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22,2019

북극 해빙으로 독소·질병 방출된다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메탄가스 배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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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로 극지방에 쌓여있는 많은 독소가 풀려날 것이 예상된다. 2100년까지 북극 빙하의 70%가 사라질 전망이고, 해수면 상승 이외에도 영구 동토층이 해빙되면서 그 속에 갇혀있던 독소와 질병이 함께 배출되고 있다.

1950~2012년 사이에 알래스카 빙하가 후퇴한 모습 © 미 국립공원관리국

1950~2012년 사이에 알래스카 빙하가 후퇴한 모습 © 미 국립공원관리국

2016년 여름, 시베리아 툰드라의 야말반도에서 20여 명의 유목민과 순록 무리가 알 수 없는 전염병에 감염되었다. 이 질병은 12세 소년과 2500마리의 순록이 죽고 나서야 ‘탄저병’으로 확인되었다. 그 기원은 놀랍게도 75년 전에 탄저병으로 죽은 순록의 사체였다. 영구 동토층에 얼어붙은 채 보존되었던 순록 사체가 해동되면서 탄저균이 되살아난 것이다.

20세기 초반에 시베리아에서 100만 마리 이상의 순록이 탄저병으로 죽었다. 그렇게 많은 사체를 깊게 파묻는 것이 어려웠기에 대부분은 표면 가까이에 묻어버렸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흘러 북극이 해빙되면서 일부 사체가 해동되어 인근 토양과 시냇물을 오염시킨 것이다.

프랑스의 진화 생물학자 장 미셸 클라베리(Jean-Michel Claverie) 교수는 “영구 동토층은 춥고, 산소가 없으며 어두워서 미생물과 바이러스가 아주 잘 보존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18년 북극 보고서는 “스페인 독감, 천연두 또는 전염병과 같은 질병이 영구 동토층에서 잠복하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과학자들은 알래스카에서 발견한 3만 2000년 전 바이러스를 해동시켜 되살리는 실험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모든 박테리아가 영구 동토층에서 얼어붙은 후에 부활하는 것은 아니다. 탄저균은 튼튼한 포자가 있어서 1세기 넘도록 버틸 수 있고, 일부 바이러스도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북극 영구 동토층은 빠르게 해빙하고 있다. © Boris Radosavljevic/알프래드 베게너 연구소

북극 영구 동토층은 빠르게 해빙하고 있다. © Boris Radosavljevic/알프래드 베게너 연구소

막대한 양의 수은 유출 우려

지질학연구지(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억 2000만 리터 이상의 수은이 영구 동토층에 갇혀있다고 한다. 이는 올림픽 수영장 50개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으로, 나머지 모든 토양과 대기 및 바다에 있는 것보다 2배나 많다. 미 국립빙설데이터센터(NSIDC) 케빈 쉐퍼(Kevin Schaefer) 박사는 “영구 동토층이 해빙되면서 수은 일부가 방출되어 사람과 식량 공급에 미지의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원소인 수은은 생명체와 결합하지만, 북극은 특별하다. 일반적으로 식물이 죽어서 썩으면 분해되어 수은이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그러나 북극에서는 식물이 완전히 분해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뿌리가 그대로 얼어붙어 토양층에 묻혀 버린다. 이것은 생태계 내의 수은 순환을 정지시키며, 영구 동토층이 녹을 때 다시 재활성화될 수 있다.

문제는 수은이 생물에 독이 된다는 점이다. 현재도 석탄을 태울 때 그 속에 함유된 수은이 대기로 유입되고 있고, 장거리를 이동해서 빗물과 함께 바다와 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그것이 미생물에 먼저 흡수된 다음, 포식자에게 먹히면서 먹이 피라미드 위쪽으로 갈수록 더 축적된다. 사람도 다량의 수은을 함유한 생선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위험하다. 특히 임신한 엄마와 태아에게 더 위험할 수 있다.

북극 해빙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 미 지질조사국

북극 해빙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 미 지질조사국

온실가스 급격히 증가할 수도

미 국립과학아카데미(NAS)에 따르면 북극 영구 동토층에 저장되어있는 탄소의 양은 무려 1조 8000억 톤으로 현재 대기 중에 있는 양(8000억 톤)의 두 배 이상이고, 전 세계 산림에 저장된 양의 세 배가 넘는다.

이번 세기말까지 영구 동토층에서만 1600억 톤의 탄소가 이산화탄소 형태로 배출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무산시키기에 충분한 양이다. 과학자들은 온난화를 섭씨 2도 이내로 제한하고 싶다면 대기 중 탄소 증가량을 1100억 톤 이하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분해되지 않은 채 영구 동토층에 갇혀있던 죽은 생물의 잔재도 문제가 된다. 미생물에 의해 다시 분해가 진행되면 메탄가스가 발생하게 되고, 이것은 이산화탄소와 마찬가지로 온난화에 악영향을 끼친다. 메탄은 전체 온실가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에 불과하지만, 그 효과는 이산화탄소의 21배에 이를 정도로 강력하다.

알래스카에서 해빙 영향을 조사한 우즈홀 연구센터의 수 나탈리(Sue Natali) 박사는 “표면에 가까운 얼음층은 이제 연못이 되었다. 이런 연못 대부분에서는 미생물이 고대 유기물을 포식하는 파티를 벌이면서 온수 욕조에 있는 것처럼 메탄 거품이 끓어오른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모든 문제는 기후 과학이므로 불확실성이 크다. 쉐퍼 박사는 “우리는 영구 동토층 해빙의 의미를 이제야 이해하기 시작했다”라며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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