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15,2019

그린란드 빙하에 거대한 충돌 흔적

영거 드라이아스 촉발한 사건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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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소행성이나 운석이 지구와 충돌하면서 남긴 흔적은 규모가 너무 클 경우 오히려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 충돌의 흔적이 얼음이나 눈 아래 숨겨져 있다면 더욱 발견이 어렵다. 그런데 최근 그린란드의 얼음 밑에 꽁꽁 숨어있던 운석의 충돌 흔적에 대한 조사가 발표됐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University of Copenhagen)의 국립역사박물관 지구유전학센터(Centre for GeoGenetics)가 이끄는 국제탐사팀은 그린랜드 북부 얼음판에 깔려있던 운석 충돌흔적을 발견했다.

대륙의 얼음 아래 숨은 분화구가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이 충돌은 빙하기를 끝내는데 기여한 신생대 홍적세를 촉발시킨 기간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돼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뚜렷한 원형의 흔적 Credit: The Natural History Museum of Denmark

뚜렷한 원형의 흔적 Credit: The Natural History Museum of Denmark

이들이 이 거대한 충돌 흔적의 존재를 알게 된 건 지난 2015년이었다.

연구팀은 이후 3년간 추가 탐사를 벌여 알게 된 연구 결과를 최근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s Advances)에 발표했다.

프랑스 파리보다 큰 원형 구덩이

지름 31km되는 거대한 충돌흔적은 파리시의 전체 면적보다 더 큰 것으로 지구상에서 발견된 충돌 흔적 중에서는 25번째로 큰 규모이다.

이 정도 흔적을 남기려면 크기가 약 1km에 달하는 철 운석이 부딪쳐야 한다. 그러나 이 흔적은 두꺼운 얼음 아래 숨어있었기 때문에 발견이 매우 어려웠다.

다행인 것은 이 운석 분화구가 놀랄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빙하는 충격의 흔적을 제거하는 효과적인 침식요인임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놀라운 일이다.

보존상태가 좋은 것은 생성시기가 오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이 충돌 흔적이 몰리는 300만년 전에서 가까이는 1만2,000년 전 사이에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덴마크자연사박물관 지구유전학센터의 구르크 캐어(Kurt H. Kjær) 교수는 이에 대해 “마지막 빙하기 끝부분에 형성됐다”고 말했다.

2015년 7월 연구원들이 그린란드 북부 얼음판의 끝자락인 히아워사 빙하(Hiawatha Glacier) 밑에서 움푹 들어간 원형의 자국을 발견했다.

이후 연구팀은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Alfred Wegener) 연구소의 연구용 비행기를 띄워 이를 면밀히 관찰해보았다. 그리고 레이더 측정 결과 이 자국이 운석 충돌의 결과임을 확인했다.

북부 그린랜드 끝자락 얼음에 뒤덮힌 흔적 Credit: The Natural History Museum of Denmark

북부 그린란드 끝자락 얼음에 뒤덮힌 흔적 Credit: The Natural History Museum of Denmark

연구팀은 레이더 측정을 통해 기대를 뛰어넘을 만큼 정확하고 상세하게 구덩이를 그려냈다. 구덩이는 분명하게 둥근 원형이었으며 가운데가 조금 올라온 전형적인 충돌 흔적이다.

이에 따라 2016년과 2017년 여름에 연구팀은 그린랜드를 방문해서 빙하 끝부분에 있는 바위의 지질구조를 확인했다. 이들은 또 움푹한 구덩이에서 흘러나온 암석 샘플을 채취하기도 했다.

덴마크 오후스대학교(Aarhus University)의 니콜라이 라르센 (Nicolaj K. Larsen) 교수는 “구덩이에서 흘러나온 모래에서는 강력한 충격에 의해 발생하는 것을 암시하는 변형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충격이 지구의 기후와 생명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거대한 충격은 지구의 기후와 생명체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마지막 빙하기 끝내는 사건이었을까? 

이를 증명하는 것이 약 6,500만년 전 일어난 충돌 사건이다.

이때 한 소행성이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충돌하면서 생긴 거대한 먼지구름으로 태양빛이 차단됐다.

이 여파로 지구는 급속히 냉각됐다. 때문에 이 대충돌은 공룡의 멸종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때문에 이번에 그린란드에서 발견된 운석의 흔적도 기후변화를 촉발한 사건일지 모른다고 과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12,800년 전 신생대의 4기에 해당하는 홍적세 (洪績世, Pleistocene) 기간에 지구는 마지막 빙하기에서 나와 점점 더워지고 있었다. 이는 빙하가 후퇴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당시 이 같은 변화를 유도한 무슨 사건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지질학적으로 보면 눈깜짝할 시간인 수십년 사이에 지구 온도는 2~6도 정도 떨어졌다.

이 미지의 1000년을 지질학자들은 영거 드라이아스(Younger Dryas)라고 부른다.

소행성 충돌은 지구를 크게 바꾼다. Credit: The Natural History Museum of Denmark

소행성 충돌은 지구를 크게 바꾼다. Credit: The Natural History Museum of Denmark

과학자들은 영거 드라이아스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화산폭발 등  다양한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

이중 가장 지지를 받고 있는 가설은 운석, 혹은 소행성의 충돌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나타나지 않아 과학자들은 그저 추측만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 발견된 그린란드 운석 충돌 흔적은 이에 대한 논의를 더욱 촉발시킨다. 충돌이 일어난 시기와 영거 드라이아스가 겹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과연 얼음에 묻혀있던 지구 기후변화의 비밀이 밝혀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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