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14,2018

AI가 교사를 대신할 수 없는 이유

인간만이 경험·동기부여·잠재능력 이끌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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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교사’가 ‘인간’을 대신할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

미국 조지아 공대는 지난 2016년부터 AI 조교가 온라인 수업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내년부터 AI 로봇을 초등학교 영어 말하기 교사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사람의 부정확한 발음을 AI를 통해 완벽하게 교육시키겠다는 취지이다.

5년 뒤 중국의 대학에는 ‘AI’ 교수가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4월 ‘중국 대학 인공지능(AI) 인재 국제 양성 계획’에 따라 2022년까지 AI 교수 500명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많은 국가의 학교에서 AI 프로그램들이 교사를 대신해 문제를 채점하고, 퀴즈를 내고, 개인별 맞춤학습도우미로 맹활약 중이다.

인간보다 더 많은 지식을 더 공정하게 판단하고 개인별 맞춤 교육을 해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AI 교사’는 미래의 한 모습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AI ’로 교사를 전부 대체해도 괜찮을까? 전 세계 유수의 대학 총장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AI가 인간을 대신할 수 없는 이유를 내세웠다.

6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HR 포럼 2018’가 교육부 주최로 열렸다. ⓒ 김은영/ ScienceTimes

6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글로벌 HR 포럼 2018’가 교육부 주최로 열렸다. ⓒ 김은영/ ScienceTimes

사람이 사람을 가르쳐야 하는 이유    

6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HR 포럼 2018’에서는 전 세계 유수의 대학 총장 등 각국 교육 관계자 및 기업 인적자원개발 관련 전문가,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자리해 미래의 교육에 대해 열띤 토론과 발표가 이어졌다.

이날 ‘미래 사회 변화와 대학 혁신’을 주제로 열린 기조강연 세션에서 데이비드 로즈 미국 비주얼 아트 스쿨(School of Visual Arts : SVA) 총장은 AI 교사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사람이 직접 사람을 가르쳐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날 토론은 미국, 캐나다, 아일랜드와 한국 대학 총장들이 함께 대학교육의 혁신을 논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이 날 토론은 미국, 캐나다, 아일랜드와 한국 대학 총장들이 함께 대학교육의 혁신을 논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로즈 총장은 지난 40년간 SVA를 이끌어온 교육 노장이다. 그는 자신의 교육 경험을 녹여 상세하게 설명하며 ‘동기 부여’를 AI 교사가 사람으로 대체될 수 없는 이유로 들었다.

로즈 총장은 “AI가 학생들을 가르친다면 학생들은 배움에 대한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고는 “물론 미래 교육 현장에는 AI가 필요하다. 그래도 우리는 만나서 공부해야한다”며 “사람만이 사람에게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수잰 포티어 캐나다 맥길대 총장은 인간이 교사로서 줄 수 있는 것은 지식만이 아니라고 답했다. 그는 ‘사람들은 단순히 대학교에 와서 지식만을 전달받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포티어 총장은 “무크(MOOC) 사용 등 오늘날의 대학은 새로운 툴을 학습에 적용시키며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신입생들이 대학에 원하는 것은 콘텐츠나 지식뿐만이 아니라 뭔가 다른 경험”이라고 말하고 “그러한 경험은 수업만으로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로즈 비주얼 아트 스쿨 총장은 ‘동기 부여’를 AI 교사가 사람으로 대체할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은영/ ScienceTimes

데이비드 로즈 비주얼 아트 스쿨 총장은 AI 교사가 사람으로 대체할 수 없는 이유로 동기 부여를 꼽았다. ⓒ김은영/ ScienceTimes

종이로 된 학위는 21세기 유물    

포티어 총장에 따르면 사람들은 대학에서 집에서 혼자 온라인 수업을 받거나 학교 수업에서 인공지능 기계한테 코칭을 받는 것 외에도 학교에 나와 오프라인에서 수많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경험’을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물론 학교는 디지털로 변화할 것이다. 지금도 변화하고 있다. VR, AR, e북, AI 챗봇 등 각종 다양한 디지털 첨단 장치와 온라인 강의 ‘무크(MOOC)’를 통해 전 세계 유명한 학교 교수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포티어 총장은 “기술은 우리의 교육을 돕는다. 기술을 적절히 사용하면 참여하고 토론하고, 활발한 상호작용이 가능하다”고 말하면서도 “다만 기술은 우리의 교육을 보강해주는 도구이니 필요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종이로 된 학위는 21세기 교육의 유물”이라며 대학교육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종이로 된 학위는 21세기 교육의 유물”이라며 대학교육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염재호 고려대학교 총장은 ‘교육’이라는 말의 어원을 언급했다. 교육을 뜻하는 영어단어인 ‘에듀케이션(education)’은 라틴어 ‘에듀코(educo)’에서 왔다. 교육하다는 의미가 지식을 전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안에서 이끌어내다’라는 뜻이라는 점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

염 총장은 “‘educo’의 어원과 같이 교육을 한다는 것은 학생들의 재능을 내부에서 끌어내 강화시켜준다는 뜻”이라고 설명하면서 “하지만 이제까지 우리의 교육은 일대다수의 강의식 교수법으로 지식을 몸에 쏟아 붓는 역할만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이 하는 진정한 교육이란 1:1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염 총장은 대학에서의 교육이 AI 교육보다 더 뛰어나기 위해서는 교수와 학생이 1:1로 만나 서로 얼굴을 보고 학생들에게 잠재되어 있는 재능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새로운 시도와 도전에는 다양한 저항이 존재한다. 염 총장은 이에 대해 “왜냐하면 기존의 교육자들이 과거의 방식에서 변화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힘들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만약 대학이 변화하는 미래에 대응하지 못하고 지금과 같다면 존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염 총장은 마지막으로 “종이로 된 학위는 21세기 교육의 유물”이라고 지적하며 “이제는 종이 학위에 구애받지 않고 진짜 역량이 있는 사람을 키워야 한다. 대학은 이들의 호기심의 대상이며 놀이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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