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19,2019

그린란드 빙하도 사라지고 있다

UN, 해빙속도 18세기보다 5배 이상 빨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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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권의 빙하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거대한 대륙 빙하가 보존되고 있는 곳이 그린란드다. 이곳의 85%는 아직 빙하로 덮여 있다.

빙하의 높이는 내륙으로 들어가면서 점점 높아져 최고 높이가 3300m에 달한다. 그런데 이 빙하가 지금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는 중이다.

‘유엔환경계획(UN Environment)’과 ‘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7일 ‘네이처’ 지에 게재된 논문을 통해 ‘지난 20년간 그린란드의 거대한 대륙 빙하가 산업혁명 이전인 18세기 초보다 5배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란드의 거대한 대륙빙하가 최근 20년 간 산업혁명이전보다 5배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UN, IPCC 등 국제기구를 통해 발표됐다. 사진은 그린란드에서 떨어져 나온 거대한 빙하.  ⓒgrist.org

그린란드의 거대한 대륙빙하가 최근 20년 간 산업혁명 이전보다 5배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UN, IPCC 등 국제기구를 통해 발표됐다. 사진은 그린란드에서 떨어져 나온 거대한 빙하. ⓒgrist.org

지구온도 0.5℃ 더 올라가면 빙하 완전 소멸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중서부 그린란드에서 채취한 아이스 코아(ice core)를 사용했다. 그리고 이 코아를 통해 나무의 나이테를 분석하듯이 350년 간 진행된 빙하 해빙 속도를 추적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또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혁명 이전대비 2℃ 이하로 제한하지 않을 경우 이 빙하가 모두 녹아내려 해수온도와 해수면을 상승시키고, 지구 전체에 기상이변으로 이어지는 환경재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했다.

논문 제목은 ‘Nonlinear rise in Greenland runoff in response to post-industrial Arctic warming’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년 간 그린란드 대륙빙하의 해빙 속도는 18세기 초 산업혁명 이전의 해빙 속도와 비교해 5배나 빨라졌다.

미국 로완대학의 루크 트루셀(Luke Trusel) 박사는 7일 미국 TV 방송사인 ‘ABC’와의 인터뷰를 통해 “350년 간 조성된 아이스 코아를 분석한 결과 최근 수십 년 간 해빙 속도가 나머지 기간과 비교해 훨씬 더  빨라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이스 코아 분석 결과에 따르면 그린란드 지역의 온난화가 시작된 때는 1800년대 중반이다. 이후 들쭉날쭉한 속도로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다. 연구팀은 이런 상황이 알베도 효과(albedo effect)에 의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어느 물체의 표면에 도달한 태양빛과 지구로부터 반사한 태양빛의 비율을 알베도(albedo)라고 한다. 그리고 알베도의 영향을 받아 지구에서 발생하는 기온변화를 알베도 효과라고 한다.

오존층파괴, 온실효과, 양산효과 등이 알베도 효과로 인해 발생한다. 트루셀 박사에 따르면 “이 알베도 효과가 그린란드 빙하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이다.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 빙하가 녹게 되고, 얼음과 눈같은 흰 부분이 아니라 많은 웅덩이와 구멍으로 구성된 어두운 부분이 늘어나게 된다. 이로 인해 태양 빛을 더 많이 흡수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빙하의 급속한 해빙으로 이어진다는 것.

IPCC, 빙하 다 녹으면 해수면 7m 상승 경고

트루셀 박사는 “지구기온이 0.5℃ 오르면 빙하 해빙속도가 두 배 이상 빨라지는 가속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앞으로 온도 상승이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빙하 해빙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으로 심각한 기상이변이 우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그린란드 빙하의 변화를 인공위성을 통해 관찰해왔다. 그러나 빙하 내부를 정밀하게 관측할 수 없다는 지적에 따라 연구팀은 그린란드 중서부 지역에서 직접 탐사공을 시추해 350년간 축적된 빙하를 직접 채취하는 방식을 시도했다.

그동안 이 연구를 지켜본 호주 타즈매니어 대학(UTAS)의 매트 킹(Matt King) 교수는 “빙하학자들이 인공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그린란드 빙하를 관찰해왔지만 아이스 코아를 통해 직접 빙하의 역사를 추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킹 교수는 “아이스 코아를 통해 세익스피어 시대 이후 그린란드 빙하의 해빙속도를 면밀히 관찰할 수 있었다”라며 “이번 연구로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인근 지역의 해수면 상승 속도, 해류 변화 등 다양한 기후변화 현상을 입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발표한 IPCC 보고서에 따르면 그린란드 빙하의 운명은 지구 온도에 달려 있다. 지구평균온도가 산업혁명 이후 1.5℃ 상승에 그칠 경우 그린란드 빙하 역시 보전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2℃로 올라갈 경우 모두 소멸될 수 있다는 결론이다.

0.5℃가 그린란드 빙하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에서는 그린란드 빙하가 다 녹을 경우 해수면 높이를 지금보다 7m이상 높여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킹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두 가지 질문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는 얼마나 빠른 속도로 그린란드 빙하가 녹아내릴 수 있느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 최악의 사태가 언제 도래하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킹 교수는 “인류의 노력에 따라 그린란드 빙하의 재난이 발생하기까지 수 천 년이 걸릴 수 있지만, 또한 수백 년, 수십 년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12월12일, 195개국이 참여해 프랑스 파리에서 맺은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는 산업화 이전 시기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2℃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여름철 평균 온도는 산업혁명 이전인 18세기 초보다 이미 2℃ 높다. 기후학자들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지구 온도가 상승할 경우 지구 평균온도의 2℃ 상승은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고 있다.

빙하학자들의 예측대로라면 그린란드 빙하 역시 소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남극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대륙빙하를 지닌 그린란드가 온난화에 휩싸일 경우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환경재난이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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