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16,2019

사람이 우주인일 수밖에 없는 이유

과학서평 / 경이로운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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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방송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경이로운 태양계’와 ‘경이로운 우주’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브라이언 콕스(Brain Cox)가 방송 진행을 맡는 등 프로그램 제작에 깊이 참여했다.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서 이들은 폭포를 찾아가고, 13개의 낙타 등 같은 성을 세워 시간을 측정한 남미를 방문했으며, 다이아몬드 광산이었다가 폐허가 된 나미비아를 찾았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과학자들이 남긴 공식과 이론은 물론이거니와, 거대 망원경이 찍은 사진, 보이저 1호가 수명을 다 하기 전 60억 km 떨어진 우주에서 찍어 보낸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인 지구의 사진 등 과학적 자료도 풍부하게 활용했다. 풍부한 사진과 그래픽은 이해를 도와준다.

브라이언 콕스와 BBC 방송 과학팀장인 앤드루 코헨(Andrew Cohen)이 같이 쓴 ‘경이로운 우주’ (Wonders of the Universe)는 이런 내공이 곳곳에 숨어있는 책이다.

브라이언 콕스, 앤드류 코헨 지음, 박병철 옮김 / 해나무 값 18,000원

브라이언 콕스, 앤드류 코헨 지음, 박병철 옮김 / 해나무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모든 장점들이 비교적 잘 반영됐다. 어떻게 하면 내용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어려운 과학 이야기를 쉽게 전달할 수 있는지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사람들이 진짜 궁금해하는 우주에 대한 그 깊고 복잡한 이야기가 이 책을 보면 아주 많이 정리되는 느낌이다.

겉으로 보면 그저 책 한권이지만, 우주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이만큼 종합적이고 깔끔하면서도 정통 이론에 바탕을 둔 내용을 짧고 간명하게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우주를 연구하면 겸손해질 것이다

우주의 역사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위대한 인간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우주는 너무나 확실하고 훌륭한 스승이기 때문이다. 우주가 얼마나 어마무지하게 광대한 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시간을 나타낼 때 매우 큰 단위 중 하나가 은하년(galactic year)이다.

태양계가 지구와 함께 시속 79만 2000km 속도로 이동하다가 무려 2억 2500만 년을 지나면 우주의 원래 위치로 돌아온다. 이 시간을 1은하년이라고 한다. 지구 나이 45억 년도 은하년으로 따지면 20세 청년이고 인류가 25만 년 전에 지구에 나타났다고 하면 인류의 역사는 1000분의 1은하년이다.

물론 우주에는 수천억 개의 은하(galaxy)가 있고 그 은하 중 하나인 우리은하(Milky Way)에는 역시 수천억 개의 별이 있으며 지구는 그중 하나라는 설명도 우주의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

중요한 것은 우주에 대한 지식이 높아질수록 사람이 우주와 얼마나 가까운 존재인지를 저절로 깨닫게 된다는 점이다. 사람을 비롯한 지구를 구성하는 요소의 대부분은 우주 곳곳의 엄청나게 커다란 공장에서 만들어 낸 수소 탄소 헬륨 등으로 이뤄졌다. 인간이 곧 우주인이라고 할 수 있다.

칼 세이건이 한 말을 브라이언 콕스도 인용한다.

‘천문학은 인격 형성을 돕는 겸손한 학문이다.’

사람의 육체는 나이가 들면 모두 사라져 흙으로 돌아간다. 우주 역시 마찬가지이다. 태양은 50억 년 뒤에 폭발하면서 지구마저 집어삼킬 것이다. 모든 관찰 가능한 우주, 물질적인 우주 다시 말해서 과학자들이 탐구하는 우주는 모두 다 같은 운명이다.

보이저1호가 찍은 '창백한 푸른 점' 지구 (원)

보이저 1호가 찍은 ‘창백한 푸른 점’ 지구 (원) ⓒ 위키피디아

이 허무한 소식을 되돌리기 위해서 우주를 다시 살릴 방법은 없을까? 저자의 답변은 ‘안타깝게도 그런 방법은 없다. 절대로 불가능하다’이다. 관찰 가능한 우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우리에게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여기까지이다.

그러므로 저자들은 물질적인 우주에 대한 관심을 잠시 중단하고, 다시 인간으로 시선을 돌린다. 우주를 탐구하다 보면 사람들을 더욱 친절하게 대하고 지구를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환경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태동하는 것도 우주연구의 결과이다. 저 넓은 우주에 아직은 지구에만 생명체가 산다. 인간 이외의 생명체도 그것이 동물이든 식물이든 미생물이든 지구에만 있다. 우주 관점에서 보면 모두 다 희귀하고 소중한 존재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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