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7,2019

난치병 ‘루푸스’ T세포로 치료

쥐 실험 통해 뛰어난 완치 효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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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체계 이상으로 만성염증이 일어나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난치성 전신질환을 루프스라고 한다.

라틴어로 늑대를 뜻하는 루푸스(lupus)에서 가져온 말로 피부 위에 나타난 흔적이 늑대에 물린 상처와 유사해 그런 이름이 붙었다.

우리말로는 낭창(狼瘡)이라고 하는데 의학적으로 정확한 이름은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다. 가임기 여성을 포함,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으로 치료가 매우 힘든 난치병 중의 하나다.

3D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B세포. T 세포를 주입해 난치병의 원인인 B세포를 소멸시킬 수 있   ⓒWikipedia

3D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B 세포. T 세포를 주입해 난치병 루푸스(낭창)의 원인인 B 세포를 소멸시킬 수 있는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새로운 의약품 개발의 길이 열리고 있다. ⓒWikipedia

난치병 루푸스 치료에 돌파구 열어 

자가면역이란 외부로부터 인체를 방어하는 면역계가 이상을 일으켜 오히려 자신의 인체를 공격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로 인해 피부, 관절, 신장, 폐, 신경 등 전신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심하면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루푸스 발병과 연관된 60개 이상의 유전자 변이를 발견했다. 그러나 어떤 유전자가 질병을 일으키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T 세포, B 세포, 수지상 세포 등 다양한 면역세포들 중 어떤 면역 세포가 루프스를 유도하는지도 불분명했다.

때문에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법을 적용하고 있었고, 루푸스를 완전히 퇴치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오랜 노력의 결과로 치료법 개발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

7일 ‘사이언스’ 지는 미국의 약학대학인 테네시대학 헬스사이언스센터 연구팀이 루프스에 걸린 쥐로부터 면역세포인 B 세포(B cells)를 제거했으며 그동안 완치가 불가능했던 루푸스 치료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을 접한 뉴욕 로체스터 의과대학의 류머티즘학자 제니퍼 애놀릭(Jennifer Anolik) 교수는 “테네스 대학 연구팀이 그동안 완치가 불가능했던 루푸스 치료의 돌파구를 열었다.”며 크게 놀라워했다.

의료계가 이번 연구 결과에 특히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이전 혈액암 치료에서 이미 성공을 거두었고, 임상실험을 거쳐 현재 새로운 의약품 개발에 들어가 있는 공인된 방식으로 루푸스 치료에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

관계자들은 이미 적용된 치료방식을 루푸스 치료에 적용하는 것이 손쉬운데다 치료 효과도 매우 뛰어나 그동안 골머리를 앓아온 루푸스 치료에 돌파구가 열렸다고 보고 있다.

관련 논문은 6일 ‘사이언스 중개 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지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Sustained B cell depletion by CD19-targeted CAR T cells is a highly effective treatment for murine lupus’이다.

쥐 46마리 중 26마리 완치 효과 확인 

‘CAR-T’란 환자로부터 T 세포를 분리해 암 세포를 인지하고 제거하는 유전자편집 기술로 엔지니어링한 유전자 변형 T 세포를 말한다.

먼저 환자로부터 혈액을 채취한 후 자가 T 세포를 분리한다. 그 다음 백혈병 암세포의 항원인 CD19 유전자를 타깃으로 하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 Chimeric Antigen Receptor)를 주입해 유전자를 조작하는 과정을 거친 뒤 다시 환자의 혈액에 주입하게 된다.

테네시대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CD19 항원 표면에 있는 B세포다.

B 세포란 비장이나 림프절과 같은 말초림프계조직 중에 있는 림프구의 하나로 항체 생산의 전구세포이며 골수유래의 세포이기 때문에 B 세포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그동안 CD10 항원 표면에 있는 이 B 세포들이 자기항체(autoantibodies)를 풀어 놓아 각종 세포조직에 악영향을 주고 있으며, 루푸스 등 여러 가지 난치병을 발병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지난 2016년 펜실베이니어 대학 연구팀은 심상성천포창(pemphigus vulgaris)이란 자가면역병에 걸린 쥐에게 ‘CAR-T 치료’를 적용해 B 세포를 제거하는데 성공했으며, 또한 치료 효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루푸스 환자에게 ‘CAR-T 치료’를 적용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신 의료계는 B 세포를 없애는 작용을 하는 항암표적치료제 리투시맵(rituximab)에 기대를 걸고, B 세포와 연관이 있는 류머티스성 관절염 환자, 경화증 환자 등에게 적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 번에 걸친 대규모 임상실험에도 불구하고 루푸스 환자에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테네시대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발생한 데 대해 루푸스와 B 세포 간에 특별한 관계가 없는 것으로 의심했다.

그러나 피츠버그대 면역학자인 마크 슐롬칙(Mark Shlomchik) 교수의 견해는 달랐다. 그는 테네시대 연구팀에게 “루프스 환자에게 불안정한 결과가 나오는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가 지목한 원인은 세포조직 내에서 면역을 담당하고 있는 대식세포(macrophages)다. 루푸스 환자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B 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이 대식세포 기능이 요구됐지만 루푸스 환자에 있어서는 그 기능이 마비되고 있었다.

이런 조언 하에 테네시대 연구팀은 리투시맵에 기대를 걸지 않고 ‘CAR-T 치료’  방식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유전자조작된 T 세포를 루푸스에 걸린 46마리의 쥐에게 주입했다. 그리고 26마리의 쥐에서 CD19 표면의 B 세포를 성공적으로 제거할 수 있었다. 그리고 B 세포가 되살아나지도 않았다.

또한 쥐의 피부, 콩팥, 지라 등 다른 부위에서도 루푸스 증상이 모두 사라졌다.

이는 그동안 백혈병 암 환자들에게 나타난 치료 효과가 일치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실험 결과에 대해 크게 놀랐으며,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됐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실험 결과는 사람을 제외한 모든 동물들이 1년여의 치료를 거쳐 루푸스를 완치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또한 사람에게 적용할 경우 루푸스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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