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4,2019

블록체인, 도약 준비 끝마쳤다

2018 과학기술 뉴스 ⑦ 블록체인

[편집자 註] 2018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에도 전세계 수많은 과학자들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했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놀라운 실험과 업적들을 성취해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2018년 한 해를 돌아보고 과학기술계를 빛낸 사건들을 심층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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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과학기술 주요 쟁점으로 ‘블록체인’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사실 블록체인이 올해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던 이유는 조금 황당하다. 그 기술적 가치로 주목받은 것이 아니라, 연관된 주제인 가상화폐 때문에 덩달아 이슈가 되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열풍은 2017년 초부터 점차 불어오고 있었다. 이후 연말이 다가오면서 가상화폐 열풍은 대한민국을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비트코인을 예로 들어보자. 2017년 1월 비트코인 시세는 100만 원 선이었다. 그런데 12월이 되면서 시세가 폭등해 2,500만 원 선에 근접했다.

이러한 가상화폐 시세 폭등은 비트코인 뿐만이 아니었다. 여러 가상화폐의 시세가 동시에 폭등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이더리움이다.

이더리움의 2017년 1월 시세는 1만 원 선이었다. 그런데 12월에 접어들면서 시세가 200배 이상 폭등해 200만 원 선을 형성했다.

그때 블록체인도 함께 주목받은 것이다. 이유는 단순했다. 가상화폐의 기반 기술로 활용됐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넴 등 거의 모든 가상화폐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블록체인 뒤에는 가상화폐 이야기가 항상 따라다녔다. 블록체인 전문가로 활동을 하는 필자의 경우, 작년에 블록체인에 대한 기술적 질문보다는 가상화폐 시세 전망에 관한 질문을 더 많이 받았던 것 같다.

투자 열풍이 불었던 가상화폐 시장  ⓒ Pexels

투자 열풍이 불었던 가상화폐 시장 ⓒ Pexels

가상화폐로부터 독립된 블록체인

가상화폐 열풍은 2018년에 접어들면서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비트코인이다. 올해 1월부터 계속 하락세를 보인 비트코인의 시세는 12월 초 기준 450만 원 선이다.

상황은 이더리움도 마찬가지이다. 올해 1월부터 연말까지 계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10만 원 대로 떨어졌다.

물론 두 가상화폐 시세는 1년 주기의 단기적 관점에서는 하락세이나, 장기적 관점에서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1월보다는 현재가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워낙 등락이 심했기 때문인지, 이제는 가상화폐 시장에 부정적인 사람이 많다. 그리고 이러한 영향은 블록체인 인식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

필자 역시 주위 지인으로부터 “가상화폐가 하락세이니 블록체인도 하락세 아니냐”는 질문을 종종 받고 한다. 더 심한 경우 “블록체인은 이제 끝났다”라는 말도 간혹 듣곤 한다.

그러나 이는 블록체인을 잘 모르고 하는 이야기다.

물론 가상화폐 때문에 블록체인이 주목받은 것은 맞다. 그러나 블록체인의 활용 가치는 가상화폐에 국한돼 있지 않다.

다시 말해, 블록체인의 가치는 가상화폐 이상이라 할 수 있다. 가상화폐는 단지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사례의 일부라 할 수 있다.

LG 경제연구원은 이를 정확히 분석했다. 2016년 이미 LG 경제연구원은 ‘블록체인, 비트코인을 넘어 세상을 넘본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블록체인의 가치가 비트코인보다 클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가상화폐의 하락은 블록체인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했다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오히려 올해 들어서 블록체인은 기술 그 자체로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가트너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어김없이 블록체인을 10대 유망기술로 선정했다.

블록체인 관련한 정부 예산도 두 배로 늘어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내년도 ‘공공선도 시범사업’ 부분에서 85억 원을 책정했는데, 이는 올해 책정된 40억 원에서 두 배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이처럼 블록체인은 이제 가상화폐로부터 독립, 본격적으로 도약을 시작하고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2018년 블록체인은 어떤 성과를 이뤄낸 것일까?

가상화폐 이상의 기술, 블록체인 ⓒ Max Pixel

가상화폐 이상의 기술, 블록체인 ⓒ Max Pixel

블록체인 개념이 정립되다

2018년 블록체인의 가장 큰 성과는 ‘가치 정립’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블록체인은 가상화폐의 부록에 지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은 블록체인이 어떤 기술적 가치를 지녔는지를 잘 알지 못했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블록체인에 먼저 주목한 것은 보안 업계였다. 이는 블록체인이 가진 높은 무결성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일종의 ‘공유 원장 플랫폼’으로서 신뢰성, 투명성, 탈중앙화 등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블록체인의 유용성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정부에서도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과기정통부의 경우, 블록체인의 가치를 파악하기 위해 여러 차례 전문가 회의를 열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도 블록체인의 가치를 정립하고, 적용 산업 분야를 도출하기 위한 여러 과제를 진행했다.

이외에도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식품안전연구원 등에서 블록체인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 과제를 진행했다.

학술적인 노력도 이어졌다. 한국블록체인학회는 올해 두 차례 블록체인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의 학술적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그 개념을 정립할 수 있었다.

블록체인은 일종의 ‘공유 원장 플랫폼’으로서 신뢰성, 투명성, 탈중앙화 등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 Pixabay

블록체인은 일종의 ‘공유 원장 플랫폼’으로서 신뢰성, 투명성, 탈중앙화 등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 Pixabay

2018년은 블록체인 3.0 시대에 접어든 해

블록체인 자체의 기술적인 성숙도 있었다. 컴퓨팅 파워 과다 소모, 느린 거래속도(TPS) 등 블록체인에 제기됐던 여러 한계점을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블록체인 서비스로 주로 활용된 플랫폼은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이었다. 이들을 블록체인 1.0 혹은 블록체인 2.0 세대라고 부른다.

그러나 2세대까지의 블록체인을 여러 산업에 적용하기에는 한계점이 많다. 이를 보완하고자 아이오타(IOTA), 이오스(EOS), 넴(NEM), 리플(Ripple) 등의 블록체인 플랫폼이 등장했다. 참고로 이러한 플랫폼들을 블록체인 3.0이라고 부른다.

2018년에는 국내 블록체인 회사들이 앞다퉈 우수한 블록체인 3.0 플랫폼을 개발했다.

글로스퍼는 하이콘(Hycon)이라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제안서 평가, 지역 화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

얍스톤은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지역 화폐에 적합한 얍체인이라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선보였다.

이 외에도 블록코의 ‘아르고(aergo)’, 아이콘루프의 ‘루프체인(Loopchain)’, 심버스의 블록체인 플랫폼 등이 개발된 상태이다.

이처럼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술적으로 진보한 블록체인 플랫폼이 지속적으로 출시되면서, 블록체인의 활용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여러 블록체인 실증 사업이 진행됐고, 성공 사례도 많이 나왔다. 이에 따라 2019년에는 블록체인 3.0 확산과 함께 더 많은 블록체인 서비스가 눈앞에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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