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4,2018

에너지 소비 1/10로 줄인 ‘메조’ 반도체

인텔-UC버클리, 다강체 재료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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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의 절대 지존 자리를 지키던 인텔이 삼성전자에게 밀리면서 한때 전 세계가 충격에 빠져들었다.

이 사건이 벌어진 이후, 반도체 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항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과연 중국의 거센 추격을 물리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둘째, ‘미국이 어떤 방식으로 반도체 시장의 왕좌 타이틀을 되찾을 것인가’이다.

두 번째 관심사항의 핵심은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반도체 과학을 선도해 온 미국의 과학자들에게 달려 있다.

현재 미국 산업계와 학계의 과학자들은 반도체 트랜지스터를 계승할 새로운 물질을 찾고 있다. 과학자들은 반도체 트랜지스터를 대체할 물질로 다강체(multi ferroic)을 꼽는다. 다강체는 2진수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 전자 전하를 사용하는 대신, 자기 스핀 상태를 사용한다.

‘자기-전기 스핀-궤도’ (MESO; magneto-electric spin-orbit)라는 이 도구는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이면서 더 많은 논리장치를 한 칩에 포장할 수 있게 만든다.

씨모스 반도체 대체할 논리회로 기술 개발

인텔과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연구원들은 현재의 트랜지스터 기술을 뛰어넘을 새로운 메모리 회로 및 논리회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비스무스 산화철 결정. 푸른색이 비스무스, 노란색이 산소이며 회색이 철이다.  Credit: Ramamoorthy Ramesh lab, UC Berkeley

비스무스 산화철 결정. 푸른색이 비스무스, 노란색이 산소이며 회색이 철이다. Credit: Ramamoorthy Ramesh lab, UC Berkeley

3일 네이처(Nature) 저널 온라인으로 게재된 논문에서 연구원들은 “다강체와 위상물질(topological material)을 사용한 논리 및 기억장치를 개발하면 현재의 마이크로프로세서 보다 훨씬 적은 에너지로 구동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현재의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씨모스(CMOS)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메조(MESO) 방식은 씨모스에 비해서 같은 공간에 5배 많은 논리장치를 포장할 수 있다.

이번 논문의 주 저자인 사시칸스 마니파트루니(Sasikanth Manipatruni) 박사는 미국 오레곤에 있는 인텔 부품연구그룹에서 메조 방식 하드웨어 개발을 이끌고 있다.

이미 70년 전에 발명된 현재의 기술은 트랜지스터 반도체 안에서 전자를 흥분시켜 0과 1의 2진수로 정보를 저장한다. 새로운 메조 장비는 다르다. 다강체 물질에서 2진수 비트를 상하 자기 스핀 상태로 저장한다.

이런 성질을 가진 다강체 물질은 2001년 UC버클리의 재료과학 및 물리학 교수이면서 이번 논문의 시니어 저자인 라마무어디 라메시(Ramamoorthy Ramesh) 교수가 처음 만들었다.

라메시 교수는 “나에게 있어서는 이 다강체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큰 숙제였다. 메조는 다강체 활용 방법을 제시하며 컴퓨팅 진화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라고 말했다.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연구원들은 “다강체가 자기-전기(magneto-electric) 스위칭을 하는데 필요한 전압을 3볼트에서 500밀리볼트(0.5볼트) 수준으로 낮췄다”고 발표했다.

연구원들은 이 전압을 100밀리볼트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현재 씨모스 트랜지스터에서 사용하는 전압의 1/5~1/10 수준이다.

이렇게 낮은 전압에서 구동을 할 수 있게 되면, 현재 씨모스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1/10에서 1/30만 사용해도 구동이 가능해진다.

씨모스 반도체는 메조 반도체로 대체될까?  ⓒ Pixabay

씨모스 반도체는 메조 반도체로 대체될까? ⓒ Pixabay

마니파트루니 박사는 이러한 자기-전기(magneto-electrics) 기능과 스핀-궤도(spin-orbit) 기능을 합쳐서 씨모스를 대체할 메조 방식을 제안한 것이다.

그는 “새로운 형태의 컴퓨팅 장비와 구조를 만들기위해서는 많은 기술이 필요하다. 그중 하나인 차세대 트랜지스터 장치는 혁신의 물결에 시동을 걸 것이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트랜지스터가 자리를 잡는다면, 컴퓨터가 소모하는 에너지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에너지 측면에서 아주 중요한 발전이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관련 수요가 늘면서 컴퓨터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미국 전체 소비 에너지의 2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라메시 교수는 “만약 우리가 현재 존재하는 기술을 이용하면서 더 이상 새 것을 발견하지 않으면 에너지 소비는 더 커질 것이므로, 새로운 과학 기반의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에너지 효율 높아 사물인터넷 뒷받침 할 듯

이번 논문의 공저자인 이안 영(Ian Young) 박사는 8년전 인텔에서 마니파투르니 및 드미트리 니코노프(Dmitri Nikonov) 박사 등과 함께 트랜지스터를 대체할 기술개발을 시작했다. 이들은 5년 전에 다강체 물질과 스핀-궤도 물질 같은 소위 말하는 ‘위상 물질’에 연구를 집중했다.

결국 이들은 라메시 교수가 처음 제안한 자기-전기 물질에 눈을 돌리게 됐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비스무스산화철(BiFeO3)의 혼합물인 다강체 물질로서, 자성과 강유전체의 성격을 동시에 갖는다.

이 물질의 중요한 이점은 이 두 상태가 연결되거나 결합되어서 전하를 띠는 것이 상대방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이는 전기장을 조작함으로써 자기적 상태를 바꿀 수 있게 만든다.

4차산업 혁명 시대에는 저전력 소모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 Pixabay

4차산업 혁명 시대에는 저전력 소모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 Pixabay

이번 연구에서의 중요한 진전은 스핀-궤도를 가진 위상물질의 빠른 개발과 함께 이뤄졌다.

이번 달 초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한 또 다른 논문에서 UC버클리와 인텔은 자기-전기 물질인 비스무스산화철(BiFeO3)을 이용, 메조 반도체의 핵심 장비인 전압조절 자기 스위칭 장치를 실험적으로 선보였다.

이안 영 박사는 “우리들은 단순한 진화가 아닌 혁명적인 방법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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