 단백질 생산의 균형이 깨지면 세포 안에 떠도는 단백질이 지나치게 많아져, 세포 내 단백질 농도가 세포 밖보다 높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세포가 수분 흡수량을 늘려 생기는 게 저 삼투성 스트레스(hypo-osmotic stress) 현상이다.

리 교수팀이 실험 대상으로 선택한 건 16개의 염색체를 가진 효모균이다.

술, 된장, 간장, 빵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효모균은, 균사체로 전환하는 일부만 제외하고 항상 단세포형을 유지한다.

이수성 염색체를 가진 효모균 세포 수천 개를 대상으로 유전자 발현 도를 관찰해 공통으로 나타나는 유전자 변화를 찾았다. 그 결과 이런 효모균 유전체의 약 4%에서 유전자 발현의 변이가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스탠퍼드대의 데이터베이스 정보와 비교해, 이수성 염색체를 가진 효모균과 저 삼투성 스트레스를 받는 정상 효모균이 세포 팽창 등 유전자 발현의 특징을 공유한다는 걸 알아냈다. 이 데이터베이스에는, 다른 스트레스 환경에서 생기는 효모균의 유전자 발현 변화에 관한 정보가 담겨 있다.

연구팀은 또한 효모균의 유전체에서, 영양분 흡수 능력을 제어하는 ART1·Rsp5 두 단백질이 관련된 분자 경로를 발견했다.

이수성 염색체를 가진 효모균에서 이들 단백질을 비활성 상태로 돌리면, 세포 안에 적정 수준의 영양분을 유지하지 못하고 성장 능력도 떨어졌다. 이수성 염색체를 가진 세포의 약점을 이용해 세포의 영양분 흡수를 적절히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인간도 이와 상응하는 분자 경로를 갖고 있으며, 여기에는 아레스틴과 Nedd4 두 단백질이 관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리 교수는 “염색체 이수성은 암세포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라면서 “이런 암세포의 공통 취약점을 공략하는 분자 경로를 표적으로 삼으면 새로운 치료법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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