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22,2019

로봇 영화, ‘인간 넘어선 미래’를 보다

SF 주제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최

FacebookTwitter

아시아 최대, 최고의 장르 영화제로 꼽히는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Bucheon 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가 지난달 27일 개막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장편 168편과 단편 118편 등 49개국 286편의 흥미로운 장르 영화들이 공개되었다.

오는 7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영화제의 메인 콘셉트는 SF 장르다. 이에 미래, 로봇, 우주 등 다양한 SF영화(Science fiction film)들이 선보이고 있다. 또한 ‘인간을 넘어선 미래’를 주제로 로봇특별전이 마련되어 관람객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로봇특별전에는 SF 장르의 바이블로 평가받고 있는 리틀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를 비롯해 로봇 영화의 고전으로 통하는 ‘에이 아이’와 ‘월-E’ 등 7편의 장편영화와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6편의 로봇 단편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각 분야의 로봇 전문가들이 참여한 로봇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 김순강 / ScienceTimes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각 분야의 로봇 전문가들이 참여한 로봇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 김순강 / ScienceTimes

로봇특별전, 인간을 넘어선 미래

지난달 27일에는 로봇 영화를 통해 미래를 살펴보는 시간으로 ‘로봇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본격적인 토크에 앞서 성균관대 로봇공학연구소에서 개발한 지능형 로봇 ‘아이딘(Artificial DIgitigrade for Natural environment)’ 를 선보이며, 현실에서의 로봇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를 보여줬다.

아이딘은 자연환경에서 자유롭게 걸어 다닐 수 있는 4족 보행 로봇이다. 강력한 힘을 제어할 수 있는 다리와 연속으로 1시간을 달릴 수 있는 체력을 갖춘 아이딘은 등에 물건을 싣고 계단을 오르며 엘리베이터 층수를 선택해 택배까지 배달할 수 있는 정도의 지능을 갖췄다.

4족 보행로봇 아이딘 레드와 블루가 로봇 토크 콘서트에서 시연행사를 하고 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4족 보행 로봇 아이딘 레드와 블루가 로봇 토크 콘서트에서 시연행사를 하고 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이어 한국 최초의 인공지능 영화 ‘로봇, 소리’와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로봇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에이 아이’의 상영을 통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인류의 테크놀로지보다 훨씬 더 앞서서 진화해온 영화 속 로봇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콘서트에는 최혁렬 성균관대 로봇공학연구소장과 이호재 ‘로봇, 소리’ 영화감독, 미국 최초의 성인형 휴머노이드 ‘찰리’를 디자인한 엄윤설 작가가 패널로 참여하여 로봇 영화를 통해 살펴본 미래와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간과 로봇의 공존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많은 로봇 영화를 보며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과연 로봇이 인간과 감정을 나눌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엄윤설 작가는 “사람도 주변 상황을 보고 듣고 느끼면서 얻게 된 정보를 과거의 기억과 비교해서 판단하고 밖으로 감정표현을 하고, 로봇도 센싱을 통해 받아들인 정보와 과거 데이터를 취합해 결과물을 내놓기 때문에 사람이 감정을 느끼는 것과 로봇이 여러 정보를 처리하는 프로세스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차이점은 감정의 표출을 자의적으로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엄윤설 작가는 “우는 사람을 보면 달래주고 싶다는 감정적 표현이 사람들은 자의적으로 생겨나지만, 로봇의 경우는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그대로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혁렬 소장은 “감정을 수학적 방정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것을 로봇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어떻게 복잡다단한 감정이 생겨나는지 그 메커니즘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감정을 에디팅 하는 도구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감정이 있는 로봇을 만드는 것이 아직까지는 가능하지 않다”며 강조했다.

로봇과 인간의 공존을 고민해야

부천3 또 대개 SF영화에서는 미래의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인류를 지배하거나 지구를 멸망시키는 내용이 많다. 그 때문에 로봇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보는 경우가 생긴다. 엄윤설 작가의 말에 따르면 로봇이 사람과 너무 비슷하면 인간은 처음에는 친근하게 여기다가 그 비슷한 정도가 아주 근접하게 되면 심리적 공포를 느끼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라는 것이다.

그래서 엄 작가는 “로봇을 디자인할 때 사람과 닮은 외모보다는 로봇 소리처럼 단순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왜냐면 단순한 디자인의 로봇은 그 여백에 인간이 자신의 감정을 좀 더 많이 투사할 수 있고 그것이 인간과 소통하는데 유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많은 로봇영화에서처럼 인간의 일자리를 로봇에게 빼앗기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나중에는 영화감독 로봇까지 나오지 않을까?

이에 대해 이호재 감독은 “벌써 음악을 작곡하고 소설을 쓰는 인공지능이 있기 때문에 영화감독 로봇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로봇이 과연 창의적인 작업을 할 수 있겠느냐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겠지만, 원래 슬픈 영화가 있는 것이 아니라 슬픈 관객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로봇이 만든 영화를 인간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로봇에게 빼앗길 일자리를 걱정하기보다는 로봇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많은 로봇영화들의 상상력이 실현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최혁렬 소장은 “아직까지는 실현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며 “다만 네 다리로 자유자재로 걸으며 인간의 일을 도울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단계를 뛰어넘기 위해 열심히 연구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호재 감독은 “SF영화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인간성에 대한 미래적 표현이기 때문에 얼마나 실현 가능한지를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엄윤설 작가는 “그동안 영화적 상상력을 과학자들이 그것을 현실로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면서 기술의 진보를 이뤄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 같은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Beyond Reality’ 주제 VR 특별전

VR체험전에서 관객이 VR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VR체험전에서 관객이 VR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이 밖에도 이번 영화제에서는 ‘Beyond Reality’를 주제로 VR(Virtual Reality) 특별전도 진행된다. 사실 그동안 VR 콘텐츠들은 영상 스크린의 확대와 관객 시점의 자유도 정도의 의미를 가졌지만, 최근에는 가상현실이라는 한계를 넘어 확장 현실(eXtended Reality)로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이번 VR 특별전에서는 실시간 렌더 엔진의 비약적 발전에 힘입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과 퍼포먼스, 전시를 결합한 로케이션 베이스드 콘텐츠 체험, 다중 접속을 통한 소셜 VR로의 전환, AI와 CG 기술의 발전을 통해 언캐니밸리를 극복한 디지털 휴먼 캐릭터 등 다양한 VR 콘텐츠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VR체험전에서는 '스마트폰 오케스트라'가 진행됐다. 관객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어 함께 연주를 하고 있다.

VR체험전에서는 ‘스마트폰 오케스트라’가 진행됐다. 관객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어 함께 연주를 하고 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특히 관객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어 연주를 펼치는 ‘스마트폰 오케스트라(Social Sorting Experiment)’ 공연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것으로, 개막식에서도 참석자들과 함께 공연을 펼쳐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다양한 로봇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로봇이벤트존에서 드럼을 치는 로봇의 연주를 감상하고 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다양한 로봇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로봇이벤트존에서 드럼을 치는 로봇의 연주를 감상하고 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이뿐만 아니라 로봇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다채로운 이벤트도 진행된다. 한양대 로봇공학과와 로봇융합학부, 상명대 휴먼로봇지능공학과에서 준비한 영화 촬영로봇, 댄스로봇, 드럼로봇, 승마로봇, 마리오네트로봇 등 실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로봇들을 체험할 수 있다.

의견달기(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