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16,2019

과유불급, 단백질 보충제도 해당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오히려 체중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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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람한 근육질 몸매를 원하는 웨이트 트레이닝 마니아들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식품 중의 하나가 바로 단백질 보충제다. 힘든 운동을 마친 후 높아진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 그들은 꾸준히 단백질 보충제를 들이킨다.

특히 요즘 피트니스 붐이 일면서 근육 생성에 도움을 주는 단백질 보충제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근육의 양이 줄어든 노년층들을 비롯해 날씬한 몸매를 원하는 이들까지 많이 찾는다.

단백질의 영어명인 ‘protein’은 ‘가장 중요한’ 또는 ‘첫 번째’라는 뜻의 그리스어 ‘protos’에서 유래했다. 그 어원처럼 단백질은 수분 다음으로 인체의 구성 성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근육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신체 조직을 구성하며 면역계의 항체, 소화효소 형성, 내분비계의 호르몬 등도 모두 단백질이 있어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단백질 보충제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과식을 초래해 기대수명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 Public Domain

단백질 보충제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과식을 초래해 기대수명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 Public Domain

따라서 웨이트 트레이닝 마니아들은 될 수 있으면 많은 양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근육의 생성을 돕는 데 단백질의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반면에 몇몇 생리학자들은 일정량 이상의 단백질 섭취는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기존 연구에 의하면 90g의 단백질을 포함하는 식단과 30g을 포함하는 식단 모두에서 근육 생성을 촉진하는 비율이 50%로 똑같이 나타난 것. 이는 끼니당 30g 이상의 단백질 섭취는 근육 생성에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즉, 근육 생성을 위한 신체의 단백질 가용 능력에는 한계가 있는 셈이다.

단백질 보충제 함유 성분, 세포 괴사 일으켜

하지만 단백질은 많이 먹을수록 좋다는 주장도 틀린 말은 아니다. 단백질이 신체 내에서 수행하는 역할은 근육 생성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체는 섭취한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리한 뒤 효소나 호르몬, 면역인자 등을 생성하는 데 사용한다.

나머지 단백질은 근육의 생성에 사용되며, 그리고도 남은 것은 지방으로 축적된다. 따라서 단백질 섭취의 한계치는 앞의 실험 결과처럼 근육 생성치만으로 따지면 곤란하다. 신체 활동량 등에 따라 얼마든지 그 한계치에 개인차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방으로 축적되는 잉여 단백질 역시 최종적으로는 신체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므로 활용되지 않는 단백질은 없다고도 볼 수 있다.

단백질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 몇 가지 장점이 있다. 탄수화물에 비해 소화시간이 길므로 포만감이 오래간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그로 인해 혈당량이 급격히 올라가지 않으므로 당뇨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단백질은 신진대사를 촉진해 더 많은 열량을 소모하도록 돕는다.

그렇다고 해서 단백질을 무작정 많이 섭취하는 것도 좋지 않다. 특히 단백질 보충제의 경우 과다 복용하게 되면 체내 질소 노폐물이 쌓여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또한 과도한 단백질 섭취는 칼슘 소비를 증가시켜 골다공증이나 통풍, 결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단백질 보충제의 새로운 부작용을 밝힌 연구 결과가 잇달아 발표되어 주목을 끈다. 첫 번째는 단백질 보충제의 성분 중 하나인 L형 노르발린이 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이 물질은 운동능력을 증진시키는 특성이 있어 근육량을 늘리는 단백질 보충제에 들어간다.

호주 시드니공과대학의 케네스 J. 로저스 교수팀은 L형 노르발린이 인체에서 채취한 세포들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이 물질은 약 125μmol(마이크로몰)의 저농도에서도 미토콘드리아의 모양을 변형시켜 에너지 생산 기능을 떨어뜨리고 세포 괴사를 일으켜 세포 생존력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BCAA, 비만 초래하고 수명 단축시켜

즉, L형 노르발린은 초기에 세포들로 하여금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도록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세포를 손상시켜 몸을 망치게 한다는 얘기다. 사실 L형 노르발린은 자연 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인위적으로 합성한 비천연 아미노산이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체외 독성학(toxicology in vitro)’ 4월호에 발표됐다.

한편, 단백질 보충제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과식을 초래해 기대 수명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문제가 된 분지쇄아미노산(BCAA)은 근육 재생과 성장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라 운동을 전문적으로 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유명하며 단백질 보충제에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호주 시드니대학 찰스퍼킨스센터 연구진은 필수 아미노산으로서 주로 동물성 단백질에 풍부한 BCAA를 트립토판 등과 함께 실험쥐들에게 먹인 후 체지방 및 체수분 등의 신체조성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BCAA가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 수치를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BCAA를 정상량의 200%로 섭취한 쥐들의 경우 엄청난 과식을 초래해 비만이 됐을 뿐만 아니라 수명도 단축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단백질 보충제를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행복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어 기분이 나빠지고 체중이 증가하며 수명이 단축되는 셈이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터볼리즘(Nature Metabolism)’ 최신호에 게재됐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진리가 단백질에도 해당되는 셈이다. 한국영양학회의 단백질 1일 섭취 권장량은 성인 남성의 경우 50~55g, 성인 여성은 45~50g이다. 그런데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의 1일 섭취 권장량은 70세 이상 여성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권장 수치를 넘어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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