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16,2019

‘숫자 감각’ 지닌 AI 등장

뇌세포 닮은 인공신경망 제작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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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교육에 ‘숫자 감각(number sense)’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숫자뿐만 아니라 숫자의 규모, 숫자 간의 관계, 숫자 간에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영향력 등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교육학자들은 수학‧과학은 물론 경제학 등 수치와 관련된 학문을 수행하는 데 이어 ‘숫자 감각’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이 ‘숫자 감각’을 최근 인공지능(AI)이 학습하고 있어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독일 튀빙겐 대학 신경과학자들이 사람의 뇌세포를 모방한 인공신경망(ANN)에 사람이 지니고 있는 ‘숫자 감각’을 학습시키는데 성공하고 있다. ⓒHRL Laboratories

독일 튀빙겐 대학 신경과학자들이 사람의 뇌세포를 모방한 인공신경망(ANN)에 사람이 지니고 있는 ‘숫자 감각’을 학습시키는데 성공하고 있다. ⓒHRL Laboratories

사람처럼 감각을 가지고 수량 감지해 

14일 ‘사이언스 뉴스(Science News)’에 따르면 인공지능에게 ‘숫자 감각’을 학습시키고 있는 곳은 독일 튀빙겐 대학이다.

튀빙겐 대학의 신경과학자인 안드레아스 니더(Andreas Nieder) 교수는 연구진을 이끌고 동물‧기구 등의 수를 인지할 수 있는 신경세포를 모방한 인공신경망(ANN, artificial neural network)을 제작했다.

그리고 이 인공신경망이 다양한 이미지들을 식별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에 신경망을 구성하고 있는 인공 뉴런(세포) 들이 수량을 감지할 수 있도록 학습을 진행했다. 그리고  사람처럼 ‘숫자 감각’을 발휘하게 하는데 성공했다.

니더 교수는 “실험을 진행 중인 이 인공신경망이 사람의 뇌 속에서 숫자를 관장하는 뇌세포를 닮았다”고 말했다.

수를 식별하는 것은 물론 수를 통해 그 연관성을 전개해나갈 수 있는 능력인 ‘숫자 감각’을 지니고 있다는 것.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인공지능의 ‘숫자 감각’을 향상시켜 사람처럼 스스로 숫자를 다룰 수 있게 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스스로 수식을 공부하고 더 나아가 수학을 전개하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

관련 논문은 최근 사이언스(Science)의 자매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Number detectors spontaneously emerge in a deep neural network designed for visual object recognition’이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사람을 포함한 동물은 사물들을 보고 직관적으로 그 수를 감지하고 그 상관관계를 추정할 수 있는 ‘숫자 감각’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진은 “사람과 동물이 ‘숫자 감각’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사물에 대한 인지 능력과 수를 관장하는 뇌세포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 뇌세포를 모방한 인공신경망을 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AI 숫자 감각, 원숭이와 닮았다 

베버-페히너법칙(Weber-Fechner law)이라는 것이 있다. 19세기 독일의 생물학자인 에른스트 하인리히 베버와 독일의 심리학자인 구스타프 페히너가 발견한 법칙이다.

산술급수적으로 사람 또는 동물의 지각이 증가하기 위해 자극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론이다. 튀빙겐 대학 연구팀은 이 법칙에 따라 인공신경망을 학습시켰다고 밝혔다.

인공신경망으로 하여금 동물, 기구 등의 형상을 식별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도서관에 있는 약 120만 컷의 이미지를 습득할 수 있게 했다.

이후 신경망에 0에서 30개 점의 집합으로 이루어진 도트 패턴(dot pattern)을 학습시켰다. 그리고 다양한 이미지를 디스플레이 한 상황에서 이 신경망이 어떤 도트 패턴을 보여주고 있는지 관찰했다.

분석 결과 다양한 이미지를 접한 인공신경망 세포들은 상황에 따라 각각 다른 반응을 보였다. 능동적으로 수의 패턴을 제시했는데 같은 이미지를 보고 원숭이가 보인 도트패턴과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인공신경망의 숫자 감각이 원숭이와 유사하다는 것을 재확인하기 위해 비교 실험을 시도했다. 그리고 인공신경망의 숫자 감각이 원숭이와 비교해 81%의 정확도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니더 교수는 “연구팀에서 실험한 인공신경망이 사람과 동물들처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수 상황을 구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 베버-페히너법칙에 따라 이 인공신경망의 능력을 향상시켜나갈 경우 예상을 넘어서는 정도의 숫자 감각을 발휘하게 할 수 있다”며, 향후 전개될 연구 결과에 대해 큰 기대감을 표명했다.

니더 교수 연구팀은 특히 생물학자들이 이 인공신경망을 이용해 아기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숫자 감각을 완성해 가는지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본적인 숫자 감각의 발전 과정을 인공신경망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이탈리아 국립연구위원회(INRC)의 신경과학자 이밀린 스토이아논(Ivilin Stoianov) 박사는 “사람과 컴퓨터는 근본적으로 다른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며, 니더 교수팀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많은 과학자들이 놀라움을 표명하고 있지만,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추론 능력을 갖게 될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명하고 있다.

컬럼비아대학의 신경과학자 엘리아스 잇사(Elias Issa) 교수는 “인공지능이 사람의 숫자 감각을 닮아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중요하고도 놀라운 연구 결과이지만 숫자 감각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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