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24,2019

우주여행이 잠복한 헤르페스 깨워

NASA 연구팀, 면역세포 둔화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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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비행을 한 미국 우주인 중 절반 이상에서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재활성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증상으로 이어진 사례는 많지 않았지만, 우주여행 기간이 늘어날수록 재활성화율이 높아 화성 탐사와 같은 장기 우주여행 때는 심각한 건강상의 위협을 제기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런 결과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존슨우주센터 새티시 메흐타 박사가 우주왕복선이나 국제우주정거장(ISS) 임무를 수행한 미국 우주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밝혀졌다.

메흐타 박사 연구팀은 우주 비행 전과 우주 체류 중, 지구 귀환 뒤 등으로 나눠 우주인의 타액과 혈액, 소변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짧게 진행되는 우주왕복선 임무를 수행한 우주인은 지금까지 89명 중 47명(53%)이, 장기간 이어진 ISS 임무에 투입된 우주인은 23명 중 14명(61%)이 타액이나 소변 샘플에서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런 빈도와 바이러스양은 우주 비행 전이나 지구 귀환 뒤, 그리고 건강한 사람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것이다.

이는 우주비행 중에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가 많아지고 면역체계가 압박을 받으면서 병원균을 죽이거나 억제하는 면역세포의 활동이 둔화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메흐타 박사는 “NASA 우주인은 로켓 발사와 지구 귀환 때 극단적 G-포스(관성력)는 물론 수주 혹은 수개월에 걸쳐 극미중력과 우주선(線)을 견뎌야 한다”면서 “이런 물리적 도전에다 사회와 격리된 상황과 좁은 공간, 수면패턴 변화 등 다른 스트레스까지 겪는다”고 우주인의 스트레스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 우주인에게서는 지금까지 인체에서 검출된 헤르페스 바이러스 8종 중 4종이 발견됐다. 구강과 생식기에 나타나는 헤르페스 바이러스인 HSV, 신경세포에 평생 남아있는 수두·대상포진 유발 VZV, 아동 때 감염된 뒤 별증상 없이 면역세포에 잠복해 ‘키스병’ 등을 초래하는 CMV와 EBV 등이다.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재활성화한 우주인들은 대부분 증상이 없고 6명만 실제 증상이 나타났으며 증세도 심각하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그러나 비행이 끝난 뒤에도 바이러스 재활성화가 지속하면 면역체계가 손상되거나 신생아 등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게다가 헤르페스 바이러스 재활성화 빈도와 기간 등이 우주여행 기간이 늘어날수록 심각해져 심(深)우주 탐사에서 더 위험한 국면을 초래하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메흐타 박사는 백신 접종이 최선의 방법이나 지금까지 백신이 개발된 것은 VZV밖에 없으며 나머지 바이러스들은 백신 개발이 여의치 않아 치료법을 효율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메흐타 박사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오픈 액세스 과학저널 ‘프런티어스(Frontiers)’의 미생물학 분야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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