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1,2019

“항균 청결제가 항생제 내성 키워”

항균 물티슈나 항균 물비누 사용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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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항생제 내성균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다.

항생제 남용으로 세균에 내성이 생기면, 새로운 항생제에도 끄떡 없는 슈퍼박테리아가 나타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주게 된다.

그런데 최근 ‘항생제뿐만 아니라 비누나 치약 등에 들어가는 항균제를 마구 써도 그런 위험이 있다’는 연구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과학자들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트리클로산(triclosan)이라는 항균성 화학물질이 먼지에도 많이 분포돼 있어 먼지 속 세균의 유전자 구성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결과 먼지에 묻어 있는 유기체가 항생제 내성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생활 주변에서 쓰이는 항균제가 항생제 내성을 일으킨다는 연구가 나와 주의가 요구된다. 그림 윗부분은 운동시설 주변에서 채취한 먼지 샘플 모습. 이 샘플들에는 박테리아와 함께 항균제 트리클로산(삼각형으로 표시)이 들어있다.  CREDIT: Vlad Tchompalov, upsplash.com/@tchompalov

생활 주변에서 쓰이는 항균제가 항생제 내성을 일으킨다는 연구가 나와 주의가 요구된다. 그림 윗부분은 운동시설 주변에서 채취한 먼지 샘플 모습. 이 샘플들에는 박테리아와 함께 항균제 트리클로산(삼각형으로 표시)이 들어있다. CREDIT: Vlad Tchompalov, upsplash.com/@tchompalov

먼지 속 박테리아의 유전자 조사

연구를 이끈 에리카 하트먼(Erica Hartmann) 조교수(토목환경공학)는 “일반적인 통념으로 먼지에 있는 모든 것은 죽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은 그렇지 않으며, 먼지 속에서 살아가는 미생물들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하트먼 교수는 “먼지는 공기 중에서 순환하고 있는 모든 것들의 마지막 휴식장소로서, 먼지로부터 공기 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미생물학회 학술지인 ‘엠시스템스’(mSystems) 11일자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미국 오레곤대 ‘생물학 및 건축 환경센터’와의 협동연구로 수행됐다.

하트먼 교수는 태평양 북서부지역 42개 운동시설에서 수집한 먼지 표본을 비교 분석했다.

그가 운동시설을 연구 대상으로 선택한 이유는 운동하는 이들이 바닥과 매트, 운동기구와 밀접하게 접촉을 하고, 운동 전후 접촉 부분들을 항균 물티슈로 닦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트먼 교수팀은 먼지에 있는 박테리아의 유전자들을 정밀하게 조사했다.

트리클로산 함유 제품 여전히 많아

그 결과 연구팀은 트리클로산의 농도가 높은 먼지에는 항생제 내성을 가리키는 유전자 표지가 더 많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항균 물질인 트리클로산은 비누, 핸드젤, 샤워젤, 치약, 구강청결제 등에 널리 쓰인다.

하트먼 교수는 “이런 유전자들이 바로 트리클로산에 대한 내성을 발현하도록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하고, “그러나 의학적으로 관련이 있는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나타내도록 만든다”라고 말했다.

박테리아 확산 실험. 항생제가 들어있는 작은 디스크 안에서 잘 성장하는 박테리아는 항생제 내성을 지닌 균이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항균제가 박테리아에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항생제 내성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CREDIT : Taylor Brown/Northwestern University

박테리아 확산 실험. 항생제가 들어있는 작은 디스크 안에서 잘 성장하는 박테리아는 항생제 내성을 지닌 균이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항균제가 박테리아에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항생제 내성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CREDIT : Taylor Brown/Northwestern University

최근까지 미국 제조업체들은 항균 손 비누와 각종 세제에 통상적으로 트리클로산을 첨가했다.

그러다 이 화학물질에서 인체 내분비계를 교란시킬 가능성을 포함한 여러 가지 위험한 부작용이 발견된 뒤, 미국 식약청(FDA)에서는 2016년 트리클로산의 사용을 금지했다.

그러나 트리클로산은 일상 생활 곳곳에 아직 남아 있다.

체육관에서 쓰는 손 비누와 항균 물티슈에는 더 이상 포함돼 있지 않지만, 치약과 라벨 표시가 없는 여러 소비자 제품에 아직도 섞여 있는 실정이다.

항균 청결제 사용 불필요”

하트먼 교수는 “요가 매트나 섬유류 같은 체육관 항균 장비에서도 트리클로산이 남아 있다”라며 “이는 이 제품들이 식약청이 아닌 환경청 관할 아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항생제 내성은 알려져 있다시피 공중 보건에 엄청난 위협이 되고 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에 따르면 해마다 미국 내에서만 2만5000명이 항생제 내성균 감염으로 사망한다.

트리클로산은 금지되었으나 비누와 세정제에는 여전히 염화 벤잘코늄(benzalkonium chloride)을 비롯한 다른 항균 화학물질들이 포함돼 있다. 하트먼 교수팀은 이런 물질이 먼지에서 트리클로산과 유사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하트먼 교수는 “우리 주변에 있는 대다수의 미생물들은 우리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오히려 좋을 수도 있다”고 말하며 “체육관 매트나 장비는 수건으로 닦고 손은 항균 아닌 일반 비누와 물로 씻는 것이 좋다. 항균 손 비누나 청결제는 절대 사용할 필요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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