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6,2019

87세 노인에게서도 뇌세포 생성

43~87세 뇌서 수만 개 양성 뇌세포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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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과학계에 오랫동안 끌어온 매우 뜨거운 논쟁거리가 있다.

출생 이후 청소년기까지 신경조직이 계속 생성되는 것은 틀림없지만 청소년기가 지난 후에도 새로운 뇌세포가 계속 생성되고 있는지 그 여부를 놓고 주장이 엇갈리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로 상황이 바뀌고 있다. 26일 ‘사이언스’, ‘가디언’ 등 주요 언론들은 과학자들이 중년이 지난 후 90세가 가까워져도 새로운 뇌세포가 생성되는 등 사람의 일생에 걸쳐 신경조직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중년이 지난 후 90세에 가까워져도 새로운 뇌세포가 생성되는 등 사람의 일생에 걸쳐 신경조직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연구 결 ⓒLlorensLab

중년이 지난 후 90세에 가까워져도 새로운 뇌세포가 생성되는 등 사람의 일생에 걸쳐 신경조직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사진은 68세 성인 뇌조직. 붉은 색 부분이 새로 생성된 젊은 뇌세포들이다.  ⓒLlorensLab

알츠하이머 환자의 뉴런은 30% 적어 

연구진은 또 과거의 신경생성(neurogenesis) 과정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방법론적인 오류 때문에 중년 이후 뇌세포 생성 과정을 밝혀내는데 실패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에 참여한 ‘어린이를 위한 병원’의 뇌과학자 폴 프랭크랜드(Paul Frankland)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사람의 전 생애에 걸쳐 신경생성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 25일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 Adult hippocampal neurogenesis is abundant in neurologically healthy subjects and drops sharply in patients with Alzheimer’s disease‘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43~87세의 성인 13명으로부터 뇌조직을 기증받아 2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이들 뇌세포를 분석한 결과 수만 개의 건강한 양성 뇌세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 뇌세포들은 학습과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체 내부에 위치한 치상회(dentate gyrus) 속에서 활동하던 세포들이다.

연구에 참여한 스페인 세베로 오초아 분자생물학 센터의 뇌과학자 마리아 로렌스-마틴(María Llorens-Martín) 박사는 “이들 뉴런(신경세포) 들은 아직 발달하지 않는 가지들과 함께 부드럽고 포동포동한 모습으로 젊고 생생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43세 기증자의 뇌조직 1 입방밀리미터 내에서 약 4만 2000개의 미성숙한 신생 뉴런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후 연령대서부터 87세까지 기증자 뇌조직 안에 있는 신생 뇌세포의 수를 집계한 결과 87세 노인의 뇌세포 수가 43세 기증자와 비교해 약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87세 노인의 뇌조직 안에 70%의 젊은 뇌세포가 생성돼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알츠하이머, 치매 등 뇌질환에 걸린 환자의 경우 뇌세포 수가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특히 알츠하이머 환자의 경우 뇌세포가 생성됐지만 신생 뉴런의 수가 같은 연령의 건강한 노인과 비교해 약 30% 적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치매 환자의 경우는 그 수가 더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기존 주장 뒤집는 귀중한 데이터” 

오랜 기간 동안 과학자들은 뇌의 신경세포(neuron)가 생성되고 발달해 소멸하는 신경생성의 순환 과정이 멈추면서 우울증, 알츠하이머와 같은 뇌질환을 불러일으킨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네이처’ 지에 이 신경생성 활동이 청소년기 들어서면서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논문 내용은 다양한 방식을 통해 노인 뇌에서 새로 만들어진 신경세포를 발견한 이전의 연구 결과를 부정하는 것이었다.

당시 프랭크랜드와 같은 뇌 과학자들은 학습과 기억을 관장하는 설치류의 해마(hippocampus) 속에서 신경생성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관찰하고 있었다.

정반대의 연구 결과에 당황한 연구진은 신경생성과 관련 그동안 뇌 과학자들이 수행해온 연구 방식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지난해 청소년기까지 신경생성이 진행되고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문제점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2018년 논문을 작성한 연구팀이 59개의 인간 뇌조직 속에서 새로운 신경세포를 찾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런데 이들 뇌조직들은 두뇌은행(brain banks)에서 가져온 것으로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간 고정액 형태의 파라포름알데하이드(fixative paraformaldehyde) 속에 잠겨 있던 것들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뇌과학자 마리아 로렌스-마틴(María Llorens-Martín) 박사는 “이 파라포름알데하이드는 단기간 동안에는 부패를 방지하지만 48시간이 지나면 세포를 구성하고 있는 조직을 묶어 젤(gel) 형태로 변형시킨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세포생성을 관찰하기 위해 주입한 형광항체(fluorescent antibodies)가 세포생성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세포이동 단백질 DCX(Doublecortin)와 결합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는 것.

마리아 박사는 “결과적으로 연구에 투입된 뇌세포들이 파라포름알데하이드에 6개월이 넘게 담겨 있었다면 연구가 불가능할 정도”라며, “젤 현상으로 인해 뇌세포 생성 과정을 정확히 측정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피츠버그대 뇌과학자 숀 소렐스(Shawn Sorrells) 교수는 “2019년에 발견한 젊은(new) 뇌세포들이 어린아이에게서 발견되는 뇌세포와 유사한 것”이라며, “성인이 되면 신경세포가 생성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뒤집는 귀중한 데이터”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뇌 과학자들 사이의 신경세포 생성과 관련된 논란이 가라앉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미국 메릴랜드 주의 국립보건연구원(NIMH)의 뇌과학자 히더 카메론(Heather Cameron) 박사는 논란이 종식될 수 있겠느냐는 ‘사이언스’ 기자 질문에 “반대 진영에서 받아들일지는 아직 모른다”며, “그러나 이 논란이 종식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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