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20,2019

영화의 역사에 바치는 애니메이션 오마주

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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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에서는 영화의 역사에 바치는 14분 길이의 혁신적인 실험 단편 애니메이션 <패스트 필름(Fast Film)>이 최우수 단편영화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상영되었다.

 

 포스터

<패스트 필름> 포스터 Ⓒ Virgil Widrich Film

칸영화제 최우수 단편영화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단편 애니메이션 작품으로는 <Blinkity Blank>(감독: Norman McLaren, 1955), <Balablok>(감독: Bretislav Pojar, 1973), <The Struggle>(감독: Marcell Jankovics, 1977), <Harpya>(감독: Raoul Servais, 1979), <When the Day Breaks>(감독: Wendy Tilby and Amanda Forbis, 1999) 등이 있다.

300편의 영화로 만들어진 단편 애니메이션   

판토슈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토론토 국제 단편영화제, 웁살라 국제 단편영화제 등 36곳의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하였고, 지금까지 460여 곳의 영화제에서 상영된 바 있는 독특한 실험 애니메이션 <패스트 필름>(2003), 라이브액션과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 기상천외한 단편 애니메이션 <패스트 필름>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피르길 비드리히(Virgil Widrich, 1967년 출생) 감독에 의해 2년에 걸친 작업을 통해 탄생하였다.

피르길 비드리히 감독은 일찍이 12살 때 선물로 받은 슈퍼 8미리 카메라로 단편영화 <My HomeLife>, <Fried Meat>를 만들었고, 13살에는 단편 애니메이션 <Color Can Dream>을, 17살 때는 112분 분량의 영화 <The Spirit of Time>을 만든 바 있다.

 

 스틸 이미지

<패스트 필름> 스틸 이미지 Ⓒ Virgil Widrich Film

 

 

<패스트 필름>은 영화의 역사에 대한, 특히 액션 영화에 대한 ‘오마주’(Hommage: 영화에서 존경의 표시로 다른 작품의 주요 장면이나 대사를 인용하는 것) 영화이며, 이를 기존의 애니메이션 제작 기법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독창적인 기법으로 제작되었다.

피르길 비드리히 감독은 2001년 아카데미 단편영화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던 자신의 전작 <카피 숍(Copy Shop)>을 제작하면서 받은 영감을 발전시켜 <패스트 필름>을 만들었는데, 그 결과 실사 이미지가 프린트된 ‘페이퍼 오브젝트’로 기묘하고 독특한 3차원의 영화적 공간을 창출하였다.

<패스트 필름>은 피르길 비드리히 감독과 제작진이 1년여 동안 리서치한 1,500여 편의 영화 중 300편의 영화에서 <패스트 필름>의 구성에 필요한 장면을 골라내어 65,000 프레임의 사진으로 프린트한 후, 이를 다시 정교하게 오려내고, 중층적으로 레이어를 나누고 다시 콜라주하여 디지털 스틸 카메라로 촬영한 후, 최종적으로 35미리 필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다.

피르길 비드리히 감독은 <패스트 필름>의 재구성된 영화적 공간과 비주얼을 위해 선택한 영화 이미지의 찢어진 사진 촬영 이외에도, 종이접기와 펼치기 기법 등도 적극 활용하였는데, 이를 위해 일본의 종이 공예 아티스트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패스트 필름>의 제작 과정은 유튜브에서 감상할 수 있다. 관련 영상

 제작 과정

<패스트 필름> 제작 과정 Ⓒ Virgil Widrich Film

 

<패스트 필름>에서 구현한 ‘3차원’은 단순한 공간적 개념이 아니라, 서로 다른 300편 영화 속의 개별적이고 부분적인 이미지의 새로운 콜라주(collage)와 포토몽타주(photomontage)를 통해 복잡하고 정교하게 짜인, 어느 영화에도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영화적 공간과 이미지의 창조를 의미한다.

미술에서의 콜라주 및 포토몽타주 기법은 입체주의,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등에서 다양하게 사용된 기법으로, 기존 신문이나 잡지의 텍스트나 사진을 찢거나 오려 붙이는 ‘합성과 조합’을 통해 새로운 별개의 독립적인 시각 이미지 의미를 구축하는 방법을 말한다.

관객들은 <패스트 필름>을 통해 무성영화 시절의 작품부터 최근의 할리우드 영화에 이르기까지 14분 동안의 새로운 시공간(時空間)으로 재조합된 영화적 공간과 이미지 속에서 수많은 스타와 액션 영화의 낯익은 명장면을 만나게 된다. <패스트 필름>의 전편은 유튜브에서 감상할 수 있다. 관련 영상

<패스트 필름>의 스토리는 수많은 액션 영화에서 공통적으로 읽을 수 있는 플롯, 즉 영웅으로서의 주인공이 난관을 극복하고 악당의 소굴로부터 아름다운 여인을 구출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제작진이 밝히고 있는바와 같이 14분 동안 펼쳐지는, 300편의 영화에 의한, 이 영화는 ‘빠른(fast) 영화’가 아니라 ‘대부분(almost)의 영화’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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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작권자 2019.04.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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