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4,2019

중독성 강한 가공식품이 비만 유발

식욕과 과식 유발해 건강 해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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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식습관이 변화하고 있다. 이에 자연식품보다 가공식품을 구입해 먹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가공식품을 제조하는 방식도 계속 발전해 최근 슈퍼마켓이나 식품점에는 첨단 기술로 제조된 ‘고도의 가공식품들(ultraprocessed foods)’이 진열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여기서 ‘고도의 가공식품’이란 농산물‧축산물‧수산물 등을 대상으로 보존료와 화학조미료 등을 다수 첨가한 후 살균 처리하거나 냉동‧진공 포장한 식품을 말한다. 중독성 강한 맛과 향, 색상 등을 첨가한 경우를 말한다.

중독성이 있는 맛과 향, 색상 등이 첨가된 ‘고도의 가공식품’을 다량 섭취할수록 식욕이 증진돼 비만 등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 국립 연구소에 의해 밝혀졌다. ⓒInternational Food Information Council Foundation

중독성이 있는 맛과 향, 색상 등이 첨가된 ‘고도의 가공식품’을 다량 섭취할수록 식욕이 증진돼 비만 등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 국립 당뇨병, 소화기병 및 신장병 연구소에 의해 발표됐다. ⓒInternational Food Information Council Foundation

미 국립연구소, 최초로 가공 식단 실험 

17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고도의 가공식품’을 다량 섭취할 경우 과식을 유발해 건강관리를 심각하게 해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를 수행한 곳은 ‘미국 국립 당뇨병, 소화기병 및 신장병 연구소(NIDDK, National Institute of Diabetes and Digestive and Kidney Diseases)에 근무하고 있는 생리학자 스티브 홀(Steve Hall)’ 박사 연구팀이다.

NIDDK 연구팀은 두 그룹의 자발적인 실험참가자들을 모집한 다음 같은 칼로리의 영양소로 구성된 ‘고도의 가공 식단(ultraprocessed diet)’과 ‘최소한의 가공 식단(minimally processed diet)’을 집중적으로 섭취하도록 했다.

그리고 이들의 식욕과 체중 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했다. 그러자 시간이 지나면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도의 건강식품 식단을 섭취한 실험 참가자들이 최소한의 가공 식단을 섭취한 참가자보다 매일 평균 약 500칼로리 상당의 음식을 더 먹기 시작했다.

과다 섭취로 인해 운동량보다 더 많은 칼로리가 섭취되면서 체중도 급격히 불어나 2주일 동안 평균 약 1kg이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최소한의 가공식품 식단을 섭취한 실험 참가자들은 체중이 약 1kg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17일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 지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Ultra-Processed Diets Cause Excess Calorie Intake and Weight Gain: An Inpatient Randomized Controlled Trial of Ad Libitum Food Intake’이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이번 실험에 건강한 남녀 20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2주일 동안 ‘고도의 가공 식단’과 ‘최소한의 가공 식단’을 섭취하게 한 다음 이후부터는 식단을 바꾸어 섭취하게 하면서 4주 28일간에 걸쳐 식욕과 체중 변화를 관찰했다고 말했다.

분석 결과 기술적으로 맛과 향을 더하고 가공 처리된 ‘고도의 가공식품’일수록 식욕과 비만을 유발, 건강의 적신호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보건당국에서 이런 사실을 유념해줄 것을 당부했다.

고도의 가공식품일수록 강한 식욕 유발 

그동안 ‘고도의 가공식품’이 비만, 암과 같은 난치병을 유발해 조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발표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 결과가 설탕과 소금, 지방 등의 특수 영양소를 과다 섭취하는 것과 연계해 비만의 원인을 설명하고 있었다. 가공식품과 관련된 비만의 원인을 제기한 경우는 발견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비만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암 등의 난치병과 함께 조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주장이 다수 제기되고 있었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 이런 상황이 초래되는지 그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었다.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브라질 정부는 급격히 높아진 국민 비만도를 낮추기 위해 공식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고도의 가공식품을 가능한 덜 섭취하도록 권고하는 조치를 취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다른 국가에서는 가공식품에 대한 권고를 자제하고 있었다.

NIDDK의 연구 결과는 가공식품과 비만과의 관계를 실제 실험을 통해 구체적인 데이터를 산출한 최초의 결과다.

홀 박사 연구팀은 이번 실험을 진행하면서 브라질에서 개발된 ‘NOVA’란 식품 분류 방식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 분류 방식에 의하면 ‘고도의 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은 5종 이상의 재료로 됐으며, 중독성 맛과 향, 색상 등의 식욕을 자극하기 위한 요소들이 첨가된 즉석식품(ready-to-eat foods)을 말한다.

여기에는 아침식사용 시리얼(breakfast cereals), 달콤하게 처리된 요구르트(sweetened yogurt), 통조림 라미올리(canned ravioli), 핫도그(hot dog) 등이 포함됐다.

‘최소한의 가공식품(minimally processed foods)’은 냉동‧건조‧진공의 포장 방식을 채용하고 있으나 설탕이나 소금, 지방 등의 영양소와 함께 중독성 강한 맛과 향, 색상 등을 첨가하지 않은 음식을 말한다.

여기에는 오트밀(oatmeal), 데친 야채(steamed vegetables), 샐러드(salads), 구운 닭고기(grilled chicken) 등이 포함됐다.

이번 연구 결과를 놓고 찬사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의 비만 전문가 스티븐 헤임스필드(Steven Heymsfield) 교수는 “홀스 박사팀의 노력으로 가공식품을 놓고 벌인 논란이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브라질의 ‘NOVA’ 기준을 만들어 정부의 비만 억제 정책을 도운 상파울루 대학의 카를로스 몬테이로(Carlos Monteiro) 교수도 이번 연구 결과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

“홀 박사의 연구 결과대로 ‘고도의 가공식품’으로 인해 매일 500칼로리를 더 섭취하고 있다면 이미 심각한 비만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라며, “가공식품을 만들어 팔고 있는 회사들이 이런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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