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3,2019

과학축제 빛내는 핵심 키워드는?

사이언스 버스킹, 과장창 공개방송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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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쪽에는 유리병, 다른 한 쪽에는 작은 너트가 매달린 줄이 막대기 위에 아슬아슬하게 놓여 있다.

“이제 손을 놓아주세요”라고 외쳐도 쉽게 손을 놓지 못하는 아이. 자칫 유리병이 그대로 땅에 떨어져 깨질까 봐 무서운 모양이다.

이에 빨간 옷을 입은 마술사가 직접 다가와 시범을 보이며 안심시킨다. 이윽고 아이가 결심한 듯 손을 놓자 줄은 막대기에 휘리릭 감긴다. 마음 졸이며 구경하던 주변 어른들의 박수가 이어진다.

임종기 마술사가 진행한 사이언스 버스킹의 한 장면이다. 사이언스 버스킹이란 대중들이 과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진행되는 과학문화 공연을 말한다. 과학실험, 마술, 시민참여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형태의 퍼포먼스가 과학 행사때마다 곳곳에서 이뤄진다.

임종기 마술사가 다양한 재활용품을 활용한 과학마술을 선보이고 있다.  ⓒ 김청한 / ScienceTimes

임종기 마술사가 다양한 재활용품을 활용한 과학마술을 선보이고 있다. ⓒ 김청한 / ScienceTimes

‘2019 대한민국 과학축제’가 한창 진행 중인 서울 청계광장에서도 사이언스 버스킹이 진행돼 많은 인기를 끌었다. 특히 22일(월) 오후에는 재활용품을 활용한 과학 마술이 진행돼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앞서 설명한 마술은 관성 덕분이었다. 임종기 마술사는 “좀 더 무거운 유리병 쪽이 아래로 떨어지는 동시에 맞은편의 너트가 버티려는 관성이 발생해 그 상호작용으로 줄이 감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기압을 활용한 생수통 찌그러뜨리기, 원심력을 이용한 물컵 돌리기 등의 마술을 선보였다.

임종기 마술사는 마지막으로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작은 캔이나 유리병, 생수병 등이 전부 과학놀이의 재료가 될 수 있다”라며 공연을 끝냈다.

이날 청계광장에서는 임종기 마술사의 공연 이외에도 ‘신기한 액체질소’, ‘우주로의 여행’, ‘코코보라의 실험실’ 등 다양한 사이언스 버스킹 공연이 진행됐다.

물컵을 떨어트릴까봐 무서워하는 아이를 위해 무대에서 내려와 같이 원심력 마술을 진행하는 모습.   ⓒ 김청한 / ScienceTimes

물컵을 떨어트릴까봐 무서워하는 아이를 위해 함께 원심력 마술을 진행하는 모습. ⓒ 김청한 / ScienceTimes

“티타늄 인공 가슴뼈, 실제 뼈보다 강해”

늦은 7시 30분에는 과학 전문 팟캐스트 ‘과장창’ 공개방송이 진행돼 퇴근길 직장인들은 물론 청계천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과장창은 ‘과학으로 장난치는게 창피해?’의 줄임말로 윤태진 아나운서와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 엑소가 진행했다.

이날 방송의 주제는 2019년 대한민국 과학축제를 빛내는 최신 과학기술. 세 진행자는 이번 행사의 핵심 키워드를 짚어주며 어려운 과학기술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했다.

그 첫 번째 키워드는 인공지능(AI). 궤도는 “AI에는 컴퓨터 성능이 중요하다”라며 작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도입한 슈퍼컴퓨터 누리온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누리온은 개인컴퓨터 2만대를 합친 수준의 성능을 자랑한다.

“우주의 시작, 기원, 지구 환경 등 복잡한 문제를 연구하는 데 있어 빅데이터 분석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세계 10위권의 성능을 자랑하는 누리온 등 슈퍼컴퓨터의 활용은 이러한 연구를 한 단계 전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도 세 진행자는 자율주행, 의수 및 의족, 화물 수송 등 AI가 활용되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과장창의 인기는 대단했다. 공개방송 시간 30분 전부터 줄을 서고 있는 모습. ⓒ 김청한 / ScienceTimes

과장창의 인기는 대단했다. 공개방송 시간 30분 전부터 줄을 서고 있는 모습. ⓒ 김청한 / ScienceTimes

두 번째 키워드는 항공우주. 항공우주과학이 주전공이라는 궤도는 “천리안, 아리랑 등의 위성은 우주를 돌면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 발사체인 누리호(KSLV-II)는 이를 옮기는 일종의 운송수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라고 헷갈리기 쉬운 위성과 발사체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껏 우리나라는 독자적인 위성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를 궤도에 올리는 것은 다른 나라에 의존해 왔다”라며 “누리호가 예정대로 2021년 개발 완료된다면 우리도 원하는 타이밍에 위성을 발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세 번째 키워드는 바이오 의학이다. 엑소는 티타늄을 가루처럼 만들어 3D 프린팅한 인공 가슴뼈를 아이언맨 슈트에 비유하며 “실제 갈비뼈보다 더 강하다”고 표현했다.

탄소나노튜브를 활용한 바이오나노 전자코도 소개됐다. 단순히 냄새를 맡는 수준을 넘어 특정 질병균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냄새를 파악해 질병을 진단하는 등 다양한 활용이 기대된다.

NK세포치료는 난치성 암을 치료하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엑소는 NK세포에 대해 “우리 몸 안에 있는 군인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들이 암세포나 균이 들어오면 잡을 수 있도록 활성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같은 스마트 헬스 충분히 가능”

네 번째 키워드는 스마트 ICT. 궤도는 특히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5G를 ‘촉각 인터넷’이라 표현하며 “뜨거운 불구덩이에 손을 넣으면 뇌에서 명령을 내리기 전에 감각적으로 손을 빼기 마련”이라며 “이렇게 촉각처럼 빠른 통신 기술이 바로 5G”라고 말했다.

이렇게 빠른 통신은 스마트 헬스로 이어진다. 궤도는 “맥박, 혈당 등 개인 정보를 스마트 워치가 바로 파악해 스마트 냉장고에 전달하고, 자동으로 문을 열어 필요한 음식을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전하며 “영화 속에서나 나오는 얘기가 아닌, 이미 충분히 구현 가능한 기술”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비유와 재미있는 표현으로 과학기술을 흥미롭게 전해주는 과장창 공개방송 모습.  ⓒ 김청한 / ScienceTimes

다양한 비유와 재미있는 표현으로 과학기술을 흥미롭게 전해주는 과장창 공개방송 모습. ⓒ 김청한 / ScienceTimes

마지막 키워드는 ‘국민생활’이다. 이는 미세먼지 저감 등 실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한 생활밀착형 과학기술을 말한다.

여기서는 수소차를 공기청정기로 활용한다는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소개됐다. 엑소는 “수소차는 공기를 빨아들여서 일정한 과정을 거친 다음, 다시 그 공기를 내뿜는 메커니즘을 가진다. 그 사이에 헤파 필터를 넣어놓으면 말 그대로 달리는 공기청정기가 되는 셈”이라며 “앞으로 이러한 수소차가 도로를 가득 채운다고 생각해 보라. 미세먼지가 심할 때마다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활용하라는 지시가 내려질지도 모른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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