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22,2019

세계 과학지도가 바뀌고 있다

중국 ‘일대일로’ 사업으로 신과학망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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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라프 이슬람(Ashraf Islam)은 중국 베이징에 살고 있는 방글라데시인 과학자다.

조국에서 3000km나 떨어져 있는 베이징에 살고 있지만 그의 삶은 희망에 차 있다. 대학원에서 방글라데시의 고질적인 문제인 폐수처리 기술을 배우고 있기 때문.

그는 “대학에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첨단 설비를 통해 폐수를 처리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며, “박사 학위 과정을 마친 후 고국으로 돌아가 폐수 처리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126국과 연계한 글로벌 과학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그동안 과학을 주도해온 미국, 일본, 유럽 등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세계은행이 작성한 일대일로 사업 연결망. ⓒWorld bank

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126국과 연계한 글로벌 과학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그동안 과학을 주도해온 미국, 일본, 유럽 등이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세계은행이 작성한 일대일로 사업 연결망. ⓒWorld bank

‘일대일로’ 중심에 과학이 있다 

2일 ‘네이처’ 지에 따르면 베이징에는 아쉬라프 이슬람처럼 큰 기대와 꿈을 안고 중국을 찾아와 박사학위를 밟고 있는 유학생들이 1300명에 이른다.

정부 차원에서 유학생 입국을 적극 권장하고 있기 때문. 특히 중국과학원(CAS)은 TWAS(The World Academy of Sciences)와 협력해 매년 200명의 외국인 박사학위 과정 지원자에게 학비를 지원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의 일부에 불과하다. 중국 정부는 세계 126개 국가와 연계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유학생 지원사업은 그중 하나다.

이보다 규모가 훨씬 더 큰 고속도로와 고속철 건설, 지하자원 발굴, 발전소 건립, 항만시설 건설 등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면서 126개 국가와 연계된 무역거래망을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

중국 정부는 나라와 나라를 땅과 바닷길로 연결하자는 일대일로 프로젝트(Belt and Road Initiative)를 통해 무역을 활성화해 중국은 물론 관련 국가들이 공동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 거대한 프로젝트 중심에 과학(science)이 있다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과 국가 지도자들은 과학을 프로젝트 성공의 핵심 요소로 보고 있는 중이다.

바이춘리(白春礼) 중국과학원장은 최근 과학원 회보를 통해 “과학과 기술혁신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위한 핵심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과학기술자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실제 중국 과학기술자들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과학지도를 바꿔놓고 있다.

‘네이처’ 지가 중국 베이징에서 파키스탄 이슬라바마드, 스리랑카의 콜롬보, 케냐의 나이로비, 페루의 리마에 이르는 곳을 방문해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현지 취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중국 대학들과 중국과학원 등이 곳곳에 분교와 분원을 확장하며 공동 연구망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들과 중국과학원은 곳곳에 과학연구비를 지원하며 공동 연구 협약에 서명하고 있는데 미국과 구소련,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유례가 없었을 만큼 규모가 크고 협력 분야 역시 다양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중국 도전에 크게 긴장 

지난 4월 19일 바이춘리 중국과학원장은 일대일로 사업에 18억 위안(한화 약 31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스리랑카에서 중국은 안전한 식수를 공급하고 신장병을 줄이기 위한 공동 연구에 착수했다. 파키스탄에서 쌀농사 경작서부터 인공지능, 철도건설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중심부인 벨기에에서는 태양에너지 등을 공동 개발하면서 무역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남아메리카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서는 아타카마 사막에 설치된 아타카마 패스파인더(APEX) 등 세계 최대 규모의 천문관측 센터를 지원하면서 관련 국가들과 중국이 관측 자료를 공유하는데 합의했다.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있어 과학에 참여하는 대학이 수백 개에 달하며 공동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원, 학생 등의 수가 수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의 과학 네트워크가 세계 전역으로 퍼져나가면서 미국과 일본, 유럽 등 그동안 과학을 주도해온 국가들이 잔뜩 긴장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상황을 주시하며 과학계에 진행되고 있는 변화를 파악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사업 결과에 비추어 126개국을 대상으로 한 윈윈(WIN-WIN) 전략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들 대다수는 협력을 통해 과학은 물론 경제 분야에서 공동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저소득 국가들이 연구 및 기술협정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중국의 식민지가 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일부 국가들은 중국에 거액의 협력자금을 빚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회적으로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중이다.

환경파괴도 우려되고 있다. 중국은 파키스탄 북단 산악지역에 길을 포장하고 야생 동‧식물이 다수 서식하고 있는 그곳 자연환경을 파괴했다. 남아시아와 남아메리카 곳곳에서는 강에 댐을 건설하고, 강 생태계를 바꾸어놓았다.

일대일로에 참여하고 있는 각국 환경관련 시민단체들은 이런 생태계 파괴 결과에 크게 분개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중이다.

중국의 목표는 분명하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문화권을 형성하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여기에 투입된 금액만 8조 달러(한화 약 932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막대한 금액이 투입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과학 분야에서 기존 서방세계가 주도해온 과학지도를 바꾸어놓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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