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20,2019

스티븐 호킹 박사 이론이 맞았다

인공 블랙홀 통해 ‘호킹 복사’ 이론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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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블랙홀의 온도가 어느 정도인지 측정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음파를 통해 재구성한 블랙홀을 통해 에너지 방출이 일어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으며, 향후 온도 측정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30일 ‘사이언스 뉴스’, ‘기즈모도’, ‘피직스 월드’ 등 과학계 주요 언론에 따르면 연구를 수행한 곳은 이스라엘 하이파 시에 소재한 테크니온 공과대학(Technion-Israel Institute of Technology) 이다.

과학자들을 통해 블랙홀에서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호킹 복사’ 이론이 실제 실험을 통해 입증되고 있어 블랙홀 연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고 있다. 사진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누스타(NuStar) 위성 망원경을 통해 입수한 관측 자료를 재구성한 블랙홀.

과학자들을 통해 블랙홀에서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호킹 복사’ 이론이 실제 실험을 통해 입증되고 있어 블랙홀 연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고 있다. 사진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누스타(NuStar) 위성 망원경을 통해 입수한 관측 자료를 재구성한 블랙홀.

“블랙홀에서 소량의 빛 방출” 

40년 전인 1970년대에 젊은 물리학자였던 고 스티븐 호킹 (Stephen Hawking) 박사는 물체가 에너지를 방출하는 열복사(radiation)를 한다는 사실에 착안, 블랙홀 역시 열복사를 한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증명했다.

이른바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로 불리는 이론이었다. 블랙홀이 항상 물질을 흡수하고 있다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과 달리 (블랙홀이) 열복사에 의해 입자를 방출할 수 있다는 새로운 이론이었다.

호킹 박사는 이 이론을 발표하면서 전자기파를 방출‧흡수하는 과정을 통해 블랙홀의 온도를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블랙홀에서 방출하는 복사 에너지가 너무 미약해 과학자들이 관측을 통해 실제 블랙홀 온도를 측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자들은 블랙홀 모형을 통해 실제 블랙홀 온도를 측정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테크니온 공과대학의 물리학자 제프 슈타인하우어(Jeff Steinhauer)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대표적인 경우다.

연구팀은 블랙홀을 모방해 빛이 아닌 소리의 블랙홀을 구현했다. 이 인공 블랙홀은 시험용 튜브에 유체를 흐르게 하고 이를 음속 이상으로 가속해 음향적인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을 만들어낸 것이다.

일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사건의 지평선이란 내부에서 일어난 일(event)이 그 외부와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경계면을 말한다.

연구팀은 음향 원리를 이용한 이 인공 블랙홀을 통해 작은 입자들이 사건의 지평선을 통해 외부에서 유입되는 물질이나 빛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극소량 흘러나가고 있으며, 또 그 방출양이 블랙홀의 크기와 비례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그동안 이론에 머물고 있던 고 호킹 박사의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 이론을 처음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연구 결과는 29일(현지 시간)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Observation of thermal Hawking radiation and its temperature in an analogue black hole’이다.

“상대성이론과 복사이론 병행해야” 

이번 연구를 지켜본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의 물리학자 울프 레온하르트(Ulf Leonhardt) 교수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며, “향후 블랙홀 연구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블랙홀 모형을 위해 ‘보스-아인슈타인 응축(Bose-Einstein condensate)’으로 알려진 상태에서 냉각된 초저온의 루비듐(Rubidium) 원자를 사용했다.

초저온 상태에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현상에 따라 원자가 분해돼 서로 뭉치게 되는데 양이 많아지면서 다른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연구팀은 일반 상대성이론에 따라 빛이 탈출할 수 없는 블랙홀을 재현하기 위해 액체처럼 흘러가는 루비듐 원자들을 활용, 그 안에서 (빛 대신) 소리가 사건의 지평선 바깥으로 흘러나가는 것을 차단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실제 모습을 재현한 이 인공 블랙홀에 물리학 법칙에 따라 열(heat)을 적용한 결과 블랙홀 표면으로부터 열복사(radiation)가 불가피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 흐르는 루비듐 농도에 따라 복사량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과 달리 블랙홀이 열복사에 의해 입자를 방출할 수 있다는 스티븐 호킹 박사의 ‘호킹 복사’ 이론을 증명하는 것이다.

일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블랙홀 외부에 형성된 ‘사건의 지평선’을 사이에 두고 외부에서는 자유롭게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내부에서는 외부로 나아갈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음향 블랙홀을 통해 내부에서 외부로 에너지가 방출되는 열복사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향후 블랙홀을 연구하는데 있어 일반 상대성이론과 호킹 복사이론을 병행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제프 슈타인하우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원자, 분자, 소립자 등의 미시적 대상에 적용되는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과 거시적 대상에 적용되는 중력 사이의 조화(combination)을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빛이 블랙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지만 다른 곳에서는 미량 새어 나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연구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연구팀은 21차례에 걸쳐 ‘호킹 복사’ 이론을 증명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해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전의 연구 성과를 결말짓는 것이다. 슈타인하우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호킹 복사’ 이론이 맞았음을 세상에 알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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