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3,2019

사람의 나이가 138억 세?

과학서평 /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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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눈으로 직접 보았거나 책을 통해서 읽었거나 하늘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된 사람의 인생관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같을 수가 없다. 하늘에 얼마나 많은 별들이 있는지 그 어마무지한 규모는 사람들의 생각을 온통 뒤집어 놓는다.

그 충격은 매우 크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고, 지구가 태양 주변을 돈다는 지동설과 천동설을 놓고는 피비린내 나는 처형이 이뤄진 것만 돌이켜 생각해도 그 충격을 짐작할 수 있다.‘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Across the Universe)를 읽으면 우주는 사람이 글을 쓰는 표현방식도 바꿔준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천문학자 2명이 전세계의 별자리를 돌아다니면서 관찰하고 느낀 것을 쓴 내용이 중심을 이룬다. 별 보기에 흠뻑 빠진 사람만이 쓸 수 있는 표현이 과학서적의 중간중간에 박힌 보석처럼 빛이 난다.

“딱 일주일, 오직 별만 보고 싶다.”

이 한 문장에서 드러나듯이 두 사람은 삶의 등대가 되어 줄 아름다운 별빛을 만나러 떠난다. 미국 뉴멕시코 주에 있는 천문대에 실제로 일주일 동안 머문 기록이 책에 실려있다.

마치 신혼여행을 떠나듯, 밤을 새워 별을 보다가 해가 뜨면 잠에 빠지는 생활을 1주일 동안 끝낼 즈음 되면 ‘은하들이 춤추는 우주풍경’이란 키워드가 떠오른다.

별이 그리는 ‘우주미술관’에서 화려한 은하수가 그리는 풍경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갑자기 저자는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우리 은하라는 커다란 집에 나의 시야가 갇혀 있다.’ 대략 1조 개의 별이 모여있는 우리은하 조차 사람의 시야를 가리는 그저 커다란 집일뿐이란다.

지구에서 별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을 다녀와서는 삶의 등대가 되어 줄 아름다운 별빛을 만난다. 그 빛을 길잡이 삼아 이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시각으로 다음 걸음을 내디딜 힘과 용기를 얻는다.

몽골에서 기대하는 우주의 모습은 조금 다르다. 진정으로 어두운 밤하늘은 어떤 색감일까? 별과 별 사이 어둠의 공간은 말 그대로 블랙일까? 별빛이 스며있는 밤하늘의 진짜 색을 찾기 위해 별과 바람의 초원으로 간다.

김지현 김동훈 지음 /어바운어북 값 20,000원 ⓒ ScienceTimes

김지현 김동훈 지음 /어바운어북 값 20,000원

두 사람은 10년 동안 서호주, 몽골, 미국, 하와이, 북극 스발바르 등지에서 별을 쫓아다녔다. 개기일식과 유성의 매혹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풍부한 우주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두 사람은 인간의 나이를 다시 계산하게 된다.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우주를 탐험하다가 정신을 차리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우주를 보면 사람이 보인다

우주의 나이가 138억년이고, 수천억 개의 은하가 있고, 한 은하 안에는 역시 수천억 개의 별이 있고,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관찰가능한 우주’ 역시 전체 우주의 일부분이라는 이 어마무지한 규모에 압도되면 “그렇다면 나는? “이라는 의문이 고개를 든다.

그리고 저자는 자기들만의 결론에 이른다. 사람의 나이가 138억년이라고. 사실 과학적으로 보면 크게 틀린 말이 아닐 수 있다. 사람의 70%를 차지하는 물을 이루는 수소는 빅뱅 직후에 태어났다. 또 다른 주요 원소인 탄소 역시 어떤 별에서 만들어졌다고 저자는 본다.

인간의 본능과 희생, 열정을 상징하는 붉은 피의 붉은 색깔은 또 어떤가. 적혈구 속에 있는 철은 질량이 큰 별이 초신성 폭발 직전에 융합한 것이다. 철은 초신성 폭발과 함께 별 부스러기가 되어 우주공간에 흩뿌려졌고 46억 년 전 태양계가 생겨나는 공간을 지나면서 다른 별 부스러기와 함께 지구에 섞여들었다.

돌 속에 들어 있던 철은 비바람에 부서져 흙이 되었다가 식물에 잠입하고는 마침내 음식물을 통해서 사람의 몸으로 들어왔다. 이렇게 철은 적혈구 세포안에 있는 헤모글로빈의 일부가 된 것으로 저자는 해석한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 모두의 나이가 138억세라고 주장하기에 이른다. 마지막 문장은 별을 보면서 꿈을 꾼 천문학자의 생각이 총체적으로 녹아있다.

“가장 빛나는 존재인 나를 다시 느껴보고 싶을 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라. 사람이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우리 몸을 이루는 원자 대부분이 별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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