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20,2019

골판지로 만든 트랜스포밍 책상

인류를 지키는 적정기술 (6) - 빈민 학생들을 위한 교육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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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어느 세대에서나 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대안이다. 하지만 저소득 국가에서 교육의 기회를 넓힌다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빈곤 해결을 위한 가장 근본적 대안으로 교육이 꼽히고 있다

빈곤 해결을 위한 가장 근본적 대안으로 교육이 꼽히고 있다 ⓒ 연합뉴스

그나마 모든 국민의 소득이 낮은 곳이라면 해외 원조라도 받을 수 있지만, 인도와 같이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에서는 그런 도움의 손길도 기대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빈부격차가 심하기로 유명한 인도의 빈민 지역에서는 학생들이 필수적인 학용품마저 갖추지 못한 채 교육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을 돕기 위한 적정기술이 자국 내 기업과 정부로부터 제공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저렴한 골판지로 책상과 책가방 겸용 제품 만들어

공부를 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용품은 무엇일까? 책과 책상, 그리고 연필과 책가방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만큼 많은 교육용품들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책상은 학교와 집에서 학생들이 가장 오랜시간 사용하는 교육용품이고, 책가방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집으로 가져가는 교육용품이어서 다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인도의 빈민지역은 소득 수준이 너무 낮아서 이곳의 학생들에게 있어 책가방이나 책상은 꿈같은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책가방도 없이 비닐봉지에 책과 연필을 넣어 등교를 하고, 수업 시간에도 교실 바닥에 그대로 웅크리고 앉아 선생님의 말씀을 듣는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하루 종일 이런 자세로 공부를 하다 보면 자세와 시력이 안 좋아지는 것은 물론, 필기를 하는 것에도 어려움이 있어서 공부에 지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인도의 사회적 기업인 아람브(Aarambh)사는 디자이너들과 함께 학생들에게 제공할 책상과 책가방을 만들었다.

‘사회적 기업이 어떻게 고가의 비용이 들어가는 책상과 가방을 선물할 수 있을까?’라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 회사가 만드는 책상과 가방은 폐지로 만들었기 때문에 거의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

책상과 가방 겸용으로 변신하는 골판지 재질의 헬프데스크 ⓒ Aarambh

책상과 가방 겸용으로 변신하는 골판지 재질의 헬프데스크 ⓒ Aarambh

‘헬프데스크(Help Desk)’라는 이름의 골판지로 만든 책가방은 20센트, 우리나라 돈으로 250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처럼 워낙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이미 인도 전역의 600개 학교에 다니는 10만여 명의 학생들에게 지급된 상황이다.

헬프데스크의 장점은 저렴하다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에는 가방이 되었다가, 교실에서는 책상으로 변신하는 것이 또 다른 장점이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마치 어린 시절 도화지를 접어 자동차를 만들었던 것처럼, 평평한 골판지에 그려진 선을 따라 접다 보면 금방 한 개의 책상이 만들어진다.

이 관계자는 “책상과 가방으로 변신하는 헬프데스크를 통해 학생들은 더 이상 척추와 허리, 그리고 목에서 느껴지는 통증을 겪을 필요가 없다”라고 강조하며 “또한 책가방이 없어 손으로 책을 들거나 보자기에 싸서 가지고 다니는 번거로움도 덜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헬프데스크가 완벽한 제품은 아니다. 아람브사 관계자는 “폐지를 활용하여 만든 두껍고 튼튼한 골판지인 만큼 튼튼함을 보장하지만, 아무래도 종이이다 보니 물에 젖게 되면 오래 사용할 수 없는 단점이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현재 아람브사는 물에 젖지 않는 저가의 새로운 재료를 찾고 있다.

디지털 교육에도 적정기술 바람

아람브사가 책상과 책가방 겸용 제품인 헬프데스크로 빈민 지역의 교육에 기여하고 있다면 인도 정부는 초저가 태블릿 PC 보급을 통해 저소득층 학생들의 디지털 교육에 도움을 주고 있다.

아카시(Aakash)라는 이름의 이 PC는 7인치 화면과 2GB램이 설치되어 있고, 하드디스크 대신 메모리카드를 사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기존 태블릿 PC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규격이지만, 놀라운 것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5만 원 미만으로 살 수 있다는 점이다.

너무 저렴해서 태블릿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의심하는 소비자들도 종종 있지만, 제조사 측은 품질을 자신하고 있다. 리눅스 기반의 이 컴퓨터는 태블릿에 탑재되어 있는 웹브라우저와 와이파이는 물론, 심지어 화상회의 기능까지 모두 들어있기 때문이다.

빈민 학생들을 위해 제작된 초저가 태블릿인 '아카시'

빈민 학생들을 위해 제작된 초저가 태블릿인 ‘아카시’ ⓒ The Hindu

아카시라는 이름은 과거 인도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태블릿 보급정책인 ‘아카시 프로젝트(Aakash project)’에서 따왔다. 이 프로젝트는 인도의 소외계층인 학교를 대상으로 100달러 미만의 저가 컴퓨터를 보급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사실 초저가 컴퓨터를 빈민층에 보급하는 캠페인은 미국의 ‘OLPC(One Laptop Per Child)’ 프로젝트가 최초의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2005년 스위스의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발표됐는데, 목표는 100달러짜리 노트북을 만들어서 세계 어린이가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미 MIT대의 ‘니콜라스 네그로폰테(Nicholas Negroponte)’ 교수가 주축이 되어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선진국과 저소득 국가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데 있어 컴퓨터만큼 좋은 교재가 없다는 그의 소신이 반영되었다.

인도 정부는 이 태블릿 PC를 이용하여 적정기술을 통한 인도 교육시스템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의 공급 가격보다 10달러 정도를 더 낮춰서 초등학생에서 대학생에 이르는 모든 인도 학생들에게 보급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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