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21,2019

인간과 포유류의 뇌를 구분하는 유전자는?

‘PLEKHG6’ 유전자가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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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와 오랑우탄 그리고 인간은 모두 영장류로 분류된다.

그런데 영장류는 자신들이 속한 포유류와는 큰 차이가 있다. 손가락이 분리되어 있고, 사회적인 그룹을 이뤄 활동하며, 무엇보다 두뇌의 용적이 크다.

그렇다면 영장류와 다른 포유류 사이의 차이는 무엇일까?

과학자들은 그 차이를 유전자에서 발견하려 했다. 그리고 마침내 유인원이나 사람같은 ‘영장류’를 다른 포유류 동물과 구분하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연구팀이 배양한 미니 브레인 Credit: Dr Adam O'Neill

연구팀이 배양한 미니 브레인 Credit: Dr Adam O’Neill

지난 6일 셀 리포츠(Cell Reports) 저널에 발표된 바에 따르면, 해당 유전자의 이름은 PLEKHG6다. 이는 ‘Pleckstrin Homology And RhoGEF Domain Containing G6’의 약자로서 단백질을 합성하는 암호를 가진 유전자이다.

이를 연구한 사람은 독일 뮌헨 루드빅 맥시밀리안대학교(Ludwig Maximilian Universität)에서 연구중인 아담 오닐(Adam O’Neill) 박사다. 그는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교(University of Otago) 스테판 로버트슨(Stephen Robertson) 교수의 지도로 이 유전자가 영장류의 두뇌발달을 다른 포유류와는 다르게 유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오닐 박사는 “신경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 유전자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유전적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장류의 두뇌발달에 큰 역할

과학자들은 ‘영장류의 두뇌가 다른 포유류 동물에 비해서 큰 것은 어떤 유전자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그 유전자가 무엇인지를 찾아왔다.

하지만 이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이에 과학자들은 건강한 사람보다 질환이 있는 사람을 연구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연구팀은 ‘뇌실주위 결정성 이소증’(Periventricular nodular heterotopia)이라는 희귀한 신경세포 질환을 앓는 어린이들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뇌실주위 결정성 이소증’에 걸린 아이들은 두뇌 신경세포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유전적인 정보가 적절한 위치를 찾아가는데 실패한 케이스다.

이들은 뇌전증, 발달 지연을 포함한 다양한 증상에 시달리게 된다. PLEKHG6 유전자가 손상됐기 때문이다.

오닐 박사와 연구팀은 독일 ‘막스 프랑크 정신과학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of Psychiatry)와 공동으로 영장류에게만 독특한 두뇌발달을 유도하는 이 유전자를 실험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미니 브레인’을 배양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피부세포의 유전자를 조작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피부세포를 변형, 실험실에서 배양하면 두뇌와 유사한 구조를 가진 ‘미니 브레인’을 만들 수 있다. 피부세포에서 줄기세포를 만드는 역분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두뇌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가려냈다. ⓒ Pixabay

두뇌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가려냈다. ⓒ Pixabay

그 결과 ‘PLEKHG6 유전자를 구성하는 일부 요소를 불능으로 만들어버리는 특별한 유전적 변화’가 나타나면, 두뇌가 발달하는 과정에 작용하는 줄기세포들의 성장과 확산을 지원하는 능력이 바뀌었다.

때문에 이 줄기세포 중 어떤 것들은 두뇌발달의 중요한 시기인 첫 번째 몇 주 동안, 적절한 위치로 이동하는데 실패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이 줄기세포가 영장류와 다른 동물 사이에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알고 있었다. 로버트슨 교수는 “그러나 어떤 유전자가 이같은 차이를 조절하는지는 미스테리로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담 오닐 박사와 연구팀은 섬세한 관찰 결과, PLEKHG6 유전자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인간의 두뇌발달을 조절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보면, 아주 최근에 들어서야 인간 두뇌가 특별하게 만들어지는 능력을 획득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아이의 뇌 발달 불치병 연구에 도움 줄 듯 

이번 발견은 어린 아이의 두뇌가 성장하면서 기능을 발휘하는 메커니즘에 대해 많은 통찰력을 제공한다.

오닐 박사는 “특히 많은 줄기세포가 존재하는 유아기의 아이들을 치료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동시에 두뇌 발달과 관련한, 변형된 유전자에 대해서도 좀 더 많은 정보를 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인간에게 겸손을 가르친다는 견해도 있다. 물질을 다루는 과학의 입장에서 보면 영장류와 인간은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두뇌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PLEKHG6 유전자는 다른 영장류에게도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오닐 박사는 “우리와 다른 동물들을 구분하는 미묘한 차이가 무엇인가를 더욱 관심있게 보게 됐다. 우리는 인간중심 생각에서 더욱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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