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22,2019

“나노입자와 빛이 만나 상처 봉합”

2018 빛낸 우수 나노기술 1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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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상처를 봉합할 수 있을까. 영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 2015)’에서 아서(마이클 케인 분)는 귀 뒤에 칩을 이식한다. 칩을 이식하기 위해 세로로 길게 절개되어 있던 상처는 의료로봇이 쏘는 레이저로 감쪽같이 봉합된다.

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기술이 실제 ‘나노기술’로 완성됐다. 한세광 포항공과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인체에 무해한 빛을 쏴 상처를 봉합하는 나노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나노기술협의회는 최근 온라인 투표 및 선정위원회 검토를 통해 ‘2018 10대 나노기술’을 선정했다. 그 대상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2017년 6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성과를 창출한 나노기술이다.

그 결과 한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빛에 감응하는 나노 입자를 이용한 상처치유 및 피부 접합 기술’을 비롯한 10개 기술이 최종 선정됐다.

영화 '킹스맨'(2015)에서 아서(사진: 마이클 케인 분)는 귀 뒤에 칩을 심는 수술을 받고 절개 부위를 레이저로 접합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영화 ‘킹스맨’(2015)에서 아서(사진: 마이클 케인 분)는 귀 뒤에 칩을 심는 수술을 받고 절개 부위를 레이저로 접합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빛으로 상처봉합, 양자효율 갖는 소자 기술 등 우수나노기술 봇물    

반도체, 로봇, 디스플레이, 바이오, 수소전지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 불리는 영역에서 나노기술의 발전이 눈부시다. 나노기술은 최고의 융합기술로 손꼽히며 다양한 분야에 혁신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빛(근적외선)의 파장을 변화시키는 나노입자를 이용해 피부를 접합하고 재생시키는 광의약 기술이다.

‘광의약’(photomedicine)이란 빛을 이용한 진단 및 치료관련 미래 의약기술을 뜻한다.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ACS Nano’에 수록된 한세광 교수팀의 연구결과. (사진 =상향변환 나노입자/로즈 벵갈 복합체를 상처 깊숙이 전달하고 빛을 쪼였더니 상처 속 콜라겐이 응집되는 모습)  ⓒ포항공과대학교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ACS Nano’에 수록된 한세광 교수팀의 연구결과. (사진 =상향변환 나노입자/로즈 벵갈 복합체를 상처 깊숙이 전달하고 빛을 쪼였더니 상처 속 콜라겐이 응집되는 모습) ⓒ포항공과대학교

사고나 상처에 의해 찢어진 피부는 보통 봉합사나 스테이플링을 이용해 상처부위를 접합한다.

반면 이 나노기술은 빛을 조사해 피부 속 깊은 진피 조직에서 콜라겐 접합을 유도한다. 때문에 봉합사나 스테이플링을 이용한 방식보다 더 빨리 피부가 봉합되고 흉터가 적어 감염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교수는 지난달 22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나노융합성과전’에서 “이 기술을 위해 수술용 실이 아닌 로즈 벵갈(RB) 광 염료를 이용해 조직 접합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SF영화와 같이 빛으로 상처를 봉합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나노기술로 이룬 혁신이다. ⓒ  pixabay

SF영화와 같이 빛으로 상처를 봉합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나노기술로 이룬 혁신이다. ⓒ pixabay

로즈 벵갈(Rose Bengal)은 염소와 요오드를 갖는 타르성 색소로 단백질의 산화를 광증감 시키는 작용을 하는 염료다.

연구팀은 상향변환 나노입자(UNCP)에 히알루론산-로즈 벵갈 접합체(HA-RB)를 섞어 제조한 나노입자/로즈 벵갈 복합체(UNCP/HA-RB)를 상처 부위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체내 깊은 피부 조직을 접합하는 방법을 시도했다.

근적외선(NIR light)을 흡수해 가시광선(Visible light)을 방출하는 상향변환 나노입자가 빛을 방출하며 광 염료를 활성화시키고, 이를 통해 콜라겐 접합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한 교수는 “빛을 전달하는 도파관이 생분해되기 때문에 피부 깊숙한 곳에도 적용할 수 있다”면서 “상향변환 나노입자의 탁월한 체내 광 전달 특성을 통해 앞으로 새로운 광의약 기술이 발달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2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나노융합성과전’에서 ‘2018 우수나노 기술 10’이 발표됐다. ⓒ 김은영/ ScienceTimes

지난달 22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나노융합성과전’에서 ‘2018 우수나노 기술 10’이 발표됐다. ⓒ 김은영/ ScienceTimes

세계 속에 빛나는 우리 나노기술 성과    

이준엽 성균관대학교 교수팀의 ‘세계 최고의 양자 효율을 갖는 진청색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소재 및 소자 기술’도 눈부신 우리 나노기술 성과 중 하나다.

차세대 평판 디스플레이로 떠오르고 있는 OLED는 형광성 유기화합물에 전류가 흐르면 빛을 내는 자체발광형 유기물질을 뜻한다.

발광물질은 재료의 특성에 따라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형광, 인광, 열활성화지연형광(TADF)이다.

이 발광물질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 형광발광 기술은 효율은 낮은 대신 색 순도가 좋고 소자 수명이 길다. 하지만 전기소모가 많다는 단점을 지녔다. 인광과 열활성화지연형광(TADF)은 전력 효율이 형광보다 높다.

이 교수팀은 형광과 인광, 열활성화지연형광(TADF) 기술을 조합해 형광 수준의 수명과 색 순도를 가지면서 인광, 열활성화지연형광(TADF) 수준의 고효율 진청색 소자를 개발해내는데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저전력·초고화질 OLED 디스플레이구현 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광렬 KIST 박사는 나노설계 시뮬레이션을 웹기반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을 개발해 10대 나노기술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박사의 ‘나노 물질 설계가 용이한 웹기반 나노 시뮬레이션 플랫폼’은 양자역학이나 분자동역학을 바탕으로 한 나노물질 설계 및 공정시뮬레이션을 웹기반 나노설계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슈퍼컴퓨터로만 가능했던 계산과학 연구를 진입장벽 없이 용이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남기태 서울대 연구진이 개발한 거울상 기하 구조를 가진 금 나노 입자 모형(좌) 전자현미경 사진(우) ⓒ 서울대학교

남기태 서울대 연구진이 개발한 거울상 기하 구조를 가진 금 나노 입자 모형(좌) 전자현미경 사진(우) ⓒ 서울대학교

남기태 서울대학교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펩타이드를 이용한 거울 대칭 금 나노 기하구조 합성에 성공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남 교수팀의 ‘단백질을 모방한 3차원 금속 나노입자 합성 기술’은 생체 모방 원리를 이용해 자연계에는 존재하나 금속에서 인공적으로는 구현할 수 없었던 카이랄 무기 나노결정을 금 나노입자로 구현한 것이다.

이 밖에도 최종훈 중앙대 교수팀의 ‘나노코팅 된 인간면역세포를 활용한 목적 생리 물질 전달 기술’과 문준혁 서강대 교수팀의 ‘고에너지 밀도 리튬-황전지 구현을 위한 카본나노튜브 스펀지 입자 제조 기술’ 등 총 6개 기술이 ‘기초 원천기술’로 선정됐다.

또 2년 내 상용화 되어 실제 실생활에 쓰일 ‘사업유망화 기술’로는 엘켐텍의 ‘고효율 나노 다공성 수소발생 촉매기술’ △누리비스타의 ‘대기 중 단시간 상온 소결 가능한 저가 구리 나노잉크 제조기술’ △파크시스템즈가 개발한 ‘반도체의 인라인 나노계측 솔루션을 제공하는 자동 원자현미경 기술’ △텔트론의 ‘금속 나노패턴센서 기반의 휴대형 실시간 식품 독소 측정기 제품화 기술’ 등 4개 기술이 뽑혀 국내 나노기술 성과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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