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3,2019

우주조종사들은 왜 ‘휴스턴’을 호출할까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NASA의 각종 센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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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원고에서 NASA 유인 우주선들이 발사되는 곳의 이름이 ‘케네디 우주센터’가 된 까닭을 설명했다. 이 곳은 플로리다 케이프 캐너버럴에 있다.

그런데 우주 탐사에 관한 영화를 유심히 본 독자들이라면, 우주선 승조원들이 지구와 교신을 할 때 ‘케네디 센터’가 아닌 ‘휴스턴’을 호출하는 것을 봤을 것이다. 이것은 어찌된 영문일까?

NASA는 본부를 워싱턴 D.C.에 두고 미국 전역에 11개의 센터를 운용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곳이 아마도 ‘휴스턴’일 것이다.

‘케네디 센터’의 발사대를 떠난 순간부터 유인 우주선의 관제권은 모두 ‘존슨 센터’로 넘어간다. 이곳이 바로 휴스턴에 있다. 때문에 비행 상태에 있는 우주인들은 휴스턴의 관제 센터와 교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내친 김에 NASA가 운용 중인 10개의 센터를 한번 알아보자.

휴스턴에 있는 NASA 존슨 우주센터. 호출 부호 ‘휴스턴’으로 불리는 곳이다. 새턴 V 로켓 앞에 선 필자. 1990년.  ⓒ 박지욱 / ScienceTimes

휴스턴에 있는 NASA 존슨 우주센터. 호출 부호 ‘휴스턴’으로 불리는 곳이다. 새턴 V 로켓 앞에 선 필자. 1990년. ⓒ 박지욱 / ScienceTimes

존슨 우주 센터(Lyndon B. Johnson Space Center; JSC)

텍사스 주 휴스턴에 있다. 유인 우주선 프로그램의 허브로서, 앞서 설명한 ‘휴스턴’이 바로 이곳이다.

여기서는 발사된 유인 우주선의 관제를 맡고 우주인들의 교육과 훈련도 진행한다. 우주인들의 집도 휴스턴에 있다.

존슨이란 이름은 린든 B. 존슨(Lyndon B. Johnson) 대통령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케네디의 뒤를 이어 대통령이 된 그도 열렬히 우주 탐사를 후원했다고 한다.

케네디 우주센터(John F. Kennedy Space Center; KSC)

유인 우주선들이 로켓에 실려 발사되는 곳이다. 발사탑을 출발하는 유인 우주선이 발사탑을 떠나기 전까지의 발사 관제를 맡으며, 발사탑을 떠나면 비행 관제권은 ‘휴스턴’으로 넘어간다.

유인 우주선이 조립되고 발사되는 케네디 우주센터 ⓒ 박준영 / ScienceTimes

유인 우주선이 조립되고 발사되는 케네디 우주센터 ⓒ 박준영 / ScienceTimes

마샬 우주 비행 센터(George C. Marshall Space Flight Center; MSFC)

가장 규모가 큰 센터로 앨러바마 주 헌츠빌에 있다. 폰 브라운 팀이 초창기 로켓을 개발한 곳이며, 나중에 새턴 V 로켓과 스카이랩도 여기서 개발되었다.

마샬은 미군의 장성이자 국방부 장관을 지낸 죠지 마샬(George Marshall Jr.)의 이름에서 따왔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서유럽의 경제 재건 프로그램인 ‘마샬 플랜’ 역시 그의 이름에서 온 것이다.

고다드 우주센터(Goddard Space Flight Center; GSFC)

워싱턴 D.C.에 있다. 지구 및 우주 탐사를 위한 과학, 기술, 공학을 연구하는 시설이다. 1926년에 처음으로 액체 로켓을 만든 미국인 고다드(Robert Hutchings Goddard)의 이름에서 따왔다.

제트추진연구소(Jet Propulsion Laboratory; JPL)

LA에 있는 JPL은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이 운용한다. 로봇을 이용한 우주 탐사 기술을 개발하고 지구 과학을 연구하는 시설이다.

스테니스 우주 센터(The John C. Stennis Space Center; SSC)

미시시피 주에 있는 로켓 엔진 시험 시설이다. 연구를 지원해준 미시시피 주 상원의원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

이상의 6개는 우주 비행과 직접 관련된 6개의 센터다. 이외에도 유명한 4개의 연구시설이 있다.

랭글리 연구 센터(Langley Research Center; LaRC)

버지니아 주 햄턴에 있다. 영화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 2016년)’의 배경이 된 곳이다.

이 곳은 항공학 연구소로 고위험 프로젝트의 시험, 분석, 평가를 주로 맡는다. 라이트형제 시절에 활약한 미국 항공공학자인 랭글리(Samuel Pierpont Langley)의 이름을 따왔다.

에임스 연구 센터(Ames Research Center; ARC)

실리콘 밸리에 있다. 풍동 실험을 이용한 항공역학 연구로 출발하여 현재는 항공학과 우주탐사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NASA의 전신인 NACA의 설립 멤버이자 물리학자인 에임스(Joseph Sweetman Ames)의 이름을 따왔다.

암스트롱 비행 연구 센터(The Armstrong Flight Research Center;  AFRC)

캘리포니아 에드워드 공군기지 안에 있다. 대기 중 비행에 관한 항공학 연구를 한다. 달에 첫 발을 디딘 닐 암스트롱은 우주인이 되기 전, 에드워드 공군기지에서 시험조종사로 일했다.

존 글렌 연구센터(John H. Glenn Research Center at Lewis Field; GRC)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 있는 이 곳은 항공기의 엔진을 연구하는 곳이다. 머큐리 프로젝트의 우주인으로 나중에 오하이오 주 상원의원을 지낸 글렌의 이름을 따왔다. 글렌은 1998년에 디스커버리 우주왕복선을 타고 우주에 올라 최고령자(77세)가 되었다.

지금까지 총 10개의 NASA 센터를 살펴보았다. 이제 다시 아폴로 프로그램으로 돌아가자.

아폴로 7호가 지구 궤도에 머물면서 성능 시험을 했다면, 아폴로 8호의 승조원들은 처음으로 달 궤도까지 날아갔다.

이는 1968년 9월 소련이 존드(Zond) 5호에 실험 동물들을 실어 달 궤도까지 보냈기 때문이었다. 다급해진 미국은 서둘러 아폴로 8호를 달 궤도에 보낸 것이다.

월평선(月平線)의 지구돋이(Earthrise) ⓒ 위키백과 자료

월평선(月平線)의 지구돋이(Earthrise) ⓒ 위키백과 자료

다행히 아폴로 8호는 성공적으로 지구를 떠나 68시간만에 달 궤도에 안착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달 궤도까지 날아간 인간이 된 아폴로 8호 우주인들은 둥근 지구가 드러난 전신 프로필 사진을 찍었다.

아울러 그들은 달 궤도로 날아간 다음 아무도 본 적이 없는 달의 뒷면을 처음 보기도 했다. 달의 공전주기와 자전주기는 일치하므로 지구에서는 달의 뒷면을 절대로 볼 수 없다.

이에 더해 아폴로 8호 우주인들은 달의 월평선(!) 위로 떠오르는 지구의 모습, 이른바 지구돋이(Earthrise) 사진도 남겼다.

물론 달에서는 월평선 위로 떠오르는 지구를 볼 수 없다. 우주선이 빠른 속도로 이동하면서 달에 가렸던 지구가 드러났기에 그렇게 보였을 뿐이다.

아폴로 8호 배지 ⓒ 위키백과 자료

아폴로 8호 배지 ⓒ 위키백과 자료

아폴로 8호는 20시간 동안 달 궤도에 머물면서 달을 10바퀴 돌고 6일 만에 돌아왔다.

최초로 유인 달 궤도 왕복에 성공한 아폴로 8호의 배지는 지구에서 달까지의 여행을 의미한다.

배지는 사령선(CM) 모양을 본뜬 삼각형이며, 지구에서 달까지 가는 여행 경로를 ‘8’로 도안했다. 승조원의 이름은 ‘8’의 아랫단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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