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4,2019

“익룡에게도 깃털이 있었다”

최초로 익룡화석에서 깃털 섬유조직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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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있어 하늘을 날았던 파충류를 익룡(Pterosaurs)이라고 한다.

이들은 공룡과 같은 시대를 살며 강력한 날개를 갖고 날아다녔던 척추동물이다. 어떤 익룡의 경우 기린처럼 컸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공룡의 사촌격인 익룡의 피부가 모피나 솜털처럼 보송보송한 섬유질이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영국과 중국 공동연구팀에 의해 익룡의 피부가 원시 형태의 깃털(feather)로 뒤덮여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익룡이 새로 진화하면서 깃털이 뒤늦게 생겨났다는 이전의 가설을 뒤집는 것이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과 중국 난징 대학의 공동 연구팀이 1억6000만년 전 살았던 2마리의 익룡 화석을 통해 밝혀낸 익룡의 가상도. 익룡의 피부 위를 다수의 깃털이  뒤덮고 있다. 깃털이 뒤늦게 생겨났다는 이전의 가설을 뒤집는 것이다.   ⓒ  Yuan Zhang/Nature Ecology & Evolution

영국 브리스톨 대학과 중국 난징 대학의 공동 연구팀이 1억6000만년 전 살았던 2마리의 익룡 화석을 통해 밝혀낸 익룡의 가상도. 익룡의 피부 위를 새처럼 다수의 깃털이 뒤덮고 있다. 이는 깃털이 뒤늦게 생겨났다는 이전의 가설을 뒤집는 것이다. ⓒ Yuan Zhang/Nature Ecology & Evolution

익룡 깃털 조직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

18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익룡 피부에 대한 연구는 1800년대부터 진행돼 왔다. 당시 과학자들은 익룡의 피부가 짧은 머리털 같은 피크노섬유(pycnofibres)로 뒤덮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1990년대 들어 영국 레스터 대학의 익룡 전문가 겸 고생물학자인 데이비드 언윈(David Unwin) 박사는 “익룡인 ‘소르데스 필로수스(Sordes Pilosus)’ 피부에서 발견된 털과 같이 보이는 것은 사실 털이 아니다. 단지 강화된 섬유조직”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과학자들은 이 섬유조직이 어떤 동물의 피부와 유사한 것인지 설명할 수 없었다. 이 궁금증을 영국 브리스톨 대학의 마이클 벤튼(Michael Benton) 교수와  중국 난징대학의 바오유 지앙(Baoyu Jiang) 교수 공동 연구팀이 해결했다.

고생물학자인 두 교수는 중국 북동부 얀리아오 비오타(Yanliao Biota)에서 발견한 비둘기 크기의 익룡 두 마리 화석에서 유달리 많은 털이 나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이 현미경을 통해 섬유조직인 털 안을 들여다본 결과, 네 종류의 실 모양의 조직들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네 종류의 조직은 속이 비어 있으면서 머리털처럼 가볍게 구부러져 있는 실 모양의 조직, 피부 전체를 뒤덮다시피한 머리털 모양의 피크노섬유, 꼬리와 목 부근에 나 있는 끝이 뾰족한 실 모양의 조직, 머리 중간 부분과 날개 위에 있는 또 다른 형태의 실모양의 조직이다.

벤튼 교수는 “피부 모낭으로부터 나와 있는 이 털들은 현재 지구상에서 볼 수 있는 새의 깃털과 같았으며, 체온을 보존하는 것을 도와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룡의 털이 이처럼 상세하게 밝혀져 그 기능을 추정할 수 있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 지 18일자에 실렸다. 논문 제목은 ‘Pterosaur integumentary structures with complex feather-like branching’이다.

깃털 덮힌 익룡의 모습 새로 구성해야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살아있는 익룡이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고생물학계에서는 익룡 피부를 뒤덮고 있었던 피크노섬유에 대해 많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조직이 어떻게 구성됐으며, 어떤 역할을 하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었다는 것.

그러나 난징대학 등에서 우연히 발견한 두 마리의 ‘아누로그나티드 익룡(anurognathid pterosaur)’ 화석을 통해 단일하지 않은 여러 형태의 피크노섬유가 발견되면서, 이 의문이 풀리게 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부 피크노섬유는 익룡이 날아가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양한 천연색 색상과 함께 외부로부터의 접촉을 민감하게 예측할 수 있었을 것으로도 추정됐다.

벤튼 교수는 분석을 통해 “익룡의 깃털은 조룡(祖龍)인 아초사우르스(archosaurs)에서 시작해 익룡 후손들에게 보존됐으며, 세월이 지나면서 더욱 촘촘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체온조절은 물론 촉각적인 감각, 비행시 기체역학적인 역할 등을 수행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연구팀이 익룡의 모습을 재구성한 결과, 털이 보숭보숭한 아기 드래곤과 같은 형상이 탄생했다. 이는 영화 ‘해리 포터’에 등장하는 독수리 날개와 머리를 지닌 벅빅(Buckbeak)과 흡사한 모습이다.

난징대학의 지앙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초기 익룡의 조상들이 다양한 형태의 털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벤튼 교수와 지앙 교수 연구팀은 이번 익룡 화석 분석 과정에서 스캐닝이 가능한 전자현미경, 엑스레이 분광기, 적외선 분광기 등 첨단기기를 사용했다. 이를 통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미세한 구조를 밝혀낼 수 있었다는 것.

이들이 새로 발견한 사실 중에는 각질(keratin)로 구성된 섬유조직, 털과 깃털을 형성하는 단백질, 멜라닌을 포함하고 있는 세포기관 등이 포함돼 있다.

벤튼 교수는 “털과 깃털의 진화를 이끄는 유전자는 매우 유사하다. 때문에 유전학적인 관점에서 익룡 초기 깃털의 진화가 오랜 기간 진행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외부에서 이 연구를 지켜본 언윈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익룡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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