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16,2019

공공미술로 진화하는 오토마타

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인쇄하기 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스크랩
FacebookTwitter

공공미술의 개념    

공공미술(公共美術, Public Art)은 1967년 존 윌렛(John Willett)의 저서 ‘도시 속의 미술(Art in a City)’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로 ‘사적인 경험 혹은 취향의 대상’으로서의 미술과 달리 공공의 이익을 위해, 공공의 장소에 설치·전시되는 조각이나 벽화 등과 같은 미술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공공미술의 한 갈래로서 건축물 미술작품이라는 제도가 있는데, 이는 연면적 1만 제곱미터 이상의 건축물은 건축 비용의 일정 비율(1% 이하의 범위)에 해당하는 금액을 회화, 조각, 공예 등 미술작품 설치에 사용해야 한다는 문화예술진흥법 및 각 지자체별 조례에 근거를 두고 있다.

또한 특정 장소에 영구적으로 설치하는 기존 공공 조형물에 대한 대안적인 성격으로 작가 수잔 레이시(Suzanne Lacy)는 자신의 저서 ‘새 장르 공공미술: 지형 그리기(Mapping the Terrain: New Genre Public Art, 1995)’를 통해 공공미술은 폭넓고 다양한 관객과 함께, 그들의 삶과 직접 관계가 있는 쟁점에 관하여 대화하고 소통하기 위하여 전통적 또는 비전통적인 매체를 사용하는 모든 시각예술이자 ‘사회적 개입’이라고 정의하면서, ‘새 장르 공공미술(New Genre Public Art)’이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다.

즉, 전통적 공공미술이 공공의 개념을 장소와 관련시켜 작품을 만들고 설치하는 데 반해, ‘새로운 공공미술’은 이를 물리적 장소로만 보지 않고, 사회적·문화적·정치적 소통의 공간으로 파악하며, 그런 의미에서 지역공동체 및 주민들의 직접적 참여(participation)와 개입(intervention)을 강조한다.

경기도 미술관 공공미술 전시 포스터  Ⓒ 경기도 미술관

경기도 미술관 공공미술 전시 포스터 Ⓒ 경기도 미술관

최근 경기도 미술관은 동두천시, 시흥시, 파주시, 평택시, 화성시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현대미술 장르를 활용하여 20여 명의 작가와 지역 주민들이 4년 동안 함께 진행했던 ‘새 장르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한데 모은 ‘GMoMA 공공미술 2015~2018: 함께 할래’展을 개최한 바 있다.

공공미술과 오토마타의 만남

지난 2016년 수원문화재단은 ‘새로운 공공미술’의 맥락에서 수원천 공공예술 2.0 사업의 일환으로, 330여 명의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한 대규모의 ‘정조대왕 능행차 오토마타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정조대왕 능행차 오토마타 프로젝트  Ⓒ 수원문화재단

정조대왕 능행차 오토마타 프로젝트 Ⓒ 수원문화재단

정조대왕 능행차(陵行次)는 조선의 제22대 왕인 정조(正祖, 1752~1800)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기념하기 위해 을묘년(1795년)에 진행한 대규모 행차를 말한다. 당시 창덕궁에서 출발한 능행차에는 6000여 명의 수행 신하와 788필의 말이 동원됐으며, 8일간의 긴 여정을 거쳐 화성(華城, 지금의 수원)에 도착했다.

이 행차는 조선시대 기록문화의 백미(白眉)라고 할 수 있는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에 글과 그림으로 자세하게 남겨져 있으며, 단원 김홍도의 지휘 아래 그려진 ‘정조대왕 화성능행 반차도(班次圖)’에는 약 1800여 명이 그려져 있다. ‘반차도’는 한영우 서울대 명예교수에 의해 채색본으로 출간된 바 있다.

정조대왕 능행차 오토마타 프로젝트 / Ⓒ 수원문화재단

정조대왕 능행차 오토마타 프로젝트 Ⓒ 수원문화재단

정조대왕 능행차 오토마타 프로젝트 Ⓒ 수원문화재단

수원문화재단의 ‘정조대왕 능행차 오토마타 프로젝트’는 2016년 5월 330여 명의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230여 점의 윌리긱(Whirligig, 바람으로 작동) 오토마타 작품으로 제작되었으며, 그해 9월 수원화성문화제 기간 중 수원천에 야외 설치된 우리 전통문화유산과 과학융합예술, 오토마타가 만난 초유(初有)의 대규모 공공미술 프로젝트이다. <관련 동영상>

최근 들어 국내에서 창작·전시·교육 등 오토마타의 활동 영역이 국립 및 지자체 과학관, 국공립·시립·지자체 미술관 및 도서관 등 다양한 공공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과학과 예술을 이분법적으로 분리하지 않고, 양자 간의 통합을 통한 과학융합예술 오토마타로서 인간 경험의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도정에서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 전승일 오토마타 공작소 대표감독다른 기사 보기
  • 저작권자 2019.07.09 ⓒ ScienceTimes

의견달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