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17,2019

세계를 놀라게 한 화석 물고기

과학기술 넘나들기(108) -살아있는 화석들(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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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수억 년의 세월을 이어온 살아있는 화석 중에는, 오래전에 멸종한 것으로 알았지만 여전히 생존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것들도 있다. 공룡시대에서 온 물고기 실러캔스(Coelacanth)가 대표적이다.

세계를 놀라게 한 화석물고기 실러캔스(런던박물관) ⓒ GNU Free

세계를 놀라게 한 화석물고기 실러캔스(런던박물관) ⓒ GNU Free

1938년에 남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섬 부근의 코모로 군도에서는 수천만 년 전에 멸종한 것으로만 알았던 ‘실러캔스’라는 희귀한 물고기가 발견되어 세계 동물학계가 발칵 뒤집히게 되었다.

중생대 쥐라기말의 실러캔스 화석  ⓒ Daderot

중생대 쥐라기말의 실러캔스 화석 ⓒ Daderot

실러캔스의 화석은 약 3억 9000만 년 전인 고생대 데본기로부터 약 6600만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 사이의 지층에서만 나왔기 때문에, 공룡시대의 종말과 함께 실러캔스 역시 멸종된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화석 물고기를 잡아서 확인하게 된 과정 또한 매우 극적이었다. 1938년 12월 이상하게 생긴 물고기를 잡은 어부가 남아프리카공화국 박물관의 큐레이터 라티머(Marjorie Courtenay-Latimer)에게 확인을 부탁하였다. 라티머는 지느러미 모양이 특이한 이 물고기의 스케치와 함께 자신의 견해를 관련 자료에 담아 어류학자 스미스(James Leonard Brierley Smith) 교수에게 보내 명확한 감정을 의뢰한 결과, 실러캔스는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살아있는 실러캔스를 확인한 것은 20세기 고생물학계의 가장 위대한 발견으로 일컬어진다. 이 물고기는 동물 진화의 과정을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로서 물고기와 육상동물의 중간적인 모습이며, 세상에서 가장 희귀한 물고기로 여겨진다.

물론 육상동물과 매우 가깝다고 여겨지는 물고기로는 폐를 지녀서 공기 호흡을 하는 폐어류(肺魚類, lung fish)도 있다. 그러나 실러캔스는 심해에서 헤엄치는 방식이 일반적인 물고기와 달리, 육상동물이 네 다리로 걷는 모습과 유사하게 지느러미를 교대로 내뻗으면서 헤엄을 친다.

즉 이들의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가 네 다리로 진화하였을 것으로 보이므로, 실러캔스는 물뭍동물인 양서류(兩棲類)에 폐어보다 더 가까운 것으로 평가된다.

1997년에는 인도네시아의 셀레베스섬 북쪽 해안에서도 실러캔스가 발견되어, 코모로 군도에서만 서식한다는 종래의 생각을 뒤집고 다시 한번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당시에는 인근에 신혼여행을 와서 어시장을 둘러보던 부부에 의해 발견되었는데, 마침 운 좋게도 남편은 해양생물에 대해 박사학위를 받은 생물학자였기에 한눈에 실러캔스를 알아볼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 어부들에게는 오래전부터 ‘바다의 왕’으로 불려온 이 실러캔스는 코모로 군도의 실러캔스와 똑같은 종은 아니지만, 같은 조상으로부터 갈려 나온 비슷한 종으로 밝혀졌다.

동물은 아니지만 1994년에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수천만 년 전에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쥐라기 소나무’가 발견되어 과학자들을 흥분시켰다. 동물에 비긴다면 살아있는 공룡을 발견한 것에 비견할만한 쾌거였고, 이 소나무의 솔방울을 발아시켜서 1000그루 이상의 묘목을 만들기도 하였다.

메타세콰이아 역시 살아있는 화석식물이다  ⓒ Alpsdake

메타세콰이아 역시 살아있는 화석식물이다 ⓒ Alpsdake

공원이나 도로변 등에 멋진 풍치를 자랑하는 가로수로 자주 심어지는 메타세쿼이아(Metasequoia) 역시 존재가 뒤늦게 발견된 살아있는 화석 식물이다.

즉 300만 년 전까지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던 이 나무는 화석으로만 전해져오다가, 1946년 무렵에 중국 쓰촨성의 외딴 지역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이처럼 오래전에 멸종한 것으로만 알려졌던 동, 식물들의 살아있는 개체가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혹시 공룡 역시 지구 깊숙한 곳 어딘가에서 여전히 생존해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존의 외딴 밀림 지대를 탐험하면서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채로 유지되어 온 공룡의 세계를 만난다는 코난도일의 소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는 1912년에 발표되어 공룡이 실제로 지구 어딘가에 생존해 있을 가능성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증폭시켰으며, 수많은 공룡 관련 SF 영화 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외딴 호수에 사는 공룡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괴물을 보았다는 목격담은 꽤 오래전부터 전해져 왔고, 각종 잡지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등에 단골로 나오는 주제이기도 하다.

호수괴물 네시와 유사하다는 중생대의 수장룡 플레시오사우루스 ⓒ GNU Free

호수괴물 네시와 유사하다는 중생대의 수장룡 플레시오사우루스 ⓒ GNU Free

이러한 호수 괴물로는 영국 스코틀랜드 지방의 네스호라는 호수에 살고 있다는 ‘네시(Nessi)’, 미국 버몬트 주의 챔플레인 호수에 살고 있다는 ‘챔프(Champ)’ 등이 유명한데, 이들은 중생대에 물에서 살던 수장룡 ‘플레시오사우루스(Plesiosaurus)’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마저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여러 차례의 조사와 수색에도 불구하고 그 존재가 확인된 적은 없으며, 사진과 목격담이 조작되었거나 다른 자연현상을 괴물로 착각한 것으로 판단된다.

공룡과 비슷하게 생긴 현생 동물로 자주 언급되는 코모도 왕도마뱀 ⓒ GNU Free

공룡과 비슷하게 생긴 현생 동물로 자주 언급되는 코모도 왕도마뱀 ⓒ GNU Free

‘살아있는 공룡과 같은 괴수’로 비유되면서 최근 텔레비전의 다큐멘터리나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코모도 왕도마뱀(Kormodo dragon)이라는 동물이 있다.

포악한 습성에 얼핏 영화 등에 등장하는 공룡을 닮은 무시무시한 모습이기는 하지만, 이 동물은 현생 도마뱀 중에서 가장 큰 무리일 뿐, 중생대의 공룡과 같은 종류로 보기는 매우 어렵다.

살아있는 화석까지는 아니더라도, 고대 문서 등의 신화와 전설, 또는 원주민의 구전 등으로만 전해져오던 미지의 동물들의 실제 존재 여부를 밝히는 신비동물학(Cryptozoology)은 그동안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다.

위에서 언급한 코모도 왕도마뱀 역시 현지 원주민들이 ‘육지 악어’라 부르던 일종의 신비동물로 불 수 있고, 고대 히브리 문서에 ‘우리에 넣고 기르는 얌전한 시리아산 쥐’라 표현되었던 햄스터, 중국을 상징하는 동물이자 멸종 위기의 보호종인 판다 역시 19세기 또는 20세기에 다시 발견된 신비 동물들이다.

그러나 생물학자들은 하나의 동물 종이 오랫동안 멸종하지 않고 명맥을 유지하려면 개체 수가 최소한 수백 마리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위의 실러캔스 역시 매우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수백 마리 이상이 되었기에 오랜 세월 동안 간신히 생존을 이어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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