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22,2019

‘은하계 중심의 막대 구조’ 밝혀

유럽 연구팀, 새로운 3차원 은하계 지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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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유럽우주국(ESA)은 ‘가이아(Gaia)’ 위성이 관측한 수많은 항성의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은하계 중심 막대(Galactic bar)’의 3차원 구조를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우리 은하가 막대나선은하라는 사실은 알려졌어도 자세한 입체 구조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이아 위성 관측 데이터와 지상 및 우주망원경 데이터를 결합해서 만든 은하계 이미지. 태양계에서 멀어질수록 관측한 별의 밀도가 작아져서 어둡게 보이지만, 상단에 뚜렷한 은하 막대 구조가 보인다. © ESA

가이아 위성 관측 데이터와 지상 및 우주망원경 데이터를 결합해서 만든 은하계 이미지. 태양계에서 멀어질수록 관측한 별의 밀도가 작아져서 어둡게 보이지만, 상단에 뚜렷한 은하 막대 구조가 보인다. © ESA

1940년대부터 전파천문학이 발전함에 따라 천문학자들은 전파의 각 파장대 특성을 이용해서 은하계 물질 분포를 확인할 수 있었고, 우리 은하계는 4개의 나선팔을 가진 나선은하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서 은하계가 막대나선은하일지 모른다는 추측이 나왔다. 다른 은하들을 관측해보니 약 3분의 2에 이르는 은하가 막대나선은하라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설은 인류가 은하계 밖으로 나가지 않고서는 내부 구조를 직접 볼 수 없으므로 한동안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2005년이 되어서야 미항공우주국(NASA)의 ‘스피처(Spitzer)’ 적외선 우주망원경이 관측한 결과를 바탕으로 은하계 중심부에 막대 구조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때부터 우리 은하계는 막대나선은하 형태인 것이 정설로 굳어졌다.

다만, 지금까지는 별과 가스의 움직임, 또는 적외선 관측으로 항성의 숫자를 간접 확인한 것이 전부였다.

(上) 기존 은하계 상상도, (下) 새로운 3차원 은하계 지도를 오버랩시킨 모습 © ESA

(上) 기존 은하계 상상도, (下) 새로운 3차원 은하계 지도를 오버랩시킨 모습 © ESA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의 프리드리히 앤더스(Friedrich Anders) 박사가 이끄는 유럽 천문학팀은 약 1억 5000만 개 항성의 위치를 측정해서 새로운 3차원 은하계 지도를 작성했다. 앞서 ‘가이아 스피어(Gaia Sphere)’라는 3차원 은하계 지도가 나왔지만, 은하계 중심부까지 포함하진 못했다.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인 포츠담 천체물리학 연구소 크리스티나 치아피니(Cristina Chiappini) 박사는 “두 번째 가이아 데이터를 활용한 가이아 스피어는 태양계로부터 약 6500광년 반경을 측정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그 범위를 3~4배 확장하여 은하계 중심부에 도달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안나 퀘이로즈(Anna Queiroz) 연구원과 협력자들이 공동 개발한 ‘스타호스(StarHorse)’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가이아 데이터와 다른 지상 및 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한 가시광선이나 적외선 데이터를 결합했다. 이것으로 항성들의 표면 온도 및 사멸, 별까지 거리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원래의 가이아 데이터만으로 가능한 것보다 훨씬 더 먼 거리의 별 분포를 측정한 것이다.

그 결과, 우리 은하의 중심 부분까지 범위를 넓혀서 막대 모양으로 분포하는 별들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앤더스 박사는 “은하계 내부에 다른 막대나선은하처럼 막대가 있다는 것은 이미 입증되었지만, 간접적으로 관측한 징후뿐이었다. 이번에는 최초로 3차원 구조의 은하계 막대를 볼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은하수를 맵핑하는 가이아 관측 위성 © ESA/ESO

은하수를 맵핑하는 가이아 관측 위성 © ESA/ESO

허블 우주망원경은 천체의 모습을 직접 관측했고, 케플러 위성은 수천 개의 외계 행성을 발견해서 주목받았다. 반면에 가이아 관측 위성은 대중적으로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천문학 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다.

2013년 발사된 가이아 위성은 별의 시차와 도플러 효과를 이용해서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2016년에 첫 데이터(DR1)를 공개했고, 2018년 공개된 두 번째 데이터(DR2)는 약 17억 개의 천체 자료를 담고 있다. ESA는 2022년까지 가이아를 통해서 은하계와 은하계 밖 천체 수십억 개의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천체의 거리와 위치, 색상과 표면 온도가 포함된다.

이번 연구는 태양계에서 2만 5000광년 이상 떨어진 은하계 중심 일부까지 측정했고, 은하계 절반가량의 입체 지도를 그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은하계 중심부를 모두 포함한 전체 은하계 지도를 작성하려면 더 많은 관측 데이터가 필요하다.

치아피니 박사는 “우리는 궁극적으로 은하계 고고학에 관심이 있다. 은하수가 어떻게 형성되고 진화되었는지 재구성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각 구성 요소의 역사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앤더스 연구팀은 2021년 공개 예정인 세 번째 가이아 데이터(DR3)를 비롯한 지상 거대 망원경들의 여러 추가 관측 데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가 모두 모이면 우리 은하가 어떻게 형성되고 진화했는지에 대한 결정적인 정보가 얻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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