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0,2019

지구 대멸종은 언제 일어날까?

과학서평 / 대멸종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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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지구는 서서히 조여 오는 불길한 긴장감에 휩싸여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를 장식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과 기후온난화 그리고 해양의 산성화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저 현실성 없는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지구에서 발생했던 5번의 대멸종을 들여다본 과학자들이 느끼는 우려와 공포감 그리고 책임감은 매우 무겁다.

‘5번의 대멸종’을 다룬 ‘대멸종 연대기’(The Ends of the World)는 지구의 역사를 통해 인류의 미래를 보게 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같다.

지금까지 5번 대멸종 발생

대멸종은 지구에 사는 동물이 갑작스럽게 거의 모두 사라지는 사건을 말한다. 작은 규모의 소행성 충돌이나 화산 폭발 등도 여러 번 발생했지만, 대멸종은 지구의 동물 절반 이상이 약 100만 년 이내에 멸종하는 사건으로 정의된다. 물론 실제로는 100만 년 보다 훨씬 빠른 시간 안에 결판이 났다.

첫 번째는 오르도비스기 말 약 4억 4500만 년 전에 발생했다. 빙하기가 닥치고 화산이 폭발하면서 86% 종이 멸종했다.

데본기 후기 약 3억 7000만 년 전 대멸종은 빙하기가 닥치고 소행성이 충돌하면서 75%의 종이 멸종했다.

역사상 가장 참혹한 대멸종으로 과학자들은 페름기 말 대멸종을 꼽는다. 무려 96%의 종이 사라졌다. 무시무시한 대멸종의 원인은 불길하게도 지구온난화이다.  페름기 말 대멸종은 지구온난화 뿐 아니라 운석 충돌과 화산 폭발이 동시에 일어나 재앙의 규모를 키웠다.

피터 브래넌 지음, 김미선 옮김 / 흐름출판 값 22,000원

피터 브래넌 지음, 김미선 옮김 / 흐름출판 값 22,000원

트라이아스기 말 약 2억 100만 년 전에 발생한 4번째 대멸종은 80%를 휩쓸었는데 대규모 화산 폭발과 토지 사막화가 원인이다. 멸종의 규모에서 가장 참혹한 것은 아니지만, 원인이나 피해의 내용 때문에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백악기 말 약 6600만 년 전에 발생한 공룡 멸종 사건이다. 운석이 충돌하면서 대규모 화산 폭발이 일어났다.

이 마지막 5번째 대멸종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공룡을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때 충돌한 운석의 자국이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생생하게 남아있기 때문에 더욱더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있다.

이런 대멸종의 기억은 지금 지구를 덮고 있는 인류에 대한 엄청난 압박과 심리적인 공포감을 가져다준다. 지나간 대멸종을 가져온 원인을 나열하면 운석 충돌, 화산 폭발, 빙하기 등이 가장 빈번하게 나타났고 토지 사막화, 지구온난화도 한 번씩 원인으로 꼽혔다.

‘대멸종 연대기’를 쓴 피터 브래넌(Peter Brannen)은 대멸종의 숨겨진 공통 요소를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탄소이다. 공기 중의 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하늘이 뜨거워지면서 너무나 불길한 연쇄살인의 방아쇠가 당겨진다고 보는 것이다.

페름기 말 대멸종과 연결된 재앙으로 나타난 흔적이 ‘시베리아 트랩’(Siberia Trap)이다. 시베리아와 러시아 전역에 걸쳐 있는 화산암 지대이다.

그 넓은 러시아 땅에서 얼마나 많은 화산이 폭발했는지 러시아 곳곳을 4km 두께의 암석으로 뒤덮었으며, 미국마저도 0.8km 두께의 녹은 암석으로 덮었을 정도이다.

이 어마 무지한 화산 폭발은 고생대 동안 수억 년에 걸쳐 형성된 석탄, 석유, 가스를 뚫고 나오면서 엄청난 탄소를 공기 중으로 배출했다. 현재 지구에 있는 모든 화석연료를 다 태우면 5000기가 톤의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구온난화가 예고하는 대참사의 기억

페름기의 화산 폭발로 배출된 탄소는 1만 기가 톤에서 4만 8000 기가 톤으로 추정될 정도이니, 대멸종은 바로 이 공기 중 탄소 농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대기 중에 탄소가 늘어나면 지구는 급속히 더워진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탄소는 바닷물의 산성도를 높인다. 산성화된 바닷물은 산호 플랑크톤 조개 굴같이 껍데기가 있는 생물체에게 치명적이다.

벌써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후 바닷물 산성도는 30%나 높아졌다. 지구온난화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별처럼 쏟아진다’고 피터 브래넌은 주장한다.

해양 산성화는 가장 중요한 ‘동물살해수단’이라고 저자는 스탠퍼드 대학교 고생물학자인 조나선 페인의 입을 빌려 전하고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은 빙하시대 동안 200 ppm에서 280 ppm을 진동했다. 환경운동가 빌 맥키번이 개설한 웹사이트 350.org는 350 ppm을 넘어가면 위험하다고 경고하지만, 2013년 400 ppm을 넘은 뒤 계속 높아져 금년 5월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는 415.26 ppm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과학자들은 페름기 말 대멸종 시절 이산화탄소 농도를 8000 ppm으로 본다.

대멸종의 당혹스러운 조짐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은 이 5번에 걸친 대멸종이 발생할 때마다 지구는 더욱더 새로운 고급스럽게 발전했다는 점이다. 대멸종을 거치면서 동물들의 모습은 세련되게 달라지고, 포유류가 나타났으며, 그리고 마침내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탄생했다.

대멸종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해석한다면, 대멸종은 지구가 발전하는 창조적인 파괴였던 셈이다. 과연 6번째 대멸종은 나타날까? 나타난다면 언제이며, 인간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저자는 2011년 발표된 ‘지구의 여섯번째 대멸종은 이미 도착했을까?’ 라는 논문의 결론을 소개한다.  앞으로 수백 년에서 수천 년 동안 환경파괴를 계속한 다음에야 5대 대멸종 수준의 재앙이 닥칠 것이다. 지질학적으로 보면 순간이지만, 인간들이 생각하기는 약간 먼 거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어느 누구도 안 온다고 하지 않는다. 게다가 지구라는 생태 시스템의 붕괴는 비선형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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