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3,2019

청소년 음주…인지장애‧중독 유발

영장류 실험 통해 뇌세포 성장위축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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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동물의 뇌와 척수에서 신경세포가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부분을 회백질이라고 한다.

특히 대뇌피질을 구성하고 있는 회백질은 감각과 감정, 결정 과정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와 척수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다.

이 부위가 집중적으로 성장하는 것은 13~19세 연령층 청소년기다. 그러나 이 시기 폭음(binge drinking)을 했을 경우 이 회백질의 성장이 억제되면서 뇌 발달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영장류 실험을 통해 청소년기 지속적인 음주가 뇌세포 성장을 억제하고 알코올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 ⓒknowwhenknowhow.org

영장류 실험을 통해 청소년기 지속적인 음주가 뇌세포 성장을 억제하고 알코올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knowwhenknowhow.org

지속적인 음주가 뇌 발달 성장 억제해 

2일 ‘메디컬 엑스프레스’, ‘데일리 메일’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연구를 수행한 곳은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학(Oregon Health and Science University)이다.

이곳 연구팀은 그동안 청소년기에 있는 원숭이를 대상으로 음주를 하게 하면서 폭음이 뇌 성장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관찰해왔다.

연구 결과 음주량에 따라 회백질 성장이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기에 있는 원숭이 몸무게 1kg 당 1g의 알코올 성분을 1년 간 주입했을 경우 신경세포(neurons)가 0.25mm 덜 발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들 원숭이에게 투입한 알코올양은 사람을 기준했을 때 보통의 맥주 컵으로 하루 넉 잔을 마시는 것에 해당하는 맥주의 양이라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오리건보건과학대학의 타티아나 슈니트코(Tatiana Shnitko) 박사는 “사람 역시 13~19세 청소년기 동안 심한 음주에 노출됐을 경우 뇌 발달이 크게 억제되고, 평생에 걸쳐 지적 능력에 있어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 논문은 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국제 학술지 ‘이뉴로(eNeuro)’ 1일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Chronic alcohol drinking slows brain development in adolescent and young adult non-human primates’이다.

이번 연구는 미국 알코올 남용 및 중독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Alcohol Abuse and Alcoholism)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청소년기로부터 성인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마지막 단계를 마무리하는 것이 뇌 발달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13~19세 청소년기에 많은 청소년들이 음주에 관심을 갖고 폭음에 빠지는 사례가 빈번한 상황에서 뇌 발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 위해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원숭이를 대상으로 음주 실험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시상 발달 저하로 인지기능 저하, 술에 의존할 수도 

연구에 투입한 원숭이는 히말라야원숭이라 불리는 레서스 마카크(rhesus macaques) 71마리다. 마카크는 북부 아프리카에서 일본까지 세계적으로 가장 광범위하게 분포돼 살고 있는 영장류로 사람을 흉내 내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연구팀은 원숭이를 여러 집단으로 나눈 후 한 집단에 대해 6~12개월 동안 술의 주성분인 에틸알코올을 주입해 매일 22시간씩 취한 상태가 이어지도록 했다.

그리고 MRI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로 뇌 발달 상황을 관찰하며 그 변화과정을 분석해나갔다. 분석은 원숭이 나이로 청소년기에서 성인 초기에 이르는 3.5~7.5세 나이 기간 동안 지속됐다.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이들이 어떤 변화를 보이고 있으며, 그 결과를 데이터화해 종합적인 분석표를 만들어나갔다.

연구 결과 이 기간 중 평균 1.87년 동안 뇌 크기가 1ml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적인 원숭이의 뇌 발달과정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이는 결과다.

연구팀은 “원숭이 몸무게 1kg 당 1g의 알코올 성분을 1년 간 주입했을 경우 신경세포의 길이가 심한 경우 0.25mm 덜 자라났다”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뉴런의 성장이 위축된 것은 공통적인 현상이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폭음으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부위는 피질 하부에 있는 시상(thalamus)이다. 간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회백질부로, 많은 신경핵군으로 이루어져 있는 감각계의 최종 중계소다.

후각을 제외한 시각계, 청각계 및 체감각계는 시상을 거쳐 대뇌피질에 투사되며 또한 운동신호의 중계, 의식, 수면 등 조절에 대한 모든 감각 신경로가 이곳에 모였다가 해당 감각 피질로 전달된다.

연구팀은 시상 발달이 위축되고, 폭음이 이어질 경우 감각 기능을 총괄하다시피 하는 시상 기능의 저하로 성인에 이르러서도 알코올에 감각을 의존하게 되고,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전에 과학자들은 쥐 실험을 통해 과도한 알코올 성분이 쥐의 뇌 발달을 저해한다는 내용의 실험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슈니트코 교수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청소년기 폭음이 뇌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 여부를 확인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어린 시절 폭음이 성년에 들어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 결과를 들여다보고 있다.

연구 결과가 지목하고 있는 것은 사람에 있어서도 청소년기 폭음이 인지 능력에 큰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회백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시상의 발달이 위축되면서 감각기관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감각기관 마비로 판단력에 저하를 가져오면서 뇌세포를 자극하는 알코올 성분에 더욱더 의존하게 되고, 폭음이 이어지면서 알코올중독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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