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3,2019

나이‧성별 없이 과학을 즐겼다

4일간 '대한민국 과학축제'에 32만 명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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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거리 과학축제로 에든버러 과학축제(Edinburgh Science Festival)가 있다.

1989년 시작된 유럽 최대의 과학축제다. 지난 6일부터 21일까지 에든버러 시민들,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관광객 등이 함께 어우러져 성공적으로 축제를 마무리했다는 소식이다.

우리나라에도 지난 20일(토)부터 경복궁, 청계천, 세운상가,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을 잇는 서울 도심에서 거리 과학축제가 열렸다. 그리고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 관광객 등의 호응 속에서 23일 ‘2019 대한민국 과학축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소식이다.

이번 '2019 대한민국 과학축제' 행사 기간동안 시민들로부터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로켓용 75톤급 대형 액체 엔진.   한국형 발사체(KSLV-2) 누리호에 장

이번 ’2019 대한민국 과학축제’ 행사 기간동안 시민들로부터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로켓용 75톤급 대형 액체 엔진. 한국형 발사체(KSLV-2) 누리호에 장착했던 실제 엔진으로 방문객들이 행렬이 끊이지않았다.  ⓒ 이강봉/ScienceTimes

처음으로 시도된 한국형 ‘거리 과학축제’

24일 행사를 주관한 한국과학창의재단은 4일간의 거리 축제를 통해 진행된 155개 프로그램(65개 기관 참여)에 32만 여명의 시민 등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말인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축제 참가자 수가 10만 명을 훨씬 넘어서면서 많은 참가자들이 곳곳에서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축제 관계자는 “이번 축제에 어린 자녀들과 함께 온 가족, 연인을 비롯 노년층, 해외 관광객에 이르기까지 참가자 연령층이 매우 다양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인근은 물론 먼 지방에서 축제를 찾는 경우다 다수였다고.

‘2019 대한민국 과학축제’는 축제가 거리에 있는 시민 등을 찾아 나서는 정반대의 패턴을 선택했다.

이처럼 시민 등을 찾아 나서는 행보가 축제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더 자연스러우면서 흥겹고 실감 나는 과학체험을 가능하게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47개 프로그램 역시 거리형으로 대폭 전환했다. 청계광장, 보신각 공원에서 거리의 과학 공연인 ‘사이언스 버스킹(Science Busking)’을 연속해 진행하면서 시민들과 함께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과학을 선보였다.

22일 오후 청계광장에서 열린 길거리 과학체험 행사 '사이언스 버스킹'.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많은 시

22일 오후 청계광장에서 열린 길거리 과학체험 행사 ‘사이언스 버스킹’.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많은 시민이 참여해 과학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 이강봉/ ScienceTimes

이 밖의 DDP 디자인 거리에서 진행한 ‘과학체험마당’에서는 한국의 5대 과학관들이 성공을 거둔 바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여 이곳을 찾는 시민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거리 과학축전에서 특히 주목을 끈 것은 첨단 과학을 주제로 한 체험 프로그램들이다.

경기도 용인 시에 소재한 장평초등학교 학생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제공한 자율주행차를 시승한 후 학교에서 배운 자율자동차에 대한 지식을 직접 체험한 데 대해 “너무 행복하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사당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과 함께 행사 현장을 찾은 정미라 씨는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키우며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과학축제를 항상 생각해왔다”며,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거리 축제가 열린 데 대해 놀라움을 표명했다.

지난 역사 속에서 대한민국의 과학을 이끈 우장춘 박사 등 과학자들의 모습이 청계천 산책로에 전시 ⓒ 이강봉/ ScienceTimes

지난 역사 속에서 대한민국의 과학을 이끈 우장춘 박사 등 과학자들의 모습이 청계천 산책로에 전시돼 이곳을 지나치는 시민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 이강봉/ ScienceTimes

시민 사랑받는 명물 축제로 발전시켜야 

이번 행사에서 특히 주목을 받았던 것은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로켓용 액체 엔진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은 시청 뒤편에 투명 돔을 설치하고 그 안에 한국형 발사체(KSLV-2) 누리호의 핵심 추진 장치인 75t급 액체엔진을 전시했다.

이 액체 엔진을 보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주말은 물론 마지막 날까지 끊이지 않았다. 항우연 관계자는 “많은 시민들, 외국인 관광객 들이 액체엔진 실물을 보면서 한국의 우주과학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직접 탐승해 무인자동차를 체험할 수 있는 자율자동차 내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체험 서비스를 선보 ⓒ 이강봉/ ScienceTimes

시민들이 직접 탐승해 무인자동차를 체험할 수 있는 자율자동차 내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개발한 차량으로 화면을 통해 주행 상황을 수시로 파악할 수 있다. ⓒ 이강봉/ ScienceTimes

20일부터 23일까지 종로 3가 서울극장에서 진행된 ‘SF영화제’도 큰 호응을 얻은 프로그램들 중의 하나다.

과거의 저명한 SF 명작들을 시민 등에게 무료 공개한 이 영화제에서는 현역 SF작가인 박상준 한국SF협회 대표, 김태훈 영화평론가 등이 참여해 토크쇼와 함께 진행됐다. 참가 신청이 쇄도하면서 SF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한국 메이커 문화의 성지, 세운상가에서 진행된 ‘사이언스 팩토리’, ‘사이언스 아울렛’ 등도 큰 호응을 얻었다.

이곳에서는 와인병을 가지고 램프를 만들고, 굼벵이 배양토로 공기 정화 화분을 만드는 등 신나는 만들기 재주가 펼쳐졌다. 특히 행사장을 찾은 많은 청소년들은 세운상가에서 열린 이 프로그램을 만끽했다.

올해 처음 거리 행사로 시작한 '2019년 대한민국 과학축제'에 시민 호응이 매우 높아 프로그램을 발전

올해 처음 거리 행사로 시작한 ’2019년 대한민국 과학축제’에 시민 호응도가  높아 프로그램을 발전시켜나갈 경우 에든버러 과학축제, 뉴욕의 월드 사이언스 페스티벌처럼 세계적인 과학축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이강봉/ ScienceTimes

한편 ‘2019년 대한민국 과학축제’는 이전 축제 방식을 과감히 탈피해 과학자들이 시민들을 직접 찾아 나서는 방식을 선택하여 대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잘 발전시켜나갈 경우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과학축제’, 뉴욕의 ‘월드 사이언스 페스티벌’ 등과 같이 시민, 관광객 등의 사랑을 받는 축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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