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2,2019

환경호르몬 잡는 미생물 발견됐다

프탈레이트 분해 능력 탁월… 상품화 추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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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린이에게 인기 있는 장난감인 ‘액체 괴물’과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농축액상차류 일부 제품에서에서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프탈레이트(phthalate)가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주었다.

어린이에게 인기 있는 장난감인 액체괴물에서 환경호르몬이 발견되어 충격을 주었다

어린이에게 인기 있는 장난감인 액체괴물에서 환경호르몬이 발견되어 충격을 주었다 ⓒ 연합뉴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이나 비닐의 유연성을 증가시키는 가소제 성분으로서 어린이 완구용품이나 화장품 용기 등을 제조할 때 사용하는 물질이다. 문제는 이 물질이 사람의 생식·면역기능을 떨어뜨리고 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점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환경부 산하기관 중 하나인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의 연구진이 낙동강 인근에서 프탈레이트 분해 능력이 뛰어난 미생물을 발견하여 학계와 산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낙동강 지류에서 환경호르몬 제거하는 미생물 발견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 가소제(Plasticizers)의 대표 성분으로서, 화학구조의 차이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플라스틱 가소제란 플라스틱을 가공할 때 이를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첨가되는 성분을 가리킨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PVC 합성 등 대부분의 플라스틱 합성에 사용되었지만, 최근 들어 프탈레이트가 가진 독성 성분이 알려지면서 사용량에 제한이 생기기 시작했다. 일례로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의 경우 안전 관리법 및 안전기준에 의거하여 프탈레이트의 함유량이 0.1%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지난해 3월 프탈레이트 성분이 검출되는 곳으로 알려진 경북 김천시의 농공단지 인근 낙동강 지류에서 신종 미생물인 ‘노보스핑고비움 플루비(Novosphingobium fluvii)’를 발견했다.

조사 결과 이 신종 미생물은 박테리아에 속하는 원핵생물로 밝혀졌다. ‘노보스핑고비움 플루비’라는 이름은 노보스핑고비움 속에 속하는 미생물들이 강(fluvii)에서 발굴되었다는 뜻을 의미하고 있다.

프탈레이트 잔류량 측정에 따른 미생물들의 제거 효율 검증결과표

프탈레이트 잔류량 측정에 따른 미생물들의 제거 효율 검증결과표 ⓒ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노보스핑고비움 속은 강이나 호수 같은 다양한 환경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미생물 집단으로서,  이 원핵생물에 속하는 미생물들 중에는 다양한 유기물질들을 분해하고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발견한 노보스핑고비움 플루비를 대상으로 프탈레이트의 분해 능력을 실험했다. 그 결과, 다이부틸프탈레이트(dibutylphthalate) 등 다양한 종류의 프탈레이트를 분해할 뿐만 아니라, 10ppm에서 4000ppm에 달하는 폭넓은 농도의 조건에서도 분해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프탈레이트 분해 능력을 갖춘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어 있는 미생물인 로도코커스(Rodococcus)와 비교해 보면 노보스핑고비움 플루비의 분해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 지를 알 수 있다.

로도 코커스는 1000ppm의 프탈레이트를 50% 정도 분해하는 데 있어 10일 정도가 소요되었다. 반면에 노보스핑고비움 플루비는 이보다 최대 2배 빠른 속도로 약 5일 만에 오염된 프탈레이트를 모두 분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연환경 및 생활용품 오염 제거용 상품 개발 계획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은 낙동강 지류에서 발견한 노보스핑고비움 플루비가 프탈레이트 등의 환경호르몬을 제거할 수 있는 환경정화 기술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프탈레이트가 함유된 폐수에 대해 친환경적 환경정화 방법을 탐색하는 등, 노보스핑고비움 플루비를 활용한 상품화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의 관계자는 “환경호르몬 등 독성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는 생물자원을 발굴했다는데 이번 조사의 의미가 있다”라고 평가하며 “앞으로 오염된 하천 및 지하수 환경을 친환경적으로 복원하는 작업에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생물자원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탈레이트 분해활성이 우수한 미생물 노보스핑고비움 플루비의 현미경 사진

프탈레이트 분해활성이 우수한 미생물 노보스핑고비움 플루비의 현미경 사진 ⓒ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다음은 이번 조사의 실무를 담당한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환경미생물연구팀의 진현미 선임연구원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상품화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을 만든다는 것인지 설명해 달라

하천이나 호수 등이 프탈레이트 같은 환경호르몬에 의해 오염되었을 때, 노보스핑고비움 플루비를 분말 같은 제제로 만들어 살포하는 것이다. 그러면 해당 미생물이 증식하면서 오염원을 분해하여 하천과 호수 등을 정화할 수 있게 된다.

- 자연환경은 정화하겠지만, 또 다른 문제인 완구나 용기 등에 포함되어 있는 프탈레이트 성분은 어떻게 제거할 수 있나?

어려운 문제이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령 노보스핑고비움 플루비이 함유된 세제 등을 만들어 완구나 용기를 세척할 때 사용하면 표면에 미생물이 흡착되어 프탈레이트 등을 분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미생물의 독성실험이나 분해하는 시간을 면밀히 검토해야만 안전성이나 효과 면에서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 해외에는 노보스핑고비움 플루비 같은 미생물을 활용한 상품화 사례가 있는지 궁금하다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환경호르몬 제거를 위해 미생물이 함유된 제제들이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효율이 그리 높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앞에서 언급한 대로 미생물이 활성화되는 시간이나 개체 수의 숫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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